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시시한 시 09화

by 지방


방을 나서는 것을 보니

할 일을 다 했나 보다.


방을 나서는 것을 보니

할 일이 생겼나 보다.


방을 나서는 것을 보니

충분히 잠을 잦나 보다.


방을 나서는 것을 보니

외출을 하려나 보다.


방 안에서 방 밖으로

방 밖에서 방 안으로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끝마치는 것.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시작하는 것.


아파트 202호 문 안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호텔 3203호는 어떤 경치를 담고 있을까.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방과 거실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계단과 엘리베이터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수많은 다른 층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수많은 서로 다른 공간


하지만 단 한번 만이라도 문을 열고

다른 시간으로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9. 문.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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