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의 글(127호)
‘2020’을 앞두고 있습니다. 연식(?)이 드러날 수 있다는 걸 무릅쓰고 애니메이션 ‘2020년 원더키디’를 떠올립니다. 2020이라는 숫자는 당시 어렸던 제게 머나먼 시공간 그 자체였습니다. 과학의 날 상상화에 담을만한 시기였던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조지 오웰은 전체주의의 위험과 통제사회를 경고한 소설 <1984>은 1949년에 출간하였습니다. 조지 오웰의 1984년이 그러했듯이 우리에게 2020년도 그러한 느낌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그런 2020년을 앞둔 2019년의 겨울이라니 마음이 싱숭생숭 합니다. 2010년대를 마무리하는 <역사교육> 편집부도 회원 선생님들께 보다 도움이 되는 회보를 만들었는지에 대한 반성으로 한해를 갈음하고자 합니다. 전국역사교사모임과 <역사교육>에 대한 많은 지지와 성원을 앞으로도 부탁드립니다.
이번 호에서는 차례대로 회보의 풍성한 구성을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사는이야기’에서는 늘 그랬듯 모임의 생기로운 활동과 우리 주변의 깊은 주제의 이야기들을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서울 북촌을 돌아본 하루답사 참가기, 큰 호응을 얻은 러시아사 직무연수의 후기, 전역모의 어울마당격인 행사 ‘역사교사의 날’ 후기 등을 읽어보시면 전역모의 역동적인 에너지와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깊은 이야기들도 있습니다. 올해 체계적인 연수를 운영하며 모임의 내실 있게 이어온 부산역사교사모임에서는 ‘역사부정’이라는 주제로 강성현 교수와의 집담회를 열었습니다. 해당 내용을 충실하게 정리한 글을 보내주셔서 회보에 싣습니다. 선생님들이 좋아하시는 고정 코너 ‘장콩 선생님이 만난 팔도 역사교사’에서는 배성호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월간 배성호’라 할 만큼 왕성한 활동력을 보여주시는 선생님의 이야기에서 큰 에너지를 받으시길 바랍니다. 똥굴레교사의 작은이야기도 한 결같이 여러분들을 찾아뵙니다.
2019 겨울호의 ‘기획’은 ‘세계사 교육’입니다. 2018 역사과 개정교육과정에서는 중학교 ‘역사1’을 세계사 내용만으로 구성하는 등 세계사 교육에 대한 강화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학교 별로 교육과정 상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2021년부터 각 학교의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은 <역사1>라는 이름의 ‘세계사’ 수업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에 세계사 수업에 대한 역사교사들의 고민도 더불어 깊어지게 되었습니다. <역사교육>은 이러한 고민을 담아 세계사 교육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특별 대담을 마련하였습니다. 큰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이밖에도 ‘특집’도 주목해주세요. 역사교육연구소와 전국역사교사모임이 함께 준비한 ‘역사교사, 교육과정을 디자인하다’ 행사 9차, 10차(마지막 행사)의 후기를 통해 현장의 열정과 선생님들이 나눈 고민도 엿보시길 바랍니다.
이번 호 수업이야기도 참 풍성하네요. 손석영 선생님께서는 아이들의 수업에세이를 나눔 해주셨습니다. 손 선생님의 의미 있었던 수업에 대한 아이들의 예리한 시선을 들여다보실 수 있을 겁니다. 열정이 가득했던 ‘역사교사의 날’에서 발표되었던 박혜정, 박중현 선생님의 수업사례는 올 겨울호의 백미입니다. 현장의 열정을 지면에서 고스란히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젊은 교사들의 고민과 마주할 수 있는 ‘고민보다GO’! 김현진 선생님의 깊은 글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역사이야기’에서는 역사학자와 만나 나누는 심층 대담, ‘역사교사가 묻고 지성이 답하다’ 2탄이 실렸습니다. 2탄의 주인공은 유용태(서울대학교) 교수님입니다. 동아시아사의 권위자이자 현장의 역사교육에도 고민이 깊으신 유 교수님과의 대화를 많은 역사교사 선생님들과 나눌 수 있어 편집부는 행복함을 느낍니다. 교사 시절 전국역사교사모임의 회원이시기도 했던 유 교수님과의 대화를 지면에서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책이야기’에서는 <면화의 제국>에 대한 강기웅 선생님의 서평, <여성의 눈으로 본 한일 근현대사>에 대한 ‘현직 고등학생’인 김하늘 학생의 서평이 실렸습니다. 저자와 만나 대화를 나누는 <만나書> 3탄의 주인공은 ‘굽시니스트’입니다. 굽시니스트는 높은 수준의 역사 관련 저작물로도 역사교사들의 큰 호감을 얻고 있는 작가입니다. 생생한 대화를 통해 ‘신비주의 작가 굽시니스트’의 내밀한 이야기를 들여다보시길 바랍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책 <1984>와 애니메이션 ‘2020 원더키디’를 다시 떠올리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두 작품은 당시 먼 미래였던 1984년과 2020년을 모두 디스토피아로 묘사했습니다. 미래를 암울하게 묘사하고자 하는 것이 단순한 회의나 절망의 표출은 아닐 것입니다. 그것은 현실의 문제를 자각하고 앞으로의 희망적인 미래를 도모하는 우리의 역설적 소망이 아닐까요. 정치와 사회가 어둡고 교사로서의 우리의 삶은 2019년도에도 팍팍했을지 모릅니다. 우리의 내면에서 외치는 희망과 소망의 언어에 귀를 기울였으면 합니다. 2019년을 보내고 2020년을 맞이하시면서 밥 말리의 ‘No Woman, No Cry(1975)’를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마지막 후렴구를 함께 되뇌면서 말이죠. Everything's gonna be alright?
