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야기 >> 5.18 수업 사례 ② - 현장체험학습 운영 사례
≫ 김현정(경기 소하중학교)
‘새로운 세상을 향한 발걸음’은 시흥 장곡중학교 2학년 교과 통합 수업이다. 5월 학급별 체험학습(5·18 민주화 운동 유적지 탐방 활동)과 연계한 거대 프로젝트로 이미 책이나 강의에서 여러 차례 소개한 바 있다. 필자는 이렇게 멋진 수업을 함께 만들고 실천 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면서 그 소중한 경험을 나누는 활동을 꾸준하게 해왔다.
5·18 민주화 운동 40주년을 맞이한 올 해, 80년 5월, 광주를 함께 기억하고, 수업 속에서 민주주의와 평화, 그리고 인권을 이야기 하고싶어 하는 전역모 선생님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다시 수업 이야기를 꺼내 보았다.
그 과정에서 10년 전 동료들을 생각했고, 그들과 함께 고민했던 ‘학교란 무엇인가?’ ‘좋은 수업이란? 배움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을 떠올렸다. 코로나 19 이후, 온라인 수업과 등교수업을 함께 준비하느라 분주하고, 혼란한 요즘 나에게 더욱 필요한 질문이고, 함께 해답을 찾고 싶다.
이 프로젝트 수업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계속되었고, 코로나 19가 아니었다면 올해도 진행되었을 장곡중학교 2학년 교육과정의 중심 수업이다. 3월부터 시작해서 짧게는 6월, 길게는 ‘진실을 위한 외침, 평화를 위한 실천’(수요시위 참여 수업)을 포함하여 12월까지 계속되는 장기 프로젝트이다. 그래서 이 수업은 2월 연수 때 2학년 교과 교사들의 마음 모으기 활동부터 시작하고, 매년 그 해 상황에 따라 다른 내용으로 만들어 갔다.그 이름처럼 한 걸음 더 나아가며 성장하는 프로젝트인 셈이다. 특히나, 올해는 5.18 민주화 운동 40주년 되는 해로 더 의미 있는 활동들을 계획했을 것이다. 본인은 2019년 광명시 소하중학교로 근무지를 옮겼기에 2014년 2018년까지 사례 중 오월 현장체험학습 관련 수업을 중심으로 이야기 할 것이다.
우선 이 수업은 혁신학교 (장곡중학교)의 특수한 조건에서 가능했다는 점을 인정한다. 사실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현장 체험학습을 2박 3일로 떠나는 경우가 드물고, 5월에 해설가와 함께 오월길을 걷기로 진행하는 사례는 더 적을 것 같다. 학교혁신과 수업혁신 그리고 전문적 학습공동체가 잘 운영되는 학교에서 집단지성이 함께 만들어낸 교과통합 수업인 셈이다.
그럼 지금부터 다양한 교사들의 살아 있는 생각과 경험들이 만나서 더 좋은 수업을 만들어낸 수업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장곡중학교 2학년 교육과정은 교과통합 수업이나 창의적 체험학습, 연계 자유 학기, 그리고 학기 말 프로젝트 수업 등이 학년 철학, 학년 교육과정 목표와 긴밀하게 연결된다.
그런데 2014년부터 학년 교육과정 목표가 ‘감성을 겸비한 사회적 실천인 되기’ 여서, 역사 교과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었고 당시 장곡중학교에는 정용택 교장 선생님이 계셨다. 덕분에 따뜻한 격려와 지지 속에서 역사과 중심의 수업을 기획하고 실천할 수 있었다. 이 통합 수업은 본래 2014년 봄 방학 2월 교직원 연수 때 2학년 교사들이 함께 기획했고 나는 역사 교사로서 함께 참여했다.
우리는 학교 교육 과정상 진행되는 2박 3일의 체험학습을 학년 교과통합 수업으로 진행하는 방법을 논의했다. 2학년 체험학습의 주제가 ‘역사’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역사과 중심의 교과통합 프로젝트 수업이 기획되었다. 그 당시에는 2학년 전체 10학급이 5월에 광주·전남지역으로 각각 다른 경로로 체험학습을 떠날 계획이었고 숙소는 공동으로 화순 지역으로 결정된 상황이었다.
