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 혁명,
어떻게 가르칠까(1/2)

‘초협력교실’ - 교사와 연구자가 함께 기획한 수업 이야기

수업이야기 >> ‘초협력교실’ - 교사와 연구자가 함께 기획한 수업 이야기

①화(봄호) – 기획과 고민 : 4.19 혁명 수업을 고민하다
②화(여름호) – 협력과 실천 : 게재 예정


≫ 오도화(경남 태봉고)


편집자주] 신설 코너 <초협력교실 – 교사와 연구자가 함께 기획한 수업 이야기>는 역사 교사와 연구자 간의 소통을 통해 함께 만들어가는 수업 이야기입니다. 2회에 걸쳐 역사교사가 수업을 기획하고, 준비하며, 성찰하는 여정을 세심하게 담으려 합니다. 이 과정에서 연구자와 경력 교사의 조언도 함께 담을 예정입니다. 코너 <초협력교실>에서 2020년 봄호-여름호를 통해 함께 고민해 볼 수업은 올해로 60주년을 맞은 4・19 혁명 특별 수업입니다. 편집부는 혁명의 단초를 열었던 ‘마산’을 품은 경남의 역사 교사에게 수업 기획을 제안하였으며 협력할 연구자와 교사들을 섭외하였습니다.

오도화(경남 태봉고) 선생님은 4・19 혁명 수업을 기획하고 실천하는 과정을 공유하기로 마음을 내어주셨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반도 냉전사 연구자인 홍석률 교수님(성신여대 사학과)와 배성호(서울 송중초) 선생님이 함께해 주실 예정입니다. 독자 선생님들의 기대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1. ‘4·19 혁명’ 특별 수업을 고민하다


2020년은 4·19 혁명 60년이 되는 해이다. 막연히 ‘올해 4·19 혁명은 좀 더 의미 있는 수업을 만들어 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전역모 편집부에서 연락이 왔다. 4·19 혁명을 주제로 ‘수업 이야기’에 쓸 신설 코너를 만들었는데 경남 모임의 선생님들이 참여해 줄 수 있냐는 내용이었다. 수업 진행 교사의 수업 기획안을 봄호에 게재하고, 수업 진행 전에 경력 교사와 연구자의 피드백을 받아 수업을 진행한 후, 여름호에 검토글과 수업 진행 교사의 실제 수업 내용 및 수업 후 성찰 원고를 게재하는 기획안이었다. 이 내용을 가지고 경남 모임 선생님들과 논의를 했는데 안타깝게도 대부분 전근대를 가르치거나 학교에서 맡은 일이 많아 참여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결국, 수업 내용과 진도에 부담이 없는 대안학교에 근무하는 내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2. 어떤 수업을 만들지?


수업을 구상하면서 지금까지 했던 4·19 혁명 수업을 되돌아보았다. 마산과 창원에서 근무를 하는 지역적 특성으로 4·19 혁명 보다 3·15 의거에 초점을 맞춘 수업을 했었는데, 솔직히 6-7년 정도 같은 자료를 가지고 비슷한 내용을 되풀이했던 것 같다. 그동안 4·19 혁명 수업에 대한 고민이 너무 부족했던 것이다. 그럼 이번에는 어떤 수업을 만들까? 수업에 대한 고민을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정리해 보았다.

①현재 우리의 삶과 어떻게 연결 지을 수 있을까?

우리 현대사에서는 시민들의 단결된 힘으로 부도덕한 권력자를 쫓아낸 2번의 기억이 있다. 첫 번째가 1960년의 4.19 혁명, 두 번째가 2017년의 촛불혁명이다. 학생들에게 4·19 혁명은 자신들의 삶과 동떨어진 먼 과거의 일이지만 촛불혁명은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자신들의 역사이기도 하다. 함께 수업할 현재 고1 학생들이 초등학교 6학년~중학교 1학년 사이에 있었던 일이기에 분명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것이고, 부모를 잘 만난(?) 일부 아이들은 촛불 시위의 현장을 직접 경험해 보기도 했을 것이다. 1960년의 4·19 혁명이 우리 역사의 많은 부분을 바꾸어 놓았듯이 2017년의 촛불혁명도 우리 역사의 많은 부분을 바꾸어 놓았다. 특히 2017년의 촛불혁명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4·19 혁명을 통해 촛불혁명의 기억을 떠올리고 현재 우리의 삶을 고민해 볼 수 있는 수업을 만들고 싶었다.


②학생들은 어떤 역할을 했을까?

4·19 혁명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학생들의 역할이다. 4·19 혁명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대구의 2·28 민주운동도 고등학생들의 시위로 시작했으며, 마산 3·15 의거의 희생자 다수가 학생들이었고, 3·15 의거의 상징과 같은 인물인 김주열 열사도 당시 마산상고 입학을 앞둔 학생이었다. 그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 있는 학교의 학생들이 성명서를 발표하였고 학생회를 중심으로 조직적인 시위를 일으키기도 하였다. 그 당시의 학생들은 어떤 마음으로 그런 행동을 하였을까? 지금의 학생들은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당시의 학생들과 지금 학생들의 생각이 다르다면 왜 이렇게 되었을까? 아이들에게 이런 고민을 던져 줄 수 있는 활동이 포함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③4·19 혁명은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역사적인 사건을 가르칠 때, 사건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그 원인과 결과를 구조화시켜 잘 전달하는 것에 치중했었던 적이 있었다. 그런 수업은 역사적 지식과 연대기 파악력을 기르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그 시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의 숨결을 느끼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4·19 혁명을 지식적인 측면에서만 접근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어떤 일이 있었느냐는 내용과 함께 4·19 혁명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구체적인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4·19 혁명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었고 우리 주변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는 것, 때로는 그런 평범한 사람들과 그 가족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기도 했다는 것을 수업에서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로 인해 현재 우리의 삶이 달라지게 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수업을 만들고 싶었다.


