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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차칸양 Nov 12. 2021

내 인생 여섯 문장

#92, 마흔을 지나가며, 그리고 지나가는 마흔을 새기며

마흔을 지나가는 내 인생을 세 문장으로 추려본다.

1. "삶은 괴로움이다."

정확한 출처를 대라면 고등학교 시절 국민윤리 교과서라고 대답해야 진솔하겠다. 이 말의 무게감이 참으로 익숙해졌다. 이것은 죽는 날까지 나와 함께 할 문장이다.

2. "내 사랑을 반드시 지켜내겠다"

지난 십여 년의 내 삶을 지배해온 철학이었다. 직장 다니는 샐러리맨으로, 가족을 부양하는 아버지로서 현실을 하나하나 이겨내다 보면 내 가족을 내 사랑을 지켜낼 수 있을 거라 여겨왔다. 현장의 전투에서 비기거나 질 때도 많다. 그래도 나를 이끄는 힘은 내 사랑을 지켜내겠다는 각오이다. 오늘도 노력한다.

3. "아프지 않으려 운동한다"

몸매가 좋아지는 것도, 얼굴이 홀쭉해 보이는 것도 부수적이다. 꾸준히 운동하면 아파도 덜 아프더라. 게을러지지 않고 꾸준히 이어가려고 노력한다.

이번에는 마흔부터 잃어버리지 않고 늘 익숙해지려는 문장을 세 가지 적어본다.

1. 삶은 경이로움이다.

논리적 인과관계로 설명되지 못하는 의미를 어느 해부터인가 이해하기 시작했다. 둘째가 태어날 그때, 꽃은 원래 별이었다는 네 살배기 큰 딸의 외침에서 경이로움을 보았다. 요즘은 인문학과 고전을 읽었을 때 그런 경험을 한다. 지나온 내 삶의 경험 속에서 때로 보고 느끼고 체험했던 그 찰나의 순간들. 잊었지만 잊히지 않았던 그 기억들이 글을 읽으며 꾸물꾸물 기어 나와 빛과 향기를 뿜어낸다. 등산을 하며, 운동을 하며, 사람과 만나 깊은 이야기를 나눌 때, 큰 딸이 이야기해주었던 경이로움을 다시 느낀다.

2. 추억과 미래는 동일하다.

내 인생 가장 행복했던 그 추억을 내 미래로 연결시키는 근원은 나 자신이다. 나로부터, 나로 인하여, 나 이기에 가능하다. 추억과 미래의 중간에 서서 이 두 가지를 연결시키는 일은 결국 오늘 하루 나의 삶이다.

3. 고난 속에서 기쁨을 보자.

한 순간 사라지는 물 한 방울에도 우주는 담겨있다. 밤하늘 모든 별들이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빛나는 것처럼, 내가 느끼는 모든 것은 결국 그 순간 나의 느낌일 뿐이다. 나에게 다가온 에너지를 늘 한발 떨어져 보라. 그리고 나서 한발 다가서라. 오늘 지치고 힘들더라도 내일은 다시 일어날 것이고 다시 일터로 갈 힘이 생길 것이다. 우는 날이 있다면 울자. 그리고 내일은 웃자.

2014년 3월 17일

-- 유형선(작가, 변화경영연구소 9기 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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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 썼던 일기장에 가끔 이런 문장을 적어 놓았습니다.

"삶은 낮은 굴곡 속에 솟아오르는 상향 곡선"

아마도 힘들 때마다 이 문장을 되새기며 힘을 냈을 겁니다. 스스로에게 거는 주문과도 같았을 거고요.

사실 살아보니 삶에서 상향을 맘껏 느낄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은 듯합니다. 또한 바닥까지 떨어져 헤매는 시간 또한 인생 전체를 볼 때 그렇게 길다고 보지도 않고요. 인생은 지루한 여정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일상의 반복이기도 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유형선 작가가 늘 익숙해지려 하는 문장 중 "삶은 경이로움이다"라는 문구는 상당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생각합니다. 이는 삶을 바라보는 자신의 태도이기도 합니다. 내 삶 속에 담긴 경이로움을 바라보는, 또는 경이로움을 찾고 발견하려는, 그래서 내 삶 자체가 경이로움 그 자체가 될 수 있도록 만드는.

우리는 모두 요리사입니다. 자신의 인생을 맛깔나게 요리하는 그런 요리사 말이죠. 요리의 재료는 이미 우리의 인생 안에 다 담겨 있네요. 그것을 꺼내 제대로 요리하고 맛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의 몫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