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이렇게 나이를 먹게 되었는지, 요샌 세월 가는 게 너무 아쉽고 아깝고, 한 편으로는 그런 마음 때문에라도 시간을 아껴 쓰게 되어, 어느새 허송세월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 있음에 감사하기도 하다.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
하지만 이제 뒤돌아 보니
우린 젊고 사랑을 했구나
- 이상은 ’언젠가는‘
젊음이 이토록 유한한 줄 알았더라면, 요샌 정말 건강하게 살고 있지만 나의 건강이 이토록 들의 풀처럼 쉽게 시들어버릴 수 있단 사실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알았더라면, 나는 시간을 조금 더 아끼며 살 수 있었을 텐데, 나는 너무 오랜 시간을 상처와 결핍 속에 갇혀 허비해야만 했고 덕분에 지연되는 것들이 참 많은 삶이었다.
그런 시간들이 너무 길었기에, 뒤늦게 하나님의 은혜로 정신을 차린 뒤 마주하게 된 시간은, 더없이 소중하고 애틋하다. 여생의 기한을 알 수 없으나, 남아 있는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덕을 끼치고 생명을 살리고 또 하나님께로 많은 이들이 돌아올 수 있게 하는 생일 수 있기를. 많은 사랑을 나누고 많은 이들을 잘 되게 하는 생일 수 있기를. 그리하여 하나님의 넘치는 페이버를 경험하는 삶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