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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Nov 16. 2020

설레임 가득, 춘천가는 길(1)

당신이 잘 살고 있다면 그걸로 만족이다


우연히 연결된 안동과의 인연


도산서원, 퇴계 이황, 하회마을, 병산서원으로 대표되는 유서 깊은 양반 도시 안동. 하지만 이런 안동은 저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국내 도시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안동에 계신 분과 함께 공부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제가 운영하던 경제인문 프로그램에 그분이 지원했기 때문이었죠.


사실 지방에 계신 분이 서울서 진행되는 수업에 참석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1달에 한번일지라도 큰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죠. 제 기억에 그분은 한번도 빠짐없이 출석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야말로 모범생이었죠. 안동과 서울은 결코 가까운 거리가 아닙니다. 새벽에 나와 온 종일 수업하고 저녁 즈음 출발한다 할지라도 빨라야 밤 12시, 혹은 자정을 넘겨야만 집에 들어갈 수 있죠. 만약 저보고 그렇게 하라 시킨다면 글쎄요... 어쩔 수 없이 하긴 하겠지만 꽤 힘들 것 같긴 하네요.


매번 서울까지 올라오는 그분의 열성에 보답하기 위해 한번은 모든 멤버들이 안동으로 내려가 1박 2일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안동을 가봤습니다. 그분의 안내로 하회마을과 탈춤 공연, 병산서원 등을 둘러볼 수 있었죠. 간고등어와 같은 안동의 별미도 맛볼 수 있었고요. 아, 밤 막걸리도 먹었는데 정말 맛있더군요.



에코독서방-안동점의 탄생


2014년에 처음 만났으니 벌써 6년이란 시간이 흘렀네요. 그렇게 1년 정도 수업을 같이하고 이후 중간에는 에코독서방에도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독서방 오프는 평일 저녁에 진행되다보니 안동에서 올라오긴 거의 불가능했죠. 그러자 약간의 불만을 토로하시더군요. 서울에 올라와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를 하고 싶은데, 시간과 공간적 제약 때문에 그러지 못해 너무 아쉽다고요.


그래서 제가 이야기했습니다. 굳이 서울로 올라오려 하지말고 그곳 안동에 독서모임을 만들어 보라고요. 순간 움찔하더군요. 그냥 작게라도 괜찮으니 시작해 보라고 했습니다. 충분히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요. 제가 그렇게 말했던 이유는, 저 또한 그렇게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모임의 리더가 된다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생각을 바꾸면, 즉 리더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 모임의 일꾼이 된다고 생각하면 누구나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에코독서방-안동점이 탄생했습니다. 지인들을 주축으로 시작된 모임이, 지금은 벌써 만 3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에코독서방-안동점을 이끄는 리더는 ‘콩콩(알콩달콩)’입니다. 그녀의 직업은 공무원이지만, 그 어느 누구보다도 에너지가 넘치고 호기심이 왕성한 사람입니다. 안동점의 멤버들 또한 그녀처럼 열성적인 분들이죠. 서너번 정도 그분들을 뵐 일이 있었습니다. 안동점과 연합 오프를 하거나 혹은 서울서 이벤트가 있을 때 그분들이 참석해 주셨기 때문이었죠. 그야말로 ‘만나면 좋은 친구~’라 할 수 있습니다. 나이, 지역, 학벌을 떠나서 말이죠. 매번 마음으로 연결되는 친구들입니다.



리치팜과 안동의 신기한 연결


경제인문 프로그램 4기(콩콩은 3기) 멤버 중에 ‘리치팜’이란 분이 있습니다. 이 분도 공무원인데 고향은 경남 창원으로 가족들도 그곳에 살고 있지만, 대전에 있는 중소기업청에서 일하는 관계로 주말 부부를 하고 있었죠. 다만 수업이 있는 날에는 집에 가지 못한 채 공부를 해야만 했고요. 저와는 동갑이라 말을 놓고 편하게 지냈습니다.


이 분의 꿈은 퇴직하여 중소기업하시는 분들을 돕은 것으로, 소위 중소기업 컨설턴트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는 그 꿈을 준비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고요. 모든 공무원분들이 열심히 일하시겠지만, 제가 보았을 때 이분처럼 열심히 일하는 분 만나기도 쉽지는 않을 듯 합니다. 하지만 마음 속에는 공무원보다는 중소기업을 돕는 컨설턴트로서의 꿈을 계속해 키우고 있죠.


그러던 어느날 그가 지방으로 전보명령을 받았습니다. 본청 근무가 아닌, 지방의 중소기업 지원 조직의 장으로 영전하게 된 거죠. 재밌는 건 그 지방이 바로 안동이었다는 겁니다. 그렇게 그와 에코독서방-안동점이 연결됩니다. 에코라는 끈이 있었던 만큼 리치팜은 그 멤버들 속에 바로 녹아들어갔고, 새로운 피로 수혈되며 기존과 다른 색다른 즐거움을 불러 일으키게 됩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저또한 너무 즐거웠습니다. 이렇게도 연결되는구나, 인연이란 것이 참 신기하구나, 하면서 말이죠. 그렇죠?^^


(표지 이미지 출처 : https://viola1.tistory.com/16)


(2편에 계속)




차칸양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 재무 컨설팅, 강의 및 칼럼 기고 문의 : bang1999@daum.net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 목마른 어른들의 배움&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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