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다섯 살이 된 우리집 댕댕이 위니가 어렸을 때의 일이다. 위니는 밖에 나가면 바닥에 있는 세상 모든 것이 궁금해서 산책에 집중하지 못했다.
주 관심사는 움직이는 것들로, 나비, 비둘기, 강아지 같은 살아있는 생명체부터 날아다니는 비닐봉지까지 쫓아가느라 바빴다. 동적인 대상을 반가워하는 것은 그렇다 쳐도, 가만히 있는 대상을 해코지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우리 집 반려견이 격하게 다가가는 상대는 길가에 피어있는 민들레다. 노란 꽃을 발견한 위니는 달리기 선수처럼 돌진해서 킁킁거리고 툭툭 건드리고 급기야는 꽃을 꿀꺽 삼켰다.
민들레만 보면 짓궂게 구는 게 희한하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신문 기사를 보고 위니 관점에서 상황을 보게 되었다.
노란색은 강아지가 가장 잘 볼 수 있는 색 중 하나라고 한다. 눈높이에서 살랑살랑 흔들리는 민들레꽃이 위니에게는 조명 아래 있는 것처럼 환하게 보였을 거다. 강아지는 노란색을 잘 볼 수 있고, 민들레는 노란색이고, 강아지는 입을 손처럼 사용하니 반갑다고 인사하다가 꽃을 똑 부러트린 셈이다.
반려견이 없었으면 몰랐을 세상을 위니 덕분에 알게 된다.
위니는 지금도 민들레를 좋아하지만 먹는 횟수는 현저히 줄었다. 나이를 먹어 철(?)이 들기도 했고, 나의 핸들링 실력이 늘어서 민들레를 꺾기 전에 잽싸게 하니스를 조절한다.
그런 게 다 귀찮을 때는 민들레 없는 길로 산책을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