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1 - 역사수업, 함께 궁리하고 더불어 성장하다

7.책이야기 - 서평1 : 박상미(울산 함월고) 선생님


책이야기 - 서평1


우리들의 역사 수업 공동체를 꿈꾸며

- 『역사수업, 함께 궁리하고 더불어 성장하다』 (윤종배, 책과함께)




1. 책 제목에 끌리다

이 책은 역사교육연구소의 분과인 ‘역사수업연구분과’에 소속된 선생님들이 2009년 2월부터 2019년 현재까지 약 10년간의 ‘수업연구공동체’로서의 활동과 성패과정을 책으로 엮어 낸 것이다. 내가 이 책에 끌린 이유는 올해 나 역시 울산역사교사모임(이하 울역모)에서 ‘수업연구팀’을 만들자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우리 모임이 그동안 이뤄낸 성과가 적지 않고 꾸준히 공부를 안 해온 것도 아니지만, 전국의 모든 모임의 고민이 그러하듯, 새내기 샘들의 니즈를 바로바로 충족해주지 못하는 건 아닌가 종종 고민되었다. 때마침 올해 울역모에 새로운 분이 4분이나 들어오셨고, 그 중 3분과 뜻이 맞아서 기존의 울역모 샘 1분과 함께 총 5명이 ‘수업연구팀’을 꾸리게 되었다. 우리 팀은 ‘당장 시급한 내일의 수업준비를 어떻께 해나가야 할까’에서 일단 출발하였다. 실은 그동안 나보다 훨씬 지식도 풍부하고 경험이 많으신 이른바 ‘수업천재’ 선생님들이 이런 모임을 만들고, 이끌어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었다. 그러나 큰 욕심을 버리고 서로 알아가고 배워간다는 의미로 맘을 다잡고 나니 그럼 ‘이제는 어떻게 해야할까’라는 고민이 생겼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을 보게 되었고, 큰 제목보다는 그 옆의 작은 제목 ‘역사수업분과 10년의 여정’에 끌려 읽게 된 것이다.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느낌은 ‘자부심 뿜뿜’이 묻어난다는 것이었다. ‘수업연구공동체의 지속성’을 이야기하면서(24쪽), ‘다른 수업연구공동체는 그러고 있지 않다’라고 했을 때 왠지 모를 반발심도 올라왔다. 당장에 내가 속해 있는 울산역사교사모임 내에서도 지금까지 3개의 팀이 지속적으로 이런 형태로 공부를 해왔고, 올해는 수업연구팀까지 추가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을 1/3 지점 넘게 읽어나가자, 그럴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0년간의 연구결과 및 수업 적용을 통해 꾸준히 결과물을 도출했다는 점(266~267쪽), 분과발표회, 답사, 세계수업연구학회에서 두 차례 발표까지 했다고 하니, 바쁜 학교생활을 하면서도 ‘정말 열심히들 하셨겠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책을 다 읽어갈 때 즈음 여기에서 말하는 ‘지속성’이 어떤 것인지도 충분히 이해하게 되었다.


2.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그렇다면, 이 책은 누가 읽으면 좋을까? 나는 이 책을 이런 분들이 읽으면 많은 아이디어가 샘솟지 않을까 생각한다.


1. 지역에서 교과 모임에 참석하고 있는데 막상 수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는 선생님들.
2. 수업연구회를 처음 조직하고 꾸려나가려고 하는 선생님들.
3. 초보 역사 교사로서 수업을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하나도 모르겠다는 새내기 샘들.
4. 나름 경력교사라 생각하지만, 어느 날 문득 ‘내가 역사수업다운 역사수업을 하고 있을까?’ 고민이 생긴 선생님들.
5. 기존의 역사 서술 패러다임에 싫증이 나 뭔가 새로운 시도를 갈망하는 선생님들.
6. 매번 같은 역사내용을 반복해서 가르치는 것 같아 자괴감이 드는 선생님들.
7. 역사교과 뿐 아니라, 타교과에서도 수업에 대한 다양한 고민을 하는 선생님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얻은 깨달음은,


