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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미진 Mijin Baek Mar 16. 2016

2014 Maker Faire Tokyo(1)

최적화된 Process의 강국, 일본

세계 여러 나라의 Maker Faire를 여행하며 관찰한 내용으로 article을 발행하고 있는 작가 뱅입니다. 

World Maker Faire를 주제로 매거진을 만들어서 제 블로그에 써두었던 글들을 하나씩 옮기고 있어요.

해마다 메이커페어를 가면서 기간을 길게 잡아 도시를 둘러보기 때문에 많은 내용이 https://brunch.co.kr/magazine/whatrudoing 에 담겨있습니다.  



메이커 페어 초보자 일본에 가다!!

일본은 처음이다.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로 일본어를 배우긴 했다.
그래서 몇차례 인기있던 일본 드라마나 영화로 일본문화 접하기를 시도해봤었는데, 일본 특유의 문화적인 부분이 나랑 잘 맞지 않아서 여행을 가야겠다는 생각도 안했던 것 같다.

그래서 사실은 메이커페어가 아니었으면 일본에 가야겠단 생각을 안했을 것 같다.
또 향후 몇년간 일본에 갈 일이 있었을까 싶기도 하다. 

이번 메이커페어를 계기로 짧은 시간이나마 그들의 문화를 접해볼 기회가 되었고, 직업병처럼 그들의 행동이나 프로세스 적인 부분을 더 유심히 관찰했던 것 같다.

다녀온 이후로 시간이 없어서 아직 정리를 다 못했기 때문에 차차 더 채워나갈 예정이지만, 첫번째 글은 메이커 페어 자체에 대한 내용보다는 그들의 프로세스에 대한 내용을 적어볼까 한다.


아참, 애당초 계획은 입장하면서 스티커를 받아 맥북에 간지나게 붙여서 나도 메이커페어 다니는 여자라는걸 뽐내고싶었으나 스티커는 early bird만 준다는 예상치 못한 반전 덕분에 다녀왔다는 티를 낼 수가 없어서 전시장 한쪽 구석에 있던 뽑기를 통해 ¥300을 들여 가방에 예쁘게 달아주었다. 

치사하다!! 그거 얼마나 한다고!! 하여간 아래 사진이 영광의 뱃지!!!  

¥300 내고 뽑은 뱃지



볼거리

좋았던 점
한국보다 규모가 컸다. 볼 거리가 많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입장. 
재미있는 프로토타이핑들이 많았다. 

손목에 찬 저것은 자전거처럼 따릉따릉- 머리에 쓴 쟤는 눈이 깜빡깜빡 한다. 


아쉬운점
일본은 덕후의 나라인만큼 '아기자기한 것이 많지 않을까?' 기대했
는데, 아두이노와 같은 전자 기기쪽의 비중이 훨씬 크다는 점이 아쉬웠다. 
생각보다 재미요소만 들어있는 idea 수준의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내가 원하는건 ‘이걸 어디다 적용하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는데, 재미요소가 너무 강조되어 있어서 연결할 수 있는게 내 입장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
던 것 같다. (어디까지나 난 대기업 소속이기 때문에 회사 안에서도 비즈니스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시드를 찾는 것에 좀 더 포커싱이 되어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언어 (아쉬운 점)

사실 가장 아쉬웠던 점인데, 적어도 이런 행사에 나오는 사람이면 영어는 몇마디 할 줄 알았다. 

나도 영어 장애인이지만 부스에서 만난 사람들이 정말 놀라울 정도로 영어를 못했다. 일단 앞에 가서 서면 일본어로 빠르게 얘길 하다가 영어로 해달라고 하면, 갑자기 아무 말도 못하더라. 그래서 오히려 내쪽에서 질문을 계속 해가며 이게 맞는지 확인해야 했다. 

