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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Dec 12. 2023

2024년 경제, 어디로 흘러갈까(1)

차칸양이 2023년 경제를 돌아보고, 2024년을 전망해 봅니다


2023년 검은 토끼의 해도 


이제 딱 20일 남았네요. 과거 12월말 되면 여기저기서 흘러 나오던 캐롤도, 다소 흥청망청스럽던 연말 분위기도 없는, 다소 삭막하기까지 한 그런 연말입니다.


생각해보면 제법 된 것 같아요. 망년회라 부르며 힘들었던 한해를 술과 모임 그리고 자주 못 보던 친구들과 함께 떠들썩 왁자지껄 보내던 연말의 분위기가 말이죠. 언젠가부터 연말은 가족과 함께 차분하게 보내야 한다는 자성의 분위기가 이어지고는 있지만, 이는 경제가 안 좋아지면서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 좋지 못하니 주머니가 얇아지게 되고, 그러다보니 더 이상 흥청망청할 수 없게 된 것이며, 모두가 힘들어지다보니 자연스레 그런 모임이나 분위기가 사라지게 된 것이죠. 물론 마냥 좋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아, 옛날이여!’란 노래가 소환되는 그런 아쉬움 짙은 연말입니다.



2023년 어떻게 보냈나요? 


숨가쁘게 달려왔나요? 아마 여러 면에서 많이 힘들었을 겁니다. 필연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는데, 경제 전반에 걸친 상황들이 녹녹치 않았기 때문이었죠. 아니 상당히 심각했다고 보는게 맞을 겁니다. 2023년을 보내며 올해는 왜 이렇게 어려웠는지 그리고 내년 2024년 경제는 올해보다 조금 나아질 수 있을지, 더 나아가 기대해도 괜찮을지를 전망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먼저 간단하게 올해 경제를 짚어볼게요.


어제자 눈에 띄는 기사가 하나 있었습니다. 전국의 교수님들 1,351명이 설문을 통해 2023년을 대표할 사자성어를 꼽았는데, 그 1위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견리망의(見利忘義), 이익을 쫓아 의리를 저버린다는 의미입니다. 교수님들은 이 사자성어를 꼽으며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나라 전체가 각자도생”이라고. 각자도생(各自圖生)이란 ‘사람들 각자가 자기가 살기위한 길을 택한다’란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연합이고 단체고 간에 다 필요없고 내가 우선적으로 살고보자는 겁니다. 이 말은 반대로 어떤 조직이나 모임이 나를 지켜줄 수 없다는 의미도 함축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내가 먼저 살아야 한다는 것이죠.


각자도생은 곧 견리망의로 이어집니다. 살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견리망의에는 부정적으로 보이는 ‘배신’의 뜻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익이 우선이라는 거죠. 그러니 그동안의 지켜왔던 의리도 필요없다는 거고요. 각자도생의 안타까운, 그리고 안좋은 방향으로의 전개가 바로 견리망의가 아닐까 싶네요.



2023년 전반적인 분위기가 견리망의라면, 


경제에 국한한 사자성어는 ‘설상가상(雪上加霜)’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네요. 눈이 온데다 그 위에 서리까지 내리면 땅은 꽁꽁 얼어붙고 맙니다. 이러한 땅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어요. 그저 크게 넘어져 다치지 않도록 조심조심 움직이는 정도가 전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대한민국의 경제는 힘들지 않았나 싶어요.


올해의 경제 키워드를 꼽는다면 단연 ‘물가’와 ‘금리’라 할 수 있습니다. 2020년 시작된 코로나(벌써 3년이 지났네요)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경기침체를 유발했죠. 그리고 이러한 경제위기에 대응해 각국 정부는 즉각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내리고(미국 제로금리, 한국 0.5%), 엄청난 돈을 시장에 공급(양적완화)함으로써 경기부양을 위한 적극적인 행동을 했습니다. 그 결과 2020년 마이너스 성장을 했던 경제성장률이 2021년에는 모두 큰 폭의 플러스로 돌아서며 각국 정부에서는 불과 1년 만에 코로나 경제위기를 잘 헤쳐나갔다고 자신할 수 있었습니다.(이는 국가 통계에 의한 것이지 개인의 체감 경기와는 다릅니다)


그래도 여기까진 괜찮았습니다. 해피엔딩이 될 수 있었죠. 하지만 후폭풍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영화에도 반전이 없으면 김빠진 느낌이 나는 것처럼 말이죠) 너무 빠른 금리인하와 또 너무 많은 돈을 풀다보니 돈의 가치가 바닥으로 떨어졌고, 그로 인해 물가가 미친 듯이 날뛰기 시작한 겁니다. 2021년 4월 2.5%로 2%를 넘어선 물가상승률은 계속 올라 1년 4개월 뒤인 2022년 8월 6.3%로 고점을 찍었고, 지난 달인 2023년 11월에도 3.3%를 찍고 있습니다. 거의 3년에 가까운 시간을 2%를 넘긴 채 유지되고 있는 겁니다.


2%를 강조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물가안정을 위해 전력투구하는 기관은 바로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입니다. 한국은행에서는 물가안정을 위해 항시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며, 물가가 높을 경우 즉각 낮추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데, 그것이 바로 ‘금리결정’입니다. 금리는 ‘돈의 가치’이므로 금리를 높이게 되면 물가가 낮아지는 특성이 있죠. 한국은행은 2%를 기준으로, 그 이상으로 물가가 올라가게 되면 낮추기 위한 조치를 강구하고, 그 이하가 되면 물가가 안정 상태구나, 판단을 하는 겁니다.


그런데 2%를 넘긴 상태로 거의 3년 여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이 안되죠. 2021년 4월부터 2%를 넘어선 물가상승률을 지켜보던 한국은행은 같은 해 8월부터 본격적인 행동에 들어갑니다. 바로 ‘돈의 가치’인 금리를 올림으로써 물가를 잡기 위한 조치를 시작한 거죠. 0.5%에서 시작한 한국의 기준금리는 8월부터 시작해 2023년 1월까지 불과 1년 6개월만에 3.0%p를 올려 버립니다. 그 결과 3.50%로 금리가 상승하게 되죠.



☞ 2024년 경제, 어디로 흘러갈까?(2)





차칸양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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