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을 딛고 선다는 것은
늘 무게를 감당한다는 뜻이었다
돌처럼 무거운 날도 있었고,
빛 한 점 스며들지 않는
어둡고 짙은 날도 있었다
그러나 내발 아래,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올려다보면
저 하늘 끝과 닿아있는 길이 보인다
그 길은,
지금 내가 딛고 있는
이 땅 위에 있지 않으며
마음이 따라가는 길 위에 놓여 있다
아직 누구의 발자국도 새겨지지 않은,
순결한 길 위로 내 마음을 먼저 옮기리라
그것은 곧
내 안의 어둠을 지나
세상의 빛으로 나아가는 이로움이다
그 길을 기쁘게 걷는 나의 모습을 상상하면
나는 조금 더 가벼워지고, 조금 더 높아진다
그것이 위로이며, 위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