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한 시

나는 이렇게 되고 싶다.

by 지방

나는 이렇게 되고 싶다.


얼굴을 앞으로 쭉 내밀어 밝은 빛을 받고

편치 않은 목의자에 앉아 허리를 굽힌다.

오른손은 오른 무릎을 움켜 잡아

팔꿈치가 바깥으로 힘차게 꺾이고

왼 팔은 팔꿈치로 왼 무릎에 무겁게 눌러 얹는다.


안경 너머의 눈동자는 흰자위를 아래로 하여 높이 보고

짧은 수염 속의 미소는 비웃듯이 한쪽 입가 깊숙한 그림자에 가린다.

머리는 가지런히 묶었으나 잔머리가 산만하고

센 머리에 가려진 검은 머리는 밝은 빛에 하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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