※ 드리는 말씀 : 이번 겨울호도 통상적인 발간 기일을 훌쩍 넘겨 많이 늦어졌습니다. 전국역사교사모임의 회원 선생님들의 격에 맞는 좋은 회보를 만들기 위함이라고 말씀드리기엔 너무도 송구스럽습니다. 마감은 회원 여러분들과의 약속이니까요. 2020년에는 양질의 <역사교육>으로 제때 찾아뵐 것을 다짐합니다. 감사합니다!
>> 2019 겨울호 127호 목차
✤ 편집자의 글 : Everything's gonna be alright
✤ 편집부원 이야기
Chapter 1 모임소식
008 전국모임 소식을 알려드립니다 ✽편집부 정리
013 활발한 지역모임 소식 ✽편집부 정리
031 제8회 전국 중・고등학생 역사책 읽기대회 심사를 마치며 ✽역사책읽기대회 심사위원회
Chapter 2 사는이야기
051 하루답사 참가기 : 서울 도심에서 3.1운동의 흔적을 찾다 ✽이아린
057 직무연수후기 : 미지의 나라 “러시아” 역사 다시 보기 ✽이이슬
060 역사교사의 날 후기 : 역사교사들의 열정, 경계를 즐겁게 넘나들다 ✽박지란
066 ‘�반일종족주의�, 인헌고 사태’를 마주한 사회학자와 역사교사들의 좌담회 ✽강화정 정리
080 장콩 선생이 만난 팔도 역사교사 6 : 초등역사교육의 지평을 넓히고 있는 배성호 ✽장용준
090 똥꿀레 교사의 작은 이야기 28화 : 그 쓸쓸한 겨울날 ✽한민혁
Chapter 3 기 획 역사교사 4인의 세계사 교육 특별대담
092 세계사 수업과 교육과정 어제-오늘-내일을 말하다 ✽ 편집부 정리
Chapter 4 특 집 역사교사, 교육과정을 디자인하다
106 다양한 역사과 선택과목을 상상하다 ✽김은미
109 대단원의 막, 새로운 역사교육을 위한 약속 ✽편집부 정리
Chapter 5 수업이야기
114 학생이 쓴 수업에세이 : 과거와 현재의 논쟁이 만나다 ✽류승현, 정선우 학생
128 논쟁적 역사수업, 세계 역사에서 길 만들기 ✽박혜정
156 갈등을 넘어 평화로 - 한일 갈등 수업 어떻게 할까? ✽박중현
169 고민보다Go! : 걱정만 하긴 꽤 젊은 교사들의 수업 에세이 나의 수업이, 나의 학생들에게 ✽김현진
Chapter 6 역사이야기
173 대담:역사교사가 묻고 지성이 답하다 2-유용태 교수:자기완결적 역사서사를 깨는 힘, 연관과 비교
✽편집부 정리
Chapter 7 책이야기
187 서평:자본주의의 새로운 역사 ✽강기웅 �면화의 제국�, (스벤 베커트, 휴머니스트, 2018)
190 서평:한・일 여성이 살아낸 근현대의 역사 ✽김하늘 �여성의 눈으로 본 한일 근현대사�, (한일여성공동역사교재 편찬위원회, 한울아카데미, 2011)
194 만나書:‘한국사’라는 나무를 제대로 관찰하기 위해서 ‘동아시아’라는 숲을 바라보다. ✽편집부 정리
�본격 한중일 세계사�, (굽시니스트, 위즈덤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