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라는 나무, ‘동아시아'의 숲에서 바라보다

만나書 ③ : 웹툰작가 굽시니스트 인터뷰

>> 편집부 정리(담당 에디터 : 정겨울, 노슬아)


본격 한중일 세계사(위즈덤하우스)
동아시아사와 관련된 대중 서적은 그렇게 흔치 않다. 2018년에 동아시아사를 가르쳐야 하는 역사교사에게 반가운 책이 나왔다. 굽시니스트의《본격 한중일 세계사》라는 책이다. 굽시니스트 작가님의《본격 한중일 세계사》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그래서 이번 �역사교육� 126호의 ‘만나書’ 코너에서는 굽시니스트 작가님을 만나《본격 한중일 세계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하였다. - 편집부 -
'역사교육' 편집부는 웹툰작가 굽시니스트(김선웅)를 경기도 일산 모처에서 인터뷰를 하였다.

※굽시니스트는..

1981년 대전에서 태어나, 한국외국어대학교 포르투갈어과를 졸업했고, 성균관대학교 역사교육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굽시니스트라는 필명으로 2009년부터 《시사인》에서 〈본격 시사인 만화〉를 연재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박4모》, 《본격 제2차 세계대전》(전 2권), 《이이제이의 만화 한국 현대사》 등이 있고, 현재 《본격 한중일 세계사》(현 6권)를 집필하고 있다.




1. 굽시니스트, 역사교육 전공자에서 만화가가 되기까지.


역사교육 대학 시절 만화 동아리에서 활동했다고 들었는데요, 그렇다면 중·고등학교 학창시절에도 만화를 그리던 학생이었나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대학교 때 만화를 그리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굽시니스트 학교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연습장에 만화 그리는 학생 있지 않습니까? 인문계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예체능을 준비하지 않았지만, 야자시간에 만화를 그리면 학우들이 돌려보는 그런 학생이었습니다. 지금 학교에도 그런 학생 있지 않습니까?


역사교육 가끔 있죠.


굽시니스트 제가 예체능을 따로 준비하진 않았기에 대학교는 포르투갈어과를 갔고, 대학교 가서 포르투갈어 자체를 열심히 공부하지 않다 보니까 만화동아리를 열심히 하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2000년대 초중반 시절, 군대 전역 후 인터넷에 만화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올리다 보니 만화가의 길로 자연스럽게 가게 된 것 같습니다. 학부 전공을 망하고 취미였던 만화 쪽으로 더욱더 천착하게 된 경우 같습니다.


역사교육 중・고등학교, 대학교 때 그렸던 만화 소재가 어떻게 되나요?

굽시니스트 중・고등학교 때는 학우들을 캐릭터화해서 유치하지만 개그스러운 만화를 그렸던 것 같습니다. 대학교 만화동아리 때는 일본 만화 패러디를 했던 것 같습니다.


역사교육 그렇다면 인터넷에서 활동하실 때부터 ‘2차 세계대전’ 같은 역사만화를 그리게 됐나요?

굽시니스트 음- 2차 세계대전 만화를 그리게 된 것이 역사만화를 그리겠다기보단, 패러디를 위해 2차 세계대전을 선택한 것입니다. 당시 DC인사이드에서 패러디 만화가 유행했었거든요. 예를 들면 임진록 패러디 같은. 저도 패러디를 위해 2차 세계대전을 뼈대로 잡은 거지요.


역사교육 작가님께서는 역사교육을 전공했다고 알고 있는데, 교사의 길 대신 만화가의 길을 선택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만화가의 길에 확신이 있으셨나요?

굽시니스트 제 인생에서 진로에 대한 확신을 가졌던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대학원을 역사교육으로 가게 된 것도 일단 학부 전공이 망했으니 다른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도 제가 역사를 좋아했으니 역사교육 쪽 일을 하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지 않을까? 바람이 있어서 선택했죠. 다닐 땐 좋았죠. 그런데 역사교사 자격증이 나온다고 해서 역사교사가 되는 게 아니죠. 임용을 보든지 사립학교 교사가 되든지. 그런데 둘 다 힘들더군요. 생각해보면 저는 항상 뭔가 이 길이 힘들다 싶을 때 뚫고 나가지 못했어요. 학부 전공도 그렇고, 역사교사의 길도 그렇고. 그런데 만화라는 것은 저의 확신과 의지, 그리고 노력 없이도 그려지는 것이었습니다.