이것이 교과통합 수업과 연결되면서 반별 체험학습 코스를 정할 때 이전 년도와 다르게 학년 전체가 공유 할 수 있는 역사 탐방 장소 2곳을 필수로 하고 나머지는 학급 특색에 맞게 자유롭게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공통 필수 코스는 2014년이 동학농민운동 120주년 되는 해라서 갑오년 동학농민운동과 관련한 유적지를 선정했고, 5월에 전남지역을 체험학습 간다면 광주를 뺄 수 없다는 생각에서 5·18 민주화 운동 관련 유적지를 필수 코스로 선정했다. 거기에 숙소가 화순 지역이어서 화순 운주사 ‘와불’ 이야기까지 들어가면서 학년 통합 수업 주제가 ‘새로운 세상을 향한 발걸음’이 되었다.
주제가 정해지자, 국어과의 참여시, 미술과의 민중미술이 자연스럽게 통합될 수 있었다. 거기에 음악과 내용 중 ‘세상을 바꾼 노래’라는 소단원이 있어서 함께 했고, 사회과에서 모둠별, 학급별 체험학습 코스 선정과 워크북 만드는 활동을 진행하고 모든 활동은 수행평가에 반영하겠다고 하면서 교과통합 수업이 구체화 되었다. 그런데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있었고 그 해 현장 체험학습이 전면 중단되었고새로운 세상을 향한 발걸음’은 계획을 수정해서 진행했다.
현장 체험학습 대신 창체 시간에 소설과 영화를 통해서 5·18을 만나고 역사 시간에 느낌이나 생각을 나누는 활동과 더불어 5.18민주화운동 역사적 사실을 공부했다. 이후 국어과 참여시 쓰기와 미술과 민중미술 활동, 영어과 음악과 공동 수행평가 등을 진행했다.
계획만 하고 실행하지 못한 아쉬움 속에서 2015년 ‘새로운 세상을 향한 발걸음’을 시작했다. 특히 2015년은 2학년 창의적 특색활동 시간 중 독서 시간이 늘어나는 장점을 최대한 살렸고 4월에 진행된 학년 프로젝트 4·16 프로젝트 ‘기억의 벽을 만들다’와 12월 창의적 체험활동 수요시위 참여 ‘진실을 위한 외침, 평화를 위한 실천’ 수업을 그 속에 담아 내면서 그 내용과 성과가 더욱 풍부해졌다. ‘기억의 벽을 만들다’ 수업도 매해 다른 형태로 진행한 수업으로 그 경험은 2019년 소하중학교 연계 자유학기 역사 시간에도 ‘기억을 기억하라’ 수업으로 연결되었다.
2015년 ‘새로운 세상을 향한 발걸음’은 2학년 10반 학생들이 5월 15일 광주 mbc 8시 뉴스에 나오는 일화를 포함하여 많은 이야기를 남겼다. 그 이야기들이 전설처럼 전해지면서 후배들이 현장 체험학습을 기대하면서, 더욱 진지하게 준비하고 참여 하는데 기여 했다.
녀석들은 자발적으로 민주화 묘역에 갈 때 교복을 챙겨 입고, 반별로 검은색이나 흰색으로 옷을 맞춰 입기도 했다. 이렇게 나름의 방식으로 그날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려는 아이들의 모습들은 민주 묘역에 가기 전에 희생당한 청소년들 이야기 찾아보기, 비문 읽어보기, 그리고 비문 닦기 봉사활동 등 해를 거듭하면서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고 실천하는 계기가 되었다.