이런 고민을 가지고 4·19 혁명을 주제로 2차시 수업을 디자인해 보았다.


3. 1차시 수업안


◆도입: 촛불혁명(박근혜 대통령 퇴진운동)의 기억 나누기
◆3월 15일 시위 현장에서 죽임을 당한 학생들에 대한 이야기
◆모둠활동 1. 3·15 부정 선거에 저항하는 시위 계획 및 구호 만들기
(각 학교 학생회장단 가상 모임)
◆모둠활동 2. 부산고등학교 학생들이 작성한 ‘동포에게 호소하는 글’ 전문을 읽고 마음에 와 닿았던 구절에 대한 소감 나누기
◆정리: ‘내가 그 당시의 학생이었다면 3월 15일 이후 어떤 행동을 했을까’에 대한 생각 나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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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차시 수업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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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평가


2차시 수업의 마무리가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바꾸고 싶은 것’에 대해 모둠별로 한 가지씩 선정하고 그것을 가지고 학급 전체가 토론하여 한 가지를 선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수업을 끝내기는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바꾸고 싶은 것을 한 가지 정했으면 어떻게든 행동으로 옮겨봐야 하지 않을까?’, ‘그냥 하라고 하면 잘 안할테니 수행평가와 연계시키자.’ 그런 고민 속에서 수업의 마무리로 ‘실천하기’를 수행평가 과제로 제시하면 좋겠다고 생각하였다.

개인 또는 모둠으로 나누어서 각자 하고 싶은 실천 방안에 대한 계획서를 작성하고, 구체적인 실천 내용을 보고서에 기록하도록 하여 평가를 하는 것이다. 비슷한 수행평가를 작년에도 해 봤는데 꽤 많은 아이들이 의미 있는 실천을 했었다. 역사를 머리로만 아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고 그것을 자기 삶에서 실천하며 배운 내용들을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하기를 바라며 수행평가를 구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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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다시, 아프다...


배움의 공동체 공개수업을 하며 사전 컨설팅을 받아 보았지만, 실제 수업을 하기 전에 수업 내용과 활동지를 많은 사람에게 공개하는 것은 처음이라 준비하는 시간 동안 계속 부담이 되었다. 공개수업이라면 다른 반에서 먼저 수업을 해 볼 수 있으니 나의 상상력과 현장과의 간격을 최대한 좁힐 수 있는 기회가 있다. 하지만 머릿속으로 생각만 했고 실제 현장에서 적용해 보지 못한 수업과 활동지를 공개하려니 마치 맨몸으로 거리는 활보하는 것 같이 부끄럽기도 하였다. 그래도 전문 연구자와 경험 많은 선생님의 피드백을 받으면서 수업을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 기대되기도 한다. 사실 현재 구상한 수업은 아직 미완성이다. 특히 4·19 혁명에서 중·고등학생들의 조직된 시위 모습에 관한 구체적인 사례나 4·19 혁명에 참여하였던 학생들의 4·19 혁명 이후 삶의 모습 등은 아직 자료를 찾지 못했다. 이런 내용은 전문 연구자의 도움을 받고 싶다. 그리고 도움을 주실 선생님으로부터는 전체적인 수업 디자인에 대한 조언과 좀 더 의미 있고 재미있는 모둠 활동 아이디어에 대한 도움을 받고 싶다.


2019년은 일제 강제 징용 배상 판결에 따른 한·일 갈등, 3·1 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으로 인해 다양한 행사와 특별 수업이 있었다. 나 또한 역사 교사로서 여러 행사에 참여하였고 특별 수업을 준비하였다. 독립운동이나 강제 징용,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한 수업을 준비하면서 참 많이 아팠다. 유관순이 갇혀 있었던 서대문 형무소 8호실의 고통이 보였고, 김복동 할머니의 처절한 외침이 들렸고, 윤봉길의 짧은 삶이 느껴졌다. 어렸을 때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내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는데 이제는 그저 아프다. 부모 잃은 유관순의 모습이 참 아프고, 아비 잃은 윤봉길의 어린 자녀들의 모습이 참 아프고, 자식 잃은 안중근 어머니의 편지가 참 아프다.

4·19 혁명 수업을 준비하면서도 참 아팠다. 그리고 수업을 함께 할 아이들에게도 그런 아픔을 줄 것 같아서 마음이 무겁다. 그래도 1960년에는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지만 2017년에는 아무도 죽지 않았다. 언젠가는 촛불을 들 필요가 없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그런 희망을 가지고 아픔과 희망을 함께 공유하는 역사 수업을 준비해야겠다. 그 아픔이 현재에도 되풀이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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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수업안을 살펴보신 두 전문가(홍석률 교수, 배성호 선생님)의 검토안을 첨부합니다. 오도화 선생님의 수업에 대한 일종의 답장편지 같은 것인데요. 홍석률 교수님께서는 학자로서 4.19 혁명에 대한 새로운 자료를 발굴해서 정리해주셨고 배성호 선생님께서는 4.19 수업을 실천해보신 경험을 담아 애정어린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두 분의 피드백을 받아 실제 아이들과 나눈 수업 이야기는 여름호에 연재된 초협력교실 2화에서 만나보실 수 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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