역사교육 (감탄) 만화에 재능이 있었고 적성에 맞았던 거네요.

굽시니스트 (깊은 생각) 만화는 사실 그렇게 치열하게 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공부라는 것은 치열한 면이 있지 않습니까? 임용고시 같은 경우는 상대평가이니 남을 이겨야 하죠. 근데 만화는 상대평가도 아니고 남을 이겨야 하는 것도 아니고. 일단 자기만족을 할 수 있으니. 그리고 만화를 그리며 인터넷에 올리다 보니 어느 정도 컨택이 돼서 용돈벌이 되는 일도 하였고, 조금씩 만화의 길로 빠져들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대단한 확신을 가지고고 만화의 길로 빠진 것은 아닙니다. 무 자르듯이 ‘만화가가 내 길이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습니다. (웃음)


역사교육 DC인사이드에서 만화를 올릴 때부터 사용했던 ‘굽시니스트’라는 필명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굽시니스트 2000년대 초반 인터넷에 댓글을 달 때 ‘굽신굽신’이라는 표현을 했던 것 같아요. 지금도 쓰는 것 같은데 ‘올드’한 느낌이 나죠. (일동 웃음) 그 당시에는 그렇게 올드한 느낌이 아니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굽신굽신’하는 사람은 ‘굽시니스트’가 된거죠. 정말 못 만들었죠. 제대로 생각하고 만들걸. (일동 웃음)



2. 한중일의 근현대사를 그리다,《본격 한중일 세계사》


역사교육 이제 본격적으로 책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본격 한중일 세계사》 집필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굽시니스트 이건 계기가 있습니다. 제가 제2차 세계대전 만화를 그렸을 때, ‘태평양 전쟁 부분이 소홀하다’라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태평양 전쟁을 만화로 그리려 했습니다. 그런데 태평양 전쟁을 바로 시작하려고 보니 중·일전쟁을 얘기해야 할 것 같고, 중·일전쟁을 얘기하려고 보니 일본 제국 얘기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일본 제국사를 구상으로 출판사에 얘기를 했고, 기획 회의 중에 ‘한중일 근대사’로 이야기가 됐습니다. 그런데 제목을 ‘한중일 근대사’라고 하면 안 팔릴 것 같아서 ‘한중일 세계사’로 하자. 그렇게 된 거죠. 그래서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판이 커진 느낌? 전혀 엉뚱한 물건이 나온 거죠.


역사교육 《본격 한중일 세계사》는 역사 만화책이지만 청소년보다는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 같아요. 책이 처음 발간되었을 때, 반응은 어땠는지요. 본인이 기대한 만큼의 반응이었는지.

굽시니스트 저도 반응이 궁금합니다. 실제 반응이 어땠는지. 딱히 세상에 큰 반향을 불러온 것은 아니었죠. 수많은 역사 교양서의 한 목록을 차지하고 있을 뿐. 제가 기대한 건 박시백 화백님의 책처럼 화제가 되고 티비에도 나오는 거였는데.. (일도 웃음)


역사교육 《본격 한중일 세계사》를 어떤 독자층이 꼭 읽어 주었으면 하는지 기대하시는 게 있나요?

굽시니스트 초등학생부터 노인세대까지 두루두루 읽었으면 합니다.(일동 웃음)


역사교육 《본격 제2차 세계대전》,《본격 한중일 세계사》과 같이 ‘본격’이라는 단어를 제목에 잘 쓰는데요, 어떤 이유가 있나요?

굽시니스트 제가 세상에 이름을 알린 만화가《본격 제2차 세계대전》이었는데요. 그 당시 DC인사이드에서 ‘본격’이라는 말을 자주 썼습니다. 예를 들면 ‘본격 핸드폰 수리하는 만화’, ‘본격 편의점 하는 만화’ 등이 있었죠. 그래서 저도 ‘본격’이라는 말을 썼습니다. 그다음에도 계속 ‘본격’을 붙이게 되면 본격적일 것 같아 사용하고 있습니다.