장곡중학교 2학년(10학급, 2017년부터는 6학급) 5월 현장체험학습 필수 코스 중 5·18민주화 운동 관련 유적지는 2015년 1곳에서 2016년 이후에는 2곳으로 늘었고 주로 전남도청과 민주 묘역이 필수 코스가 되었다. 기록관이나 기타 유적지 탐방은 반별 자유 선택으로 진행 했다. 즉, 2박 3일 동안 장곡중학교 2학년 각 학급이 시간과 날짜를 달리하여, 5·18 민주 묘역과 전남도청을 찾아간다.오월지기 해설사님의 인솔 하에 15명씩 한 모둠으로 움직이고, 담임교사 부담임 교사가 각각 모둠 인솔을 지원한다. 나는 2015~2018년까지 인솔 교사로 참여했다. 유난히 뜨거운 날 많이 힘들어하는 녀석들을 다독여 가며 뜨겁게 오월을 체험했었다. 특히 2015년은 발걸음의 시작이라서 더 기억이 난다.
뜨거운 햇살 아래 민주의 문을 향해 걸어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그 아이들과 함께 오월길을 걸으면서 생각했었다. ‘내가 우리 아이들과 함께 ‘새로운 세상을 향한 발걸음’을 시작했구나. 그 길에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5·18 민주화 운동 관련 유적지에서 아이들의 진지한 태도는 해설사 선생님들의 칭찬을 통해서 전해지고, 가는 곳 마다 먼저 다녀간 장곡중 학생들 이야기를 해주셨다. 앞서간 다른 반 학생들의 흔적을 이런저런 방법으로 보고 들으면서 진행하는 체험학습은 따로 또 같이 뭔가를 함께 만들어 가는 것 같아서 참~ 좋았었다.
3. 우리 아이들이 만들어갈 ‘새로운 세상’
5월은 각 급 학교 현장 체험학습 기간이라 5·18 민주 묘역을 비롯한 민주화 운동 유적지에서 많은 학생을 만날 수 있었다. 유치원생부터 백발의 어르신들까지 이어지는 참배의 행렬을 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살아 있는 역사교육이 된다. 그 곳에서는 우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습을 함께 볼 수 있어 좋았고 그 모든 것이 역사 교사인 나에게 묵직한 감동을 주었다.
뜨거운 5월에 야외에서 해설사 선생님의 진지한 설명을 들으면서 진행되는 수업에서, 함께 집중·경청하기는 정말 어렵다. 그러나 아이들은 경청했고, 최선을 다해 함께 했다. 나름의 방식으로 그날, 그 사람들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했고 그 모습은 감동을 주었다.
감동적인 이야기들은 체험학습을 다녀온 후 진행하는 평가회 때 많이 나왔다. 아이들을 인솔해주신 해설사 선생님께서 눈물을 보이실 정도로 감동적이었던 아이들의 태도와 해설사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눈물을 보이던 남학생 이야기, 그리고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교과통합 수업 ‘새로운 세상을 향한 발걸음’ 덕분이라고 말해주는 동료들의 이야기들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현장 체험학습과 연계한 프로젝트 수업이기 때문에 체험학습 전과 이후 수업을 촘촘하게 연결하여 진행한다. 역사과의 경우는 체험학습 다녀온 다음 수업에도 큰 비중을 두고 답사 보고서 작성하기나, 청소년의 사회참여 활동, 연대의 사진전 등 진행했고 이를 수행평가에 반영하기도 했다.
이젠 수업 이야기를 마무리 해야겠다. 이 수업은 학생들이 우리 역사와 사회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는 감성을 가졌으면 좋겠고, 정의롭지 못한 세상과 사회를 향해 여럿이 함께 자신들의 요구들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어른으로 자랐으면 하는 장곡중학교의 2학년 교육과정 목표에서 시작되었다.
거기에 아이들이 사회참여나 실천 활동을 통해 지금보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건강한 민주시민으로 자랄 수 있도록 돕고 싶은 다양한 교과 교사들의 생각과 경험이 더해지면서 계속되는 수업이다. 코로나 19로 혼란한 상황에서 온라인 수업과 등교수업을 함께 준비하는 요즘 나의 수업 설계와 활동지에도 담아내고 싶은 생각들이다.
지면 관계로 다 하지 못한 이야기는 사진과 활동지로 대신하겠습니다.
1) 광주 및 전남 지역 답사 활동 사진
2) 활동 안내 자료
3) 2015, 2018년의 ‘새로운 세상을 향한 발걸음’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