첫째, 개방성이다. ‘수업연구공동체를 하면서도 자신의 수업을 스스럼없이 보여주기는 힘들다’(30쪽)는 말에 공감한다. 그래서 나도 학교 내에서 교사동아리를 만들면서 어설프지만 나부터 수업공개를 먼저 해본 적이 있다. 그러나 수업공개는 공개하려는 사람도 적지만, 공개된 수업을 보려고 오는 사람 역시 적었다. 이전 학교에서도 ‘문사철(문학,사회,철학) 융합 수업’이라고 하여 팀을 만들어 다양한 교과샘들이 함께 수업공개와 참관을 했고, 현재 학교에서는 올해 ‘수업동아리’를 만들어 역시 다양한 교과샘들이 학생들의 ‘배움이 일어나는 수업’을 위해 강사 초청도 하고, 수업공개도 했다. 그러나 지난 학교에서는 모임 샘들조차도 수업을 보러 오지 않았고, 올해 수업공개에서도 동아리원 외의 샘들은 오지 않았다. 좀 더 목적성이 있는 수업공동체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둘째, 수업연구공동체가 겪어야 될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래서 결과물이란 게 중요하구나’ 생각했다. 지난 10년간 수업연구분과로서 겪은 과정이 상세히 서술되어 있다. 수업연구팀을 만들어 꾸려나갈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 시행착오를 줄여줄 좋은 사례가 되는 것 같다.


셋째, 수업촬영을 하는 목적은 ‘잘된 수업’보다는 ‘자기수업 관찰’이란 점이다. 자기 스스로 계속 보는 것도 좋고, 수업공동체가 함께 관찰하고 논의하는 것도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이 책에서는 40쪽 ‘<표1,2.3> 수업보기의 원칙과 절차’, 152쪽 의 ‘<표 4.1.2> 역할분담식 수업관찰 사례’와 153쪽 ‘<표4.1.3> 수업 상황 종합기록표’, 156쪽 ‘<표4.1.4> 프로토콜 기반 수업 협의 : 서희의 외교협상수업’, 264~265쪽 ‘<부록4> 역사수업 보기 프로토콜’을 통해 수업 관찰이 어떻게 이루어지면 좋을지 양식과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이 부분은 타교과에서도 충분히 적용 가능할 것 같다. 요즘 내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의문점, ‘과연 나는 가르치고 있는데, 이 학생들은 배우고 있는 걸까’를 위해서라도 수업관찰은 필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넷째, 교사는 수업의 전문가라는 부분이다. 역사수업이 역사다워야 한다는 고민은 역사교사라면 한번쯤 할 것 같다. 이 책에서 소개된 역사수업을 함께 연구하고 실행, 관찰, 수정한 경험(50~185쪽)은 역사수업을 어떻게 꾸려나갈지 생각하게 하고, 나 혼자가 아닌 여럿이(책에서 말하듯 ‘수업친구’같은) 함께 했을 때의 장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책을 읽으며 ‘수업을 연구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를 느끼게 되었다. 외부에서 ‘교사’를 바라보는 시각과 달리 교사의 업무인 ‘학교업무, 학급운영, 수업’ 중에서 가장 순서가 뒤처지는 것이 수업인 경우가 많다. 수업 준비만 할 수 없을 만큼 학교에는 여러 일들이 많은 것이다. 그런데 이 ‘수업’ 부분이 자신이 생각하는 만큼 진행되지 않을 때 교사로서 자존감이 가장 떨어지는 것 같다. 교사로서 전문성을 가장 살릴 수 있는 게 수업인 만큼, 이 부분이 고민이 된다면 혼자 하기 보다는 여럿이 하기를 추천하고 있다. ‘수업연구회’를 하면서 교사는 ‘연구자로서 교사’의 정체성을 가질 수 있게 되고, 따로 또 같이 교사 개인의 개성이 묻어나는 수업을 하면서도, 함께 피드백을 하는 과정은 교사를 전문가, 반성적 실천가, 지식 창출자로서 자리매김하게 해 준다는 것이다.(44쪽)


또한, 이 책은 머리말에서도 저자 스스로가 밝혔듯이, 중등 역사수업 뿐 아니라 타교과, 타학년에서도 ‘수업연구’를 꿈꾸는 이들에게 대안을 제시해줄거라 생각한다(37쪽). 특히 3.1운동 수업에서 초등학교 선생님이 실시했던 ‘졸업식 만세 운동 역할극 수업’에서 초등학교 역사수업(85~93쪽)도 얼마든지 역동적으로 재밌게 할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이 활동지(237~241쪽)는 초등학교 뿐 아니라 중∙고등학교에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할 것 같았다.