역사교육 《본격 한중일 세계사》를 보면 세세한 내용이 많습니다.(가령 태평천국 운동의 역사라든지 메이지 유신 전의 일본 정치사라든지) 그러한 내용을 어디서 찾는지, 집필하실 때 주로 참고하는 책이 뭔지 궁금합니다. 그 가운데 역사교사에게 추천할만한 책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굽시니스트 대중서들이 많아 나와 있죠. 한국어로 번역도 많이 되어있고. 우리나라 연구자분들이 책도 많이 써주시고. 중국사 같은 경우는 조너선 D. 스펜스가 유명하지 않습니까?《현대 중국을 찾아서》가 중요하지요. 그분이 태평천국 책도 썼습니다.《신의 아들 홍수전과 태평천국》입니다. 그 책 한 권이면 태평천국은 알파와 오메가가 되지요. 그다음에 하정식 선생님의《태평천국과 조선왕조》라는 책도 썼지요. 사실 도서관만 가면 책이 다 있지요.

그다음에 일본사 같은 경우는 이와나미쇼텐에서 낸《일본 근현대사 시리즈》가 있지요. 그리고 박훈 선생의《메이지 유신은 어떻게 가능했는가》도 있지요.

그리고 이런 책들을 읽다 보면 역사라는 것이 두리뭉실하고 쉽게 말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 너머에는 다이나믹하고 구체적이며 세세한 영역이 펼쳐져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역사에 이런 영역이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대중 독자들에게 알려주는 거죠. 우리가 쉽게 내뱉는 역사에 ‘세세한 것도 있어’라고 말을 거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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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육 《본격 한중일 세계사》를 보면 ‘썰’ 풀기 전의 프롤로그가 인상적입니다. 짬뽕, 포경사업, 면직물 이야기 등.. 이런 것들은 어떻게 구상하게 된 건가요?

굽시니스트 ‘짬뽕 이야기’ 같은 경우는 출판사에서 프롤로그 방식으로 들어가는 내용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제안으로 생각한 것입니다.

그다음에 ‘면직물 이야기’ 같은 경우는, 근대라는 이야기를 하려면 서양의 근대를 이야기해야겠죠. 그래서 여기서는 19세기 동양사람에게 가장 와 닿았던 것, 서양의 앞선 산업 문명을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면과 산업혁명’을 주제로 간단하게 깔고 들어간 거지요.

‘포경 이야기’도 미국이 일본으로 가게 되는 배경을 설명하는 거지요. (생각) 음 그 시대 배경을 작은 만화에서 완벽하게 얘기할 수 없지만, 대표적인 느낌이라고 할 때 적절하다고 생각해서 넣었습니다.


역사교육 저희는 이 부분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저희가〈세계사〉를 가르칠 때 어려운 점은 서양과 동양이 나누어져 있고, 이를 연결해주는 중간다리가 없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이 책은 이를 연결해주는 이야기가 풍부해서 참 좋은 것 같아요.

굽시니스트 (웃으며) 칭찬 감사합니다.


역사교육 《본격 한중일 세계사》를 보면 여러 나라 사람들을 동물로 표현할 생각을 했는지요? 가령 한국은 호랑이, 일본은 고양이, 중국은 판다 같이.

굽시니스트 사실 국가를 동물로 표현하는 것은 굉장히 오래된 전통입니다. 옛날 19세기 서양의 풍자화들이 있지요. 그런 전통은 오늘날까지도 내려오고 있지요. 시사만평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일반 만화 중에서는《캣쉿원》(고바야키 모토후미)이 유명합니다. 베트남전 만화인데, 베트남이 고양이, 미국 토끼, 일본 원숭이, 한국 진돗개, 프랑스 돼지 중국 팬더 등으로 표현하죠.


역사교육 《본격 한중일 세계사》를 작업하시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인물이 있었는지요. 소설이나 드라마로 별도 제작할 만큼 매력 있는 인물이나 이야기가 있으면 하나 소개해 주세요.

굽시니스트 태평천국 내용을 찾아보고 쓸 때 흥미로운 게 있었는데요. 태평천국과 관련 있는 서양인들 이야기입니다. 태평천국에 가담했던 린들리, 태평천국에도 가담했었고 태평천국 진압하는 용병단도 맡았던 버즈빈, 상승장군 고든이 있습니다. 린들리 같은 경우는 인류애적 이상이 있었던 사람이고, 버즈빈 같은 사람은 기회주의자였고, 고든은 이상이 있었던 사람이었지만 제국주의를 상징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이 세 외국인이 상징하는 바가 달라 재미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험 활극도 나올 수 있고요. 삼국지 스타일로 이야기를 확장하기 쉽고, 의미 부여도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역사교육 《본격 한중일 세계사》를 작업하시면서 만족스러운 점과 아쉬운 점이 있나요?