그 후 돌아본 도큐핸즈나 Bic Camera에서도 계산대에서 영어가 안돼서 곤란한 경우도 있었다. 
이쯤 보니 일본이 기술이 그렇게 발전했는데 더이상 글로벌하게 크지 않는 이유가 혹시 이런 것 때문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메이커 페어에 들고나온 작품만 봐도 내수시장은 크게 발전한 것 같은데, 글로벌하게 성장하기에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때문에 오히려 메이커페어에 참여하셨던 분들처럼 글로벌하게 돌아다니는 사람들이라면 좋은 점만 쏙쏙 뽑아낼 수 있어서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스시그마, 사람의 손길이 없는 초밥집

월요일에 메이커페어를 둘러보고 시내에 돌아다니다가 3명이서 초밥집에 저녁을 먹으러 갔다.

일본 여행에서 가장 인상적인 모습을 이 초밥집에서 볼 수 있었다

1. 입구에서 각자에게 번호가 쓰여진 카드 한장씩을 쥐어줬다. 

2. 자리를 안내받아 안으로 들어가니 모든 자리는 벽을 보고 앉게 되어있었고, 안내받은 자리에 앉았더니 눈높이 보다 좀 더 높은 곳에 모니터가 달려있었다. 
3. 그 모니터로 사진과 내용을 보고 버튼을 꾹꾹 눌러 주문 버튼을 누르면 주문이 완료 된다. 

4. 얼마 후 내 앞에 있는 3층짜리 컨베이어 벨트로 음식이 배달이 된다. 

5. 접시를 받아들고 와뇰 버튼을 누르면 서빙이 완료되는 되는 그런 시스템이었다. 

6. 다 먹은 후에 모니터의 ‘정산’ 버튼을 누르면, 계산대의 점원에게 신호가 가서 기다리지 않고 바로 각자가 먹은 것을 계산하고 나갈 수 있었다. 


매장에 입장해서 음식을 먹고 나갈 때까지 전체 흐름이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도 되게끔 일련의 프로세스로 잘 갖춰져있었다. 아마 내가 프로세스 엔지니어라서 더 눈에 잘 띄었을 수 있지만, 이렇게되면 사람이 정말 필요없겠구나. 시스템이 정말 효율적으로 최적화 되어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초밥집의 주문용 모니터


줄을 서시오

일본에 머무른 하루 반동안 일종의 패턴으로 보인 것이 하나 있다.  

다시 생각해봐도 정말 놀라운 광경인데, 어딜가나 줄세우는 사람이 한명 이상씩 있었다는 점이다.

1. 메이커페어장에 좀 일찍 도착해서 이리저리 구경하는데, 어디선가 줄서라고 말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줄을 벗어나면 다가와 줄서라고 계속 일렬로 세웠고, 나중에 다른 사람이 와서 앞으로 좀 붙어달라고 하며 돌아다녔다. 
2. 오후에 시내로 나가려고 버스정류장에 갔더니 기사처럼 보이는 할아버지 두 분이 어디로 가냐고 물으셨따. "XX 가요, 여기 맞아요?" 하고 물었더니 여기라고 줄을 서라고 하셨다. 나를 제외한 두명은 줄 밖에 나가서 있었더니 계속 오셔서 반듯하게 서라고 했다. 
3. 돌아오는날 공항버스를 타러갔는데, 저 멀리 어떤 가게 앞에 엄청 많은 사람들이 일렬로 줄을 길게 서있는 것이 보였다. 맛집이라도 되나 해서 가까이 다가가 
봤더니 복권을 파는 가게였다. 옆으로 삐져나간 사람 없이 모두들 일렬로 줄을 서 있었다. 정말 신기했다. 

복권집 앞에 일렬로 반듯하게 서있는 사람들

4. 그렇게 공항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웬 청년이 기다리고 있었다. 다가 오더니 버스가 언제오는지 요금은 얼마인지 설명해줬다. 버스에 탑승하고 그 다음 정류장에 갔을 때에도 똑같이 어떤 청년이 줄을 세우고 있었다. 반듯하게 세운 줄에서 한 명씩 탑승을 시켰다.


도대체 줄 서는 것에 강박관념이라도 있는 것일까? 이렇게까지 줄을 서게된 이유가 좀 궁금해졌다.



(원본 : http://www.banglab.com/articles/maker-faire-toky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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