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동기 "삼총사" 탄생 -1

"남이섬"에 빠지다.

by 지방

오늘 나는 나의 대학 동창 주영이와 명훈과 뮤지컬 “노트르담의 파리”를 보기로 했다. 오늘 뮤지컬을 볼 수 있게 된 동기는 단순히 친구들과의 약속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대학 동기 모임의 회장인 진모가 관람권을 증정하여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게 회장의 증정 티켓을 우리 셋이 받게 된 동기는 이야기가 좀 길다. 우선 우리 대학 동기들의 모임의 얘기를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나의 대학 동기들은 오랫동안 정기적으로 모임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해에도 가을 야유회를 “남이섬”으로 결정하여 날을 잡았다. 꽤 많은 인원이 참석하여 버스를 전세해 갔다.

가을이라 좀 선뜻했지만 날씨는 무척 좋았다. 배를 타고 남이섬에 내려 사람들의 뒤를 따라갔다. 계속 넓은 길이 펼쳐져서 누군가 강변 쪽으로 방향을 틀어 갔다. 파란 잔디가 꽤 넓게 펼쳐져 이었다. 거기서 우리는 공놀이로 시작했다. 보통은 족구를 많이 하는데 오늘은 여자 동기들과 함께 놀 수 있는 피구를 했다. 공을 주우러 가는 수고가 너무 힘들어서 이내 피구는 그만두고 여러 장의 단체 사진을 찍었다.

남이섬 안쪽으로 들어오니 자전거 대여소가 있어 4인승 자전거를 대여해 서로 팀을 나눠 경주도 했는데 이젠 다들 나이가 들어 힘겨워했다. 뻐근해진 다리로 예약해둔 식당으로 이동했다. 점심은 막걸리를 곁들인 모둠전을 먹었고 다들 조금 술기운이 돌자 목소리들이 왁자지껄하기 시작했다. 식사 후 늪지대의 좁은 오솔길을 꼬리를 물며 두런두런 걸어 섬을 나오다가 강가에서 보트를 탈 수 있는 곳을 발견했다. 너나 할 것 없이 둘씩 짝을 지어 배를 빌려 탔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명훈이와 주영이 그리고 나, 이렇게 셋만 남게 되었다. 그렇게 둘만 탈 수 있는 배라 누구 한 명을 때어 노을 수 없어 머뭇거리고 있는데 배를 대여해 주는 사람이 셋이 타도된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 셋은 배에 올라탔고 내가 노를 저어 명훈이와 주영이를 마주 보며 다른 배들과 어우러져 놀았다. 그러다 셋이 함께 사진을 찍자고 내가 뒤로 돌아앉을 요량으로 몸을 움직였다. 그러자 가뜩이나 세 명의 무게 때문에 배의 경계가 수면에서 가깝다고 느꼈는데 내가 움직이자 배에 물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순식간에 배에 물이 가득 찼고 우리의 몸도 물속으로 잠기기 시작했다. 주영이와 명훈이가 너무 당황해서 소리를 질렀다. 특히 주영이는 겁에 질린 듯했다. 나는 수영을 하고 옆에서 다른 배를 타고 있던 친구들에게 주영이에게 다가가라고 소리치고 주영이에게 그 배 뒤에 매달리게 했다. 그리고 명훈을 찾아보니 이미 다른 친구들 배에 매달려 있었다. 나도 나에게 다가오는 다른 친구들의 배에 다가가 뒤편으로 돌아 구조될 때까지 기다렸다. 배에 매달려 배 위에 있는 다른 친구들과 어이없고 재미있는 이 상황을 얘기하며 구조를 기다렸다. 배를 대여한 곳에서 우리를 지켜본 직원들이 모터보트를 몰고 요란하게 우리에게 다가와 우리는 구조되었다. 우리 세 명을 그렇게 어렵사리 구조 배에 올라탔고 뭍으로 빠른 속도로 이동했다. 우리는 젖은 몸에 센 바람을 맞으니 너무 추웠다. 우리 셋은 서로 꼭 부둥켜안아 추위를 버텨야만 했다. 한참 뒤 마침내 뭍에 다다라 내려졌지만, 상황이 암담했다. 옷은 젖은 채로 추위에 떨고 있었고 다른 친구들은 섬에 남아 있었기 때문에 이리로 나오려면 한참의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우선 옷을 파는 매장에 들어가서 제일 싸구려 옷을 사 입었다. 취향과 어울림은 포기했기에 우리 셋의 차림은 가관이었다. 그리고 대여한 버스에서 삼사십 분 정도 기다리니 동기들이 왔다. 모두 우리의 모습을 보고 웃으며 새로운 추억이 생겼다고 좋아들 했다. 회장인 진모가 미사리로 가서 한 잔 더하고 가자고 제한해서 다시 미사리로 향했다. 라이브로 공연하는 술집에서 삼삼오오 수다를 즐겼다. 그 와중에 우리 셋이 물에 빠진 얘기가 대부분이고, 초라한 우리 세 명의 모습을 기념으로 사진을 찍어 남겼다. 그 이후로 우리는 동기들에게 삼총사로 지칭되었다. 그리고 그 한 장의 사진이 우리 모임의 인터넷 카페에 올려졌다. 연말이 되자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우리 모임의 인터넷 카페에 올려진 일 년 동안의 수많은 사진 중에 바로 그 사진이 당당히 투표로 포토제닉상을 받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회장이 상품으로 뮤지컬 티켓 석 장을 우리 삼총사에게 증정하게 된 것이다.

사진 셋.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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