굽시니스트 (생각) 음, 만족스러운 점은 보시면 책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한을 두지 않고 무한정으로 다룰 수 있거든요. 하고 싶은 이야기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있지요. 그러한 점이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끝이 안 보인다는 거죠. (일동 웃음)


역사교육 아, 그러면 생각보다 권수가 늘어난 건가요?

굽시니스트 그렇죠. 계획대로라면 1911년까지 6권이면 끝나는 거였는데, 많이 늘어났죠. 그게 아쉬운 점이죠.

역사교육 《본격 한중일 세계사》는 어느 시대까지 다룰 계획인가요?

굽시니스트 A안과 B안이 있습니다. A안은 원래 계획대로 1945년까지입니다. 그런데 연재 속도가 현재 6권인데 1860년대이지 않습니까. 이 페이스대로 45년까지면 너무 길어질 것 같습니다. (웃음) 그래서 B안은 한일합방과 신해혁명으로 동아시아의 두 축인 한국과 중국이 망하는 즉 1911년까지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이후는 2부 혹은 후속작으로 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역사교육 《본격 한중일 세계사》는 한중일의 역사를 다룬다는 점에서 최근의 한일 관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책 같습니다. 작가님은 최근의 한일 관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굽시니스트 한일관계라고 하는 것은 늘 부침이 있었죠. 우리가 일본과 수교한지 55년이 넘어가는데 일본과의 갈등은 다반사였지 않았습니까? 다만 지금의 이슈는 전에 비해 조금 더 구체성을 띄는 것 같습니다. 옛날의 일본과의 이슈는 우리에게 이슈였지, 일본에게 이슈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일본이 우리를 어느 정도 인식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예전과 달라진 양상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역사교육 《본격 한중일 세계사》가 끝나면 다음 작품 구상은 어떻게 되나요?

굽시니스트 여러 가지 안이 있습니다. (웃으며) 아주 대중적이고 잘 팔리고 흥행하고, 드라마・영화, 로맨스・스릴러 등 물질적 부를 가져다 줄 수 있는 것. 만화가라면, 누구나 꿈꾸는 그런 영역. 어느 만화가나 가지고 있는 야심입니다. (일동 웃음) 하지만 역사만화를 계속해야 한다면은, 저도 역사 쪽을 하고 싶고. 우리나라에서 역사를 다루는 만화가들은 삼국지를 하지 않습니까? 저도 삼국지를 다뤄볼 생각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먼 미래라 어렴풋이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웃음)


3. 시사만화가, 굽시니스트에게 묻다.


역사교육 저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굽시니스트 작가님을 시사인을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2009년부터 하셨던 걸로 알고 있는데, 젊은 나이에 어떻게 시사인 만화가로 스카우트 됐나요?

굽시니스트 당시 시사인에서 독후감 만화를 그리시던 김태권 선생님이 그만두시자, 신호철 기자님이 인터넷에서 정치를 다루는 만화가가 있다며 저를 추천해줬습니다. 신호철 기자님은 제가 인터넷에 올리던 만화를 다 보시던 분이었죠.


역사교육 2009년부터 현재까지 시사인에서 시사만화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권부터 현 문재인 정권 시절에 해당하는데요. 집필 내용에서 망설여지는 내용이 있었던 경우는 없었습니까?

굽시니스트 망설였던 경우는 (생각) 최순실 사건 터졌을 때 다뤄도 될까 고민했습니다. 다른 매체들이 ‘비선실세’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을 때, 저는 확실한 윤곽이 잡힐 때까지 기다려보자고 생각했죠. 그때 보시면 최순실 사건을 다른 매체보다 조금 늦게 다뤘습니다. 간을 보느라 기다렸죠. (일동 웃음)


역사교육 시사인에서 연재하면서 가장 대중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작품의 내용을 소개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혹은 스스로 그리면서 즐거웠던 기억에 남는 작품?

