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에 속는 사람들이 있는 한 사기는 계속됩니다
주가조작까지. 그냥 사기 정도가 아니라 조직들이 치밀하게 준비해 온 대형 사기들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날로 교묘해지고 있는 보이스 피싱까지 감안한다면 마치 대한민국이 K-사기국이 되어 가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까지 드네요.
왜 도대체 이런 일들이 연이어 터지고 있는 걸까요?
맞아요, 돈 때문이죠. 돈을 벌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돈 벌기란 결코 생각처럼 만만치 않습니다. 너무 힘들죠. 더군다나 자본주의 시대가 심화되면서 과거처럼 열심히, 성실히 일을 통해 돈을 벌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졌습니다. 직장인들의 연봉이 크게 뛰기 위해서는 최소 임원의 자리까지 올라가야만 하는데, 그 자리는 극소수에 불과하죠. 그러다 보니 ‘의자놀이’란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겁니다.
공무원은 어떨까요? 과거 수백 대 일에 달하던 공시 경쟁률이 날이 갈수록 떨어져 가고 있죠. 그건 아무리 정년이 보장된다 할지라도 처우 자체가 너무 초라할 정도다 보니 경제적 미래가 빤히 보이기 때문이기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과거의 인기 있던 공무원이란 위치도 점점 하락하고 있는 실정이라 하겠습니다.
그럼 창업을 해야 할까요? 사업은 투자와 마찬가지입니다. 내 자본금을 투여하고 그 돈을 불리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해야만 하죠. 이 역시나 열심히만 한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수많은 경쟁과 난관을 이겨내고 또 극복해 내야 간신히 자리를 잡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가능성으로 따진다면 당연히 사업을 안 하는 것이 오히려 낫다 할 수 있을 겁니다.
세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사실 부의 축적이 힘든 시대가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그렇기에 보다 쉬운 방법을 찾아 그리고 일확천금을 쫓아 불나방처럼, 좀비처럼 투자가 아닌 투기의 세상으로 사람들이 몰려가고 있는 겁니다.
방송, 도서, 유튜브 등 우리는 얼마든지 부의 세계로 올라선 사람들의 소위 ‘성공신화’를 보고 듣게 됩니다. 자꾸 듣다 보면 절로 ‘나도 할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기 마련입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그것이 바로 본능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누가 자갈길을 고통받으며 걷고 싶을까요? 쏜살같이 달려가는 자동차 안에서 편안하게 목적지에 도착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일 수밖에 없습니다.
일확천금의 꿈을 이룬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그들은 분명 대단한 노력을 기울였을 겁니다. 엄청난 공부를 하고 성공을 위해 쉬지 않고 달렸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그것 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운까지 따라줘야 하는데, 그것의 다른 이름은 바로 ‘타이밍’이었습니다.
가상화폐에 소액을 투자해서 수십억을 벌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을 겁니다. 멋지죠? 당연히 부럽고요.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방송이나 책을 통해 자신들의 노하우를 공개합니다. 이러 저렇게 하면 자신처럼 큰돈을 벌 수 있다고 말이죠. 하지만 아무리 따라 한다 할지라도 안된다는 건 스스로도 잘 알고 있지 않나요? 그럼에도 그런 방송이나 도서가 잘 팔리는 건 역시나 혹시나 하는 마음 때문일 겁니다. 그래도 뭔가가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기대나 소망 말이죠.
말씀드리죠. 그런 분들에게 다시 수백만 원을 쥐어 주고 수십억이 아니라 몇 억만이라도 벌어 보세요,라고 요구한다면 과연 그들 중 몇 명이 성공할 수 있을까요? 글쎄요, 잘해야 10%? 아닙니다. 5%도 힘들 겁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노하우도 중요하겠지만, 결국 투자의 성공은 타이밍에 있기 때문입니다. 가상화폐 초창기 시장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수십, 수백 배의 수익을 내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들이 공부를 통해 전망을 잘한 것도 있겠지만, 결국 타이밍이라고 하는 운이 좋았던 겁니다. 그 운을 지금 다시 불러오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고요.
사람들이 사기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왠지 꺼림칙한 것 같으면서도 투기에 빠지는 이유는 그럼에도 쉽게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다는 본능이 이끄는 끌림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과거 네덜란드의 버블 사태, 남해회사의 투기 광풍 등 역사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지금의 사기들은 그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겁니다. 본능을 이기지 못하기 때문에, 아니 본능의 거짓된 속삭임을 그냥 그대로 진실인 듯 생각하려는 태도 때문에 사기행각은 사라지지 않고, 또 그 사기에 여전히 속고 있는 겁니다.
또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정규 교육에 ‘경제 과목’이 없다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혼자서 혹은 알음알음 경제 공부를 시작하지만, 그게 쉬울 리 없습니다. 생각보다 만만치 않기 때문이죠. 또한 돈 공부라 함은 대개 투자 공부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큰 오류라 할 수 있습니다. 돈 공부는 경제란 무엇이며, 경제가 왜 그리고 어떻게 흘러가는지 그 이유를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투자 소위 재테크는 응용의 단계입니다. 기초, 기본이 안되어 있는 상태에서 응용만 배우려다 보니 약간의 변화에도 길을 잃고 헤매게 되는 겁니다.
제대로 된 경제공부란 나를 지키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경제가 어떻게 흘러가고, 그 안에서 돈이 어떻게 움직이고 작용하는 지를 제대로 눈여겨보고 아는 것입니다. 알아야만 내 돈을 잘 지켜낼 수 있습니다. 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내 돈을 잘 관리하는 것입니다. 그 이후에 비로소 수익을 도모해야 합니다. 이것이 순서입니다. 사기에 빠지는 사람들은 결국 자신의 돈도 잘 지키지 못하면서, 오히려 남의 돈을 가져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치 뼈다귀를 입에 문 강아지가 냇가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그 뼈다귀도 갖고 싶어 짖어 대다가 자신의 뼈다귀를 냇가에 빠뜨리는 우를 범하는 모습이 연상되지 않나요?
왜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기가 일어나는가? 그 이유는 바로 사기에 쉽게 빠져드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잊지 마세요. 이런 사람들이 존재하는 한 사기는 계속 반복될 것입니다. 역사가 증명해 주듯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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