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에 관한 생각(館)
책을 많이 읽는 것과 기억력은 비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다르겠지만 사람을 '망각의 동물'이라고 오래전부터 이야기해 오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읽었던 내용, 경험했던 것을 모두 기억을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했을 때도 있었다. 특히, 시험공부를 했을 때가 가장 간절하고 절실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기록이 중요한 것 같다. 일기 형태든, 메모 형태든 그동안 기록하는 습관을 강조해 왔고, 기록을 통해 허공에 떠돌던 잔상들을 잡아채서 넣을 수 있다는 것도 당연한 것이다. 다만, 하루에 처리해야 하고, 접근해야 하는 정보의 양이 과포화 상태라면, 모든 것을 전부 기록하면서 살 수는 없을 것 같다. 꼭 필요한 내용만 기록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가끔 나는 내 수첩에 적은 메모를 유심히 볼 때가 있다. 주로 키워드 위주로 적혀 있는 패턴을 보곤 하는데, 사실 잘 이해가 안 되는 메모도 있긴 하다. 그럴 때마다 '조금 더 디테일하게 적어둘 걸 그랬다.'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단서가 될 만한 내용을 조금 더 적었더라고 한다면, 언제 다시 그 메모를 접하게 된다고 할지라도 그때 느낀 감정과 생각들을 상기시키는 데에 큰 역할을 하게 될 텐데, 사실은 그렇지 않아 스스로가 답답해할 때가 있다.
"기록을 할 때에는 단서가 될 만한 키워드 몇 개를 더 보완해서 적어야 한다"
그리고, 기록을 할 때에는 아무 데나 갈겨 적다 보면 메모지를 분실하거나 소홀히 관리하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나만의 수첩, 자신만이 아끼는 메모지 또는 다이어리를 항시 들고 다니는 것도 좋을 것이다. 여기저기 중구난방으로 적은 기억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에 스러져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기를 쓰거나 사진을 찍는 사람에게는 분명 남는 게 있다. 과거를 회상하고 사유하는 데에는 그만한 단서가 없다고 본다. 그러나 그것도 루틴 하게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늘 마음을 흔들리게 하는 것은 귀차니즘이다 보니 하겠다고 마음먹었어도 쉽게 무너지는 게 또 사람의 마음이 아니겠는가 싶다. 꾸준히 글을 쓰고, 메모하고, 사유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주어지지는 않는 것 같다. 아니, 그 기회는 언제든지, 누구에게든지 주어지지만 그것의 참맛을 아는 것은 소수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천재도 노력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노력하지 않은 삶에 대가를 바라는 것은 과욕인 것 같다. 기록을 통해 삶의 조각들을 모아나가며, 그때에 느낀 감정들과 시선, 태도들을 조금씩 주워 담다 보면 궁극적으로 우리가 얻고자 하는 삶의 지혜를 조금은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기록하는 삶. 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