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0-7/2, 우리집6-7주차) 우리집에 아기 풍산개가 왔다
집을 비워야 할 일이 있어서 20일 정오부터 23일까지 부모님이 돌봐주셨다.
그 기간 동안 사월이에겐 아빠가 만들어 주신 대리석 침대가 생겼다. 긁는 증상은 아직 좀 있다고.
무엇보다 입질이 줄었는데, 어찌하신 건지 여쭤보니 흥분도가 지나치게 높아질 때가 있어서 무관심하게 대했다고 하셨다.
+ 언젠가부터 응가하기 전에 꼭 밖을 본다. 베란다 창 앞에 배변판을 두 개 뒀는데, 응가는 꼭 저 자리에 쌈. 찾아보니까 외부 자극이 들어오는 곳이라 창문 앞에 배변판 두는 게 좋다고 한다. 덕분에 창문을 열어두면 바람이 들어오면서 냄새가 난다 ㅋㅋㅋ 빨리 치워주게 됨..
+ 중간에 내 생일이 있어서 부모님 댁에 가족끼리 모여서 식사를 했는데 그날 사진.
퇴근하고 부모님 댁으로 사월이를 데리러 갔다. 엄마가 유심히 지켜 보신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긁는 증상이 이전보다는 많이 줄었지만 계속돼서 몸속 구석구석을 살피셨다고 했다. 귓속을 살피다가 두드러기처럼 보이는 발진 같은 게 연달아서 있는 걸 발견했다. 양쪽 귀 중에 오른쪽이 특히 심했고, 배는 깨끗했다. 마침 부모님 댁에 있었던지라 빨리 병원에 데리고 갔다.
옴 진드기의 잔여물로 인한 알러지 반응이라고 한다.
혹시 모르니 남아있는 알을 위해 애드보킷을 한 번 더 목덜미에 발라주었고, 알러지 반응에 대해 간지러움을 줄여주는 주사 두방, 복용약 7일치를 처방받아옴. 이제 주사 맞는 것에도 많이 의연해졌다. 엄살을 안 피움.
오늘은 주사를 맞았느니 복용약은 내일부터 아침저녁에 12시간 간격으로 급여하라고 하셨다.
집에 오는 길에 조수석에 태웠는데, 처음에 몇 번 낑낑대다가 이내 안되는 걸 알았는지 조용해졌다.
부모님 댁에서 항상 부모님 중 한 분과 같이 잤다고 했다. 불을 끄면 잘 시간이라는 걸 아는지 조용히 옆에 와서 겨드랑이 사이에 눕더라고. 그래서인지 자려고 안방에 우리 부부가 들어가니 낑낑거리는 소리가 심하게 들렸다. 며칠 만에 본거라 안 듣다가 듣게 되니 심하다고 느껴진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내가 밖에서 사월이랑 자기로 함. 토퍼를 가지고 와서 바닥에 깔자마자 얘가 흥분을 해서 토퍼 위에서 다다다다 뛰어다닌다. 아... 불을 껐는데도 도무지 잘 생각을 안 하고 계속 뛰어다니길래 토퍼를 빼버렸다. 그리곤 얇은 이불만 덮었더니 곧 옆에 와서 저렇게 누웠다. 처음엔 얼굴 쪽으로 자기 얼굴을 가져왔었는데 숨소리가 들려서 그런가 발 쪽으로 머리를 돌리더라.
사월이는 조제약에 대한 거부감은 없는지 사료에 뿌려서 주면 바닥까지 다 핥아먹는다.
날이 더워져서 사료 위에 오이, 양배추 삶은 것을 얹어서 주고 있는데, 이젠 사료를 물에 불려서 주지 않으니 가루약을 줄 때 물을 조금 섞거나 야채를 같이 주면 그래도 약이 좀 녹아서 먹이는 게 용이했다.
사료는 하루 3번으로 바꿔서 6시간 간격으로 주고 있다. 오전에 7시에 주면, 오후 1시, 저녁 7시에 주는 식.
쉬야, 응가 보상 간식으로는 동결 건조 닭고기 한 조각씩. 꿀꺽 삼키는 편이라 아쉬운 듯.
노즈 워크 담요는 이제 놀이용으로만 쓰고, 수건에 사료를 넣고 돌돌 말아 묶어서 풀어서 먹게 하고 있다. 수건을 머리끈으로 한 번 걸어두었더니 처음엔 어려운지 포기하다가 몇 번 해보니까 쉬운지 꺼내 먹는 방법을 터득해서 이젠 잘 먹는다.
과일 간식은 참외, 키위도 아주 조금 줘봤다. 과일은 당분이 있어서 많이 주면 안 될 것 같다.
더워서 아침에 아이스커피 마시려고 얼음 꺼냈다가 사월이도 덥겠지 싶어서 후딱 알아보고 얼음 한 알을 줬다. 생전 처음 보는 거라 신기해서 갖고 놀다가 오독오독 씹어먹었다.
입질이 심해지는 시간대(우다다 타임?)가 있고, 집안의 우드 가구를 다 물어뜯어서 개껌을 샀다. 고구마로 만든 좀 딱딱한 것, 연어와 콜라겐으로 만들어진 쫀드기같이 생긴 것. 그중에 딱딱한 것을 하나 줘봤더니 오독오독 잘 먹는다.
