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1)

정밀 분석 시리즈-1편

by 명화 속 상징
002.png 유튜브 <내 집은 미술관>에서 영상으로 시청하세요.

시스티나 성당에서 새교황이 선출되어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죠? 콘클라베를 통해 교황이 선출되는 씨스티나 성당이란 장소가 화제입니다. 이곳 천장에 그려진 미켈란젤로의 작품에서 한 주제를 선정해 봤습니다. 시리즈로 소개해드릴 <아담의 창조>. 그 첫번째 이야기. 아담편입니다.


구도, 구성

천지창조-1.png

가장 눈에 띄는 사선 구도입니다. 이 사선으로 좌우가 나누어지며 대조와 대비를 담았습니다. 왼쪽 아담은 땅에 있고 창조주 하나님은 하늘에 있습니다.


의상에 관한 대조도 눈에 띄죠? 인류는 태어나면서 성별을 지니고 있지만 하나님은 성별이 없습니다. 그래서 피조물은 누드로 성별을 나타냈고 하나님은 옷을 입어 최대한 성별은 감추었습니다. 그래도 창조주가 남성으로 묘사된 것은 성경에 하나님 아버지로 기록되었기 때문입니다.

dkeka1.png

다음으로 보실 구성은 포즈의 평행선입니다. 하나님과 아담의 포즈 방향이 같죠? 중세 전후 그림에서는 이런 평행선 구성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작품이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하강”입니다.

프레젠테이션13.png

만약에 어머니 마리아나 제자들의 몸이 예수와 같은 포즈라면 그 의미는 대부분 예수님의 삶을 따르겠다는 의지나 약속의 의미입니다.


이 작품 역시 제 채널에서 영상으로 정밀 분석해 설명해 드렸습니다. 미술사 최초로 해석한 도상들이 있으니 꼭 보시기 바랍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내용과는 많이 다릅니다. 제목처럼 예수를 내리는 것이 주제가 아니라 부활을 염두에 둔 신선한 바람의 통풍 장치가 핵심 내용입니다.


<아담의 창조>에서 포즈의 평행은 다른 작품에서의 평행과는 그 의미가 다릅니다. 인류는 하나님 형상대로 창조된 피조물이란 의미입니다. 다음 구절을 보시면 왜 그런지를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창세기 1:26)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창세기 1:27)


기록에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하나님의 형상대로”라는 구절이 보이죠? 아담의 창조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것임을 선포합니다. 그 이후의 모든 인류 역시 마찬가지이니 결국 한 사람 한 사람은 모두 거룩하고 매우 값진 피조물입니다.


삶이 힘들지 모르지만 싸구려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창조주 앞에서는 모두 귀한 피조물입니다.


프레젠테이션1v.png

붉은 선을 보시면 하나님과 아담이 평면 상에 놓여있죠? 보통 하나님과 인간의 그림은 수직적 구성이 많습니다.

이 작품에서 세례 받는 인물은 예수님입니다.

수직적 구성은 하늘에서 땅으로, 창조주에서 피조물에게로, 전지전능하신 권능자에게서 순종으로 따르는 인간에게로 향하는 의미를 담은 구성입니다.


미켈란젤로는 사선 구도 속에 대등한 수평 구도를 활용해 종교라는 신의 테두리에서 벗어나려는 인본주의를 중시한 르네상스 세계관을 담았습니다.

art-painting-285919_1920.jpg

회화 예술에서 가장 극적인 긴장감을 창출한 두 손을 볼까요?

창조주 하나님은 창조를 명령한 분이기에 손가락에 분명하고도 강력한 창조의 명령이 담겨있습니다. 반면에 아담의 손목과 손가락은 비록 아래로 쳐져있지만 위치는 조금 위에 있습니다. 이 부분 역시 탈신본주의를 선언한 인본주의적 르네상스 회화 묘사로 해석됩니다.


자신감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 벽화의 가장 큰 특이점은 해부학에 근거한 인물들의 건강미입니다. 미켈란젤로 만의 특별한 화풍입니다. 자신감입니다.

Lightmatter_Sistine_Chapel_ceiling.jpg

그는 당시 법적으로 금지된 시신 해부를 허락받았던 화가였습니다. 이러한 특별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의 작품 모든 곳에는 인물들의 다양한 포즈를 통해 인체의 신비로운 아름다움이 다각도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아담의 창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뼈와 살로 구성된 인간의 몸을 미학적이며 구조학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최대한 전신을 노출한 이 포즈를 취했다고 봅니다.


좌우 대칭이 되도록 팔과 다리를 각각 하나씩 접었고 또 뻗었습니다. 접혔을 때와 뻗었을 때의 근육과 골격을 잘 묘사했습니다.

florence-9435815_1920.jpg

그의 양손의 손목을 볼까요? 피렌체에 있는 다윗상이 생각납니다. 그의 많은 작품에서 이같이 손목을 꺽어 긴장감 넘치는 남성미를 창출했습니다.

david-1911104_1920.jpg

제가 피렌체의 다윗상을 보고는 왜 그가 회화 보다는 조각을 선호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회화는 인체의 전신을 보여줄 수 없지만 조각은 인체의 모든 것을 담아 낼 수 있는 예술이기 때문입니다. 다윗상은 뒷면을 봐도 정말 아름답습니다.


창조의 재료

창조의 재료를 설명하며 이번 그림 여행을 마치겠습니다. 아담은 어떤 재료를 사용해 창조되었을까요? 첫 사람 아담은 두 가지 재료로 지어졌습니다. 몸의 재료인 과 생명이 되는 생기입니다.


아담이 땅에 있죠? 그가 창조되었을 때 어떤 재료를 사용했는지를 알 수 있는 회화적 표현이 됩니다. 다음은 인간 창조의 재료에 관한 기록입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 (창세기 2:7)


사람이 죽으면 코로 숨 쉬는 것이 멈춰지죠? 기록대로 입니다.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원소가 모두 흙 속에서 발견되는 이유이며, 후에 아담이 불순종으로 죽음 아래에 놓이게 되었을 때 하나님께서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가라는 명령을 하신 이유입니다. 우리는 이 기록대로 흙으로 지어졌고 후에 흙으로 돌아갑니다.


“네가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얼굴에 땀을 흘려야 먹을 것을 먹으리니 네가 그것에서 취함을 입었음이라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 하시니라” (창세기 3:19)


마치며

오래전 이 곳을 방문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이 건물에 들어섰을 때, 너무나 많은 작품들이 있고 그 모든 그림이 고전 명화 중에서도 걸작에 속하는 작품들이라 어안이 벙벙하기만 했습니다. 고개를 쳐들고 천장을 봤을 때 너무 많은 그림들이 화려하게 그려져 있어 와! 하는 탄성만 했지 세밀히 살펴볼 수는 없었습니다.


기억을 떠올리니 당시의 분위기가 몸에 살아나는데요. 현장을 있었을 때 받았던 느낌에 세밀하게 분석한 설명을 덧붙여 앞으로 연재될 시리즈 글에 담도록 하겠습니다.

painting-6343609_1920.jpg

그림여행을 마치며 작품을 쳐다보니 이런 생각이 듭니다. 비록 내 몸은 아담처럼 멋지지 않지만 그래도 창조주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귀한 생명체 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잠자리에 들 때 베게를 등 뒤에 대고서 저 아담의 포즈를 한 번 취해볼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저는 다음 그림여행으로 곧 돌아오겠습니다. 그때까지 주님의 평안에 머무시길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DSCN0238.JPG "흔적 또는 과거"
002.png


keyword
작가의 이전글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