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4

미국 사람, 미국 타겟. 정말 그런게 있을까?

by 백미진 Mijin Baek

#뱅이출장일기 #36일차_20170614

#미국사람,미국타겟 그런 말이 과연 가능할까? #Santana Row 가구샵 #Best Buy

그동안 지내면서 머릿속에서 맴돌던 생각이 오늘 불현듯 정리됐는데, ‘미국사람’, ‘미국 타겟’이란 건 있을 수 없다는 점이다.

미국 케이블에 채널이 1000개도 넘게 있는 건 땅덩이가 넓고 사람들이 너무 다양해서 이중에 하나 걸려라! 하고 뭘 틀어도 되게끔 한 게 아닐까? 아이폰이 맨 처음 나왔을 때 왜 그런 디자인과 기능이었을까 다시 생각해 봤다. 사실 미국은 동부, 중부, 서부가 너무 다르고, 각 주마다 또 다르며, 전세계 사람들이 모여 사는 나라이기 때문에 ‘미국 국적을 가진 사람’은 있어도 ‘미국 사람’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미국 타겟’이라고 퉁치는 것은 불가능하겠다 싶다. 다만 모수가 많기 때문에 내가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디어를 제품과 서비스로 발현시킬 때 그에 대해 돈을 지불하는 사람의 수는 더 많은 것이 아닐까? 한 번 유행한다고 하면 한번씩 우루루 써보기도 하고 말이다. 즉, 그저 어디 얼마나 잘했나 보자며 까는 문화가 아니고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는 문화라서, 새로 나온 서비스가 있으면 ‘이게 뭔가’ 하고 관심 가져주며 베타테스트를 더 많은 사람들이 해주기 때문에 피드백도 더 많아지므로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는 더 좋아지고, 별로인 것은 빨리 도태되는 시스템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BoConcept 가구샵

당신 취향에 맞춰 쓸 수 있도록 가구를 만들어 주겠다는 것이 컨셉인 유럽 가구회사. 모든 가구를 트랜스폼할 수 있는데, 집안 살림을 도맡아보는건 주로 여성이라 여성도 손쉽게 트랜스폼할 수 있도록 기구적으로 신경을 많이 썼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인상적이었던 매장 입구의 메시지. 고객이 원하는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


#Crate & Barrel 가구샵

아기자기한 주방용품이 많아 여성들이 좋아하는 샵. 주방 뿐 아니라 집 안 다양한 공간에 사용하는 제품을 모두 구비하고 있다. 쇼룸 형태로 꾸며두어 실제로 사용해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실제로 거실을 꾸며둔 곳의 소파에는 한시간 넘게 앉아서 이야기하는 사람도 볼 수 있었다.

어떤 제품을 사용할 때는 특정 용도에 맞는 것을 골라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일까? 와인잔처럼 맥주도 종류에 따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잔을 판매하고 있다. 비단 맥주잔 뿐만 아니라 오븐도 식기 데우는 용, 과자 굽는 용, 생선 굽는 용 등 모두 분리해서 전시하고 있는 것으로 미뤄보아 하나로 퉁쳐서 복합기능으로 쓸 수 있는 제품보다 특정 용도에 특화된 제품을 선호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용제품 #복합기능

와인잔만 전용잔이 있는게 아니다. 매니아들은 알겠지만 맥주잔도 전용잔이 있고, 그 잔에 마시면 맥주를 더 맛있고 풍미롭게 마실 수 있다.

개발할 때를 떠올려보면 항상 논쟁거리가 됐던 것이 항상 제품 하나에 여러가지 기능을 우겨넣고 고객은 그걸 다 “원할 것”이라고 했었다. 데이터에 기반해 뽑아낸 ‘원하는 것’ 아니고 원할 것이라는 자신의 추측 말이다.

꼭 복합 기능이 되어야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내가 이 기능에 대해 만족하지 못한다고 해서 이 제품이, 이 서비스가 쓸모없는 것도 아니다. 앞서 말했듯 매니아들은 맥주를 전용잔에 따라 마신다. 내가 맥주 종류가 뭔지 모르고 관심도 없어서 고깃집에서 주는 하이트 맥주잔에 모든 맥주를 따라 마신다고 해서 맥주의 종류를 구분하고 전용잔에 마시는 사람이 유별난 것도 아니고.

제품과 서비스를 기획하는 사람도 맥주 전용잔을 쓰는 사람처럼 볼 수 있어야 하는게 아닐까?

이 다음에 나오는 말은 하나다. 그래서 그거 살 사람이 얼마나 있냐고.

내 생각에 그 말은, 한국에서만 살아봤고, 오랫동안 살았던 사람이 지극히 한국 시장 안에 살면서 해외 시장을 추측하고 있어서 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