그래 봤자 10분이면 끝...
오늘 많이 더웠던 날.
퇴근하고 산책을 나갔다. 처음으로 땅에 발을 디뎌본 날!
8시가 다됐는데 아직 해가 떠있어서 밝았고 사월이가 밖에 처음 나와서 모든 게 신기한지 땅바닥에 코를 박고 냄새를 킁킁 맡고 앞으로 가질 않는다.
아까 낮부터 쉬야를 5분-10분 간격으로 싼다. 오늘 더워서 그런가 거의 투명한 오줌을 싸는 걸 보니 물을 많이 마셔서인 것 같은데 걱정이 됐다. 게다가 배변 패드에 안 싸고 자꾸 바닥에 싸니 그거 닦아주는 것도 일.. 계속 앉았다 일어섰다 하니까 허리가 아프다. 엄마들 관절 안 좋은 거 너무 이해됨...
체중을 달아봤더니 3.85kg. 살이 찐 것도 아니고 적당히 잘 자라는 중인 듯.
오늘은 간식으로 수박을 아주 조금 줘봤다. 시원해서 그런지 잘 먹는다.
혼자 놀 때는 보통 저러고 논다.
부르면 귀여운 표정을 지어줌 ㅎㅎ
저녁에 아빠랑 산책 나가서 뛰는 걸 터득! 산책할 때 발맞춰 걷는 건 아직 시간이 필요한지 자꾸 다리 사이로 들어온다.
6시쯤 깨서 나와보니 거실과 안방 러그에 싸놔서 그거 닦고 처리하는데만 10분이 넘게 걸렸다. 안방 러그는 황마 소재라 빨지도 못하는데 같은 자리에 반복해서 싸는 걸 보니 바닥 느낌이 좋은가..
사료 줄 때 항상 전쟁이다. 사료 그릇을 들고 있는 걸 보거나 내가 주방에서 부스럭대면 그냥 달려와서 일어서서 매달리기. 그릇에 사료를 들고 오면 달려들어서 기다렸다가 먹는 걸 가르치고 있다. 이날이 삼사일 쯤 됐을 땐데, 우리도 요령이 생기기 전이고 사월이도 아직 배우기 전이라 전쟁. 시간문제라고 본다.
점심시간에 산책을 다녀왔다. 비가 온 뒤라 바닥이 젖어있는데 따끈따끈해서 그런지 안 걸으려고 한다. 그 와중에 뛰기도 했는데, 30분쯤 사월이 혼자 걷다가 뛰다가 내가 안고 걸었다가 하다가 들어왔다. 습도가 높아서 땀이 비 오듯이 난다. 휴
난 다시 씻었는데 사월이도 더울 거라 냉동실에 넣어둔 아이스팩을 꺼내 수건을 둘러줬다.
산책을 아침저녁으로 시도해보고 있다. 남편 출근 시간이 좀 늦어서 아침에 7-8시 사이에 한 번 가서 한참 뛰고 오는데 오늘은 나 퇴근하고 나서도 한 번 데리고 나갔다가 한참 뛰다가 들어왔다. 몇 번 나갔다고 이제 낯선 것도 없고 아파트 일층 현관으로 가는 길도 알아서 산책이 끝나면 알아서 걸어간다. 진짜 신기해..
+ 자기 이름이 사월인걸 아는 애.
+ 기다렸다가 간식 먹기
+ 피곤했는지 떡실신했는데, 꼭 문간에서 잔다.
고소한 냄새가 살살 나는데 습하니 개 냄새가 집안에 너무 심해서 목욕을 시킬 때가 됐구나 싶었다. 혼자서는 엄두가 안 났는데, 엄빠가 딸이랑 사위 먹으라고 식량 조달해주러 오셔서 엄마 찬스를 썼다. (알라뷰 엄마!)
아빠가 사월이 선물을 가져오심! 멀바우 프레임에 대리석 침대!
물을 좋아하게 하려고 화장실에 들락거리게도 하고, 내가 샤워 부스에 들어가서 샤워할 때 옆에 있게도 해주고 있다. 그래도 지 몸뚱이에 물 닿는 건 아직 싫은지 물을 끼얹을 때 가만히 앉아 있질 않아서 이번엔 욕조에 넣기로 했다. 매번 세면대에 샴푸물을 풀어서 씻겼는데, 이번엔 몸에 직접 샴푸를 묻히는 쪽으로. 나도 욕조 안으로 들어가서 사월이를 안아 얼굴 부분을 마크하고 엄마는 등 부분부터 샴푸를 직접 발라서 씻기는 방식으로 시도.
결론적으로 빨리 씻겨서 나온 터라 씻기는 동안에는 별 문제없었는데, 씻고 나와서 말려야 하는데 얘가 드라이기는 원래 싫어했고, 수건도 거부하고 도리도리 해서 물을 계속 털어서 방바닥 물 치우러 다녔음... 소음이 적은 미니 선풍기를 틀어서 갖다 대봤는데, 하기 싫은 목욕을 억지로 한 건지 좀 예민해져 있었다. 그래서 그냥 내버려둠. 어차피 제습으로 에어컨도 켜놨겠다 털이 많지만 짧아서 금방 마르니 뭐..