굽시니스트 제가 좋아했던 화는 패러디가 잘 됐던 화이지요. 제가 시사인 작업을 할 때 쓸데없이 텍스트를 많이 쓰는 버릇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저는 만화가로서 미숙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가끔 시사만화가로서 어느 정도 패러디가 잘 됐다고 느낀 게 화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스타워즈 패러디라던가, 최순실 사태 때 ‘조제·호랑이·물고기’를 패러디. (일동 웃음) 그거는 지금도 ‘제가 잘했구나’라고 생각합니다. 즐거웠던 기억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교육 시사만화다 보니 최근 이슈를 다루고 있는데, 시사만화의 작품 구상 방법이 있나요? 그리고 그동안 그리기 제일 어려웠던 인물은 누구인가요?

굽시니스트 특별한 방법이랄까. 그냥 인터넷 뉴스 가운데 중요한 내용을 찾으며, 표제어들을 연습장에 씁니다. 또 그것들이랑은 관련 없는 최근 작품이나 패러디할 만한 작품을 찾아보죠. 이것들을 보이는 대로 쓰고, 연결이 되는지 안 되는지 브레밍스토밍을 하며 끼워 맞추는 방식으로 작업합니다.

그리기 어려운 거는 (생각) 캐리커쳐라는게 표정이 풍부하고, 특징이 잘 나타나면 그리기 쉽죠. 이명박 전 대통령 같은. (일동 웃음) 그리기 어려운 분은 주름살도 많지 않고, 표정도 풍부하지 않은 분이 힘들죠.


역사교육 박근혜 전 대통령이요?

굽시니스트 아, 박근혜 전 대통령은 뽀글 파마도 있어서 누가 그려도 알아볼 수 있는 아이콘화가 되신 부분이 있습니다. 지금 그리기 어려운 사람은 황교안 대표가 있습니다. 표정이 풍부하지도 않고, 웃을 때의 특징도 잡아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럴 때는 캐리커쳐가 머리 모양에 의지하게 되는데 이번에 삭발까지해서 어렵습니다. (일동 웃음)


역사교육 한 회 만드는데, 얼마나 걸리나요?

굽시니스트 시사인 만화는 수요일 밤부터 목요일 저녁시간 때까지 그리죠. 20시간 정도 걸려요. 《본격 한중일 세계사》는 토요일 밤부터 화요일 저녁까지 합니다. (일동 탄식)


역사교육 아, 그러면 토요일 밤부터 목요일 저녁시간까지는 계속 작업하시겠네요.

굽시니스트 일하는 시간은 많은데, 노동 생산성이 높지 못한거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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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그밖의 질문들


역사교육 마지막으로《본격 한중일 세계사》를 읽는 독자들에게 어필을 한다면?

굽시니스트 현대 사회에 우리가 바쁘게 살아가지만, 그 와중에도 여유로운 취미도 하고 그러는데, 그 취미 가운데 ‘역사를 즐긴다’라는 고상한 영역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 걸 즐긴다’라고 할 때, 이거를 즐겨 주신다면 어떻게 씁니까? 나름 파란만장하고 실제로 있었던 중요한 이야기들.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유롭게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역사교육 작가님이 기억하는 중고등학교 때 역사 수업은 어땠나요?

굽시니스트 제가 중고등학교 때는 인터넷이 발달했던 때가 아니었습니다. 그땐 역사선생님이 자신감 넘치게 수업했던 같아요. 선생님 말씀이 진리였어요. (일동 웃음)


역사교육 학창 시절에 읽었던 역사책은 무엇이 있었나요?

굽시니스트 고우영 선생의 초한지, 삼국지 등을 읽었습니다만, 그밖에는 잘 기억이 안 나네요. (웃음)


역사교육 마지막으로 역사교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굽시니스트 (웃으며) 역사교육 전공자로서 지금 교단에 서 계신 역사선생님들을 엄청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역사라는 것은 인간의 기억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역사선생님들은 인간의 뇌 안의 기억을 담당하는 세포 역할을 하고 있는 거지요. 그리고 우리의 정체성은 머릿속에 기억으로 성립되어 있습니다. 한마디로 우리의 정체성을 역사선생님들이 형성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역할이지요. 제가 가지 못했던 길을 열심히 가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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