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시시한 시 08화

꼰대 이야기

by 지방

꼰대 이야기



쓸데없이 아는 단어들이 많아

비슷한 단어를 떠 올린다.

쓸데없다.


쓸데없이 없이 웃기고 싶어

말장난을 친다.

진저리를 낸다.


젊은 경험이 엊그제라

기억이 새록새록 말하지만

일그러진 젊은 얼굴들에 자존심 땅바닥에 밟힌다.


가족들도 내 방귀 냄새는 맡을지언정

내 말은 필요 없고,


이제 내 존재 없이도

잘 돌아갈 거라는 강한 믿음 갖고 있다.


쓸데없어도 단어 하나라도 말하고 싶고,


쓸데없더라도 웃음으로 환심을 사고 싶다.


온종일 우두커니 다큐멘터리를 보다

한마디 말을 못해 입에서 단내가 나고,


이른 저녁으로 내가 좋아하는 라면.

라면보다 맛있는 음식은 많을 텐데.


자기 전에 소주라도 마시려면

뭐라도 먹어야 하겠지.


소주잔이 귀찮아 글라스에 따르고

벗 삼아 틀어놓은 유튜브는 온통 지겨운 국뽕 영상들.


친구들도 처지가 나와 같을 텐데

전화해도 만나자는 놈들이 없네.


우리 아버지 노환이 길었어도

어머니 항상 극진하셨는데


내가 곧 더 늙어져도 지금만이라도 같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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