다섯째, 역사는 학생들이 처한 현실과 지역성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83쪽 ‘바교사’의 질문처럼 학교설립자의 사진을 가리키면서 학생들에게 ‘저분이 (민족기록화 속에서) 어디에 앉아 계신가?’하고 묻는 부분처럼, 일상적으로 접하던 사실을 역사에 적용해본다면, 학생들은 역사 속 이야기가 ‘(먼 과거의) 조상님이 해낸 일’이 아닌 ‘(현재의) 나도 할 수 있는 일’이 되지 않을까.


3. 마지막으로


이 책은 표지의 깨알 같은 글에서도 밝혔듯이 성공담만 다루지는 않았다. 오히려 실패사례가 더 많은 것 같았다. 그러나 이 실패담을 통해서 다양한 수업환경과 다양한 수업의 대상자를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아이디어가 샘솟았다. 무엇보다 이 책은 마치 내가 이 분과원이 되어 함께 수업연구를 한 것 같은 착각도 들게 했다.

전국의 날고 긴다는 유명한 강사급 역사샘들은 오랫동안 자신만의 수업 스타일을 정련해 나가는 것을 봤다. 그러나 나는 막상 짜깁기처럼 이 방식, 저 방식 다양하게 써볼 뿐 ‘나만의 스타일은 없다’라는 조바심이 늘 생겼다. 50쪽에서 나오는 선생님들 간의 고민이 묻어나온 대화처럼 배움의 공동체, 거꾸로 수업, 하브루타, 액션러닝, 토의토론, 비주얼 씽킹 등 다양한 수업방식이 있지만, 역사수업을 역사수업답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여전히 물음표로 남아있는 것 같았다. 나는 학생들이 역사를 통해서 생각하는 힘을 기르게 하고 싶었는데, 이 책에서는 그걸 ‘중심질문’이라고 표현하면서 학생들을 역사가답게 읽을 수 있도록 수업을 구상하는 것을 보여주었다. 수업사례는 크게 2가지, ‘3.1운동’과 ‘고려시대사’를 보여주었다. 그 중 전자는 전교조 참실자료로 배포된 적이 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해야 할 거리가 늘어났다.


1. 학교급에서 이전 단계의 교과서 구비하기 (관련 : 108~111쪽)
2. 교육과정 다시 보기 (관련 : 131~136쪽)
3. 관련 책 많이 읽기 (관련 : 101~102쪽 주석에 달린 자료들, 254~255쪽)
4. 역사 사료 활용하기 (관련 : 82쪽)
5. 중심질문 찾기
6. 서로 배움이 일어나게 하는 학습지 구상하기
7. ‘울역모의 수업연구팀’을 앞으로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가.
8. 수업관찰 면밀하게 하기 (관련 : 123~130쪽)
9. 학교 수업동아리 선생님들과 수업관찰방법 얘기해보기(관련 : 152~153쪽)


다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은 ‘정답은 없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도 밝혔듯이 “어떤 수업방법도 역사수업에서 제기되는 문제를 단번에 해결해 줄 수는 없고, 특정수업 이론이나 방법은 ‘유력한’ 해결책일 뿐 ‘유일한’ 해결책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깊은 고민 끝에 자기 수업의 결에 맞게 점차적으로 혹은 부분적으로 수업 기법이나 방법을 녹여내는 것이 수업성장의 관건인 것이다(142쪽)”. 오늘도 나는 실패하지만, 또 100%의 모든 수업에 열정을 쏟아부을 수는 없지만, 단 하나의 단원에, 단 하나의 방법이라도 시도를 해보면서 성장하고 싶다.


/ 박상미(울산 함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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