헌데 털이 어느 정도 마르고 나니까 털이 굉장히 심하게 빠져서 털 뭉치가 누에고치처럼 만들어졌다. 아침에 빗으로 살살 빗을 때는 이렇게까지 안 빠졌는데, 목욕하고 나오니까 더 심하게 빠지는 건 기분 탓인가.. 실리콘 빗 두 개를 동원해 최대한 긁어내고 돌돌이로 밀어도 보고 하며 털을 치웠다. 그러고 나서 다시 거실과 방을 전체적으로 다 닦아보니 아침에 닦았는데도 털이 잔뜩.. 휴...
마침 다이소에 울타리 할만한 게 있나 찾으러 갔다가 미키마우스가 그려진 강아지 티셔츠를 하나 사 왔다. 이전에 산 M 사이즈 옷이 너무 작아져서 L을 샀더니 얻어 입은 옷 같아 ㅋㅋㅋㅋㅋㅋ
엄마가 고구마를 말려서 사월이 간식을 만들어 주셨다.
냉동실에 넣어놨다가 서너 개 꺼내서 녹으면 하나씩 주는데 냠냠 잘 먹음.
+ 등록된 차가 들어오거나 일층 현관에서 벨을 누르면 인터폰에서 소리가 나는데, 그 소리가 들리면 사월이가 현관으로 달려간다. 지하나 일층에서 우리 집까지 올라오는데 조금 걸리는데, 그 시간 동안 계속 저 앞에서 기다리는 애. 며칠 전엔 드라마 보다가 거기서 나오는 벨소리가 우리 집 초인종 소리가 같아서 ㅋㅋ 사월이가 갑자기 현관으로 달려가기도 했다.
4차 접종 날이었는데, 마침 진드기 알러지 약을 다 먹은 날이기도 했다.
병원에 가서 귓속, 발바닥 털, 발톱, 똥꼬, 모질 등등 체크하고 주사 두 대를 맞았다.
안 아픈 주사에 무반응인걸 보니 엄살은 없는 편인 듯.
병원 갈 때마다 사월이 주시하느라 물어볼 것도 제대로 물어보지 못했었는데 오늘은 차분히 궁금한 것 다 물어보고 왔다.
Q. 귀에 발진 있던 건 없어졌는데, 아래쪽으로 좀 빨갛다.
A. 사월이 지금 잘 크고 있고 귓속도 깨끗함. 빨간 건 긁어서 그런 거니 못 긁게 해 주셔라. 간지러워서 그런 거지 약은 발라두겠음. 귀에 한 번 문제 생기면 귀지가 많아지니 귀 상태를 자주 체크하기. 현재는 귀지도 없고 좋음.
Q. 등에 베이지색의 털이 동그랗게 나오기 시작했는데 이게 뭔 문제가 있는 건가?
A. 등 쪽에 털 색 다른 건 자연스러운 것. 백구라고 해서 완전히 털이 새하얗지는 않음. 척추 라인 따라서는 영양분이 가장 안 가는 곳이라 털도 빳빳할 것임. 지금은 털갈이 시기라서 털이 많이 빠지고 여름이 되니까 겨우내 났던 속 털들이 빠지는 것.
Q. 산책은 이미 나가기 시작했는데, 풀숲이나 나무 있는 곳은 안 다니고 인도로만 다닌다. 옴 진드기 때문에 놀라서 ㅠㅠ
A. 산책은 좋아한다니 다행. 사회화 시기가 접종 완료 시기보다 빨라서 보통 4차 접종하면 나가라고 말씀드리는데 사회화 시기는 사람이나 다른 개들이랑 어울리는 걸 배우는 시기니까 산책 나가서 교육 잘하기.
Q. 애가 자꾸 크는데 사료량 조절은 어떻게 해야 하나?
A. 사료량은 응가가 단단해서 만지면 형태를 유지하고 바닥에 물기가 약간 묻는 정도면 좋은 것. 묽어지면 사료량이 많은 거니까 응가 보면서 조절하기.
원장님 친절하시고 설명도 잘해주셔서 너무 좋음.
+ 차로 이동할 때 이동장에 안 들어가서 애먹었는데, 이제는 조수석에 앉혀놓으면 엄마한테 치대면 안 된다는 걸 아는지 조용히 앉아 있는다. 난 에어컨 바람 싫어해서 평소에 에어컨 틀지도 않는데 사월이 더울까 봐 냉풍 시트랑 에어컨 다 틀어주고.. 개엄마 다됐네..
분명 아침까지 하루에 한두 번 긁을까 했는데, 병원 다녀온 후부터 긁는 것 같다. 병원에서도 주사 맞은 쪽(오른쪽)을 긁었더니 그건 주사 맞아서 그런 거라고.. 한두 번 긁는 건 그냥 무의식적으로 긁는 것도 있을 거라 심각하게 생각 안 했는데 괜히 또 신경 쓰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