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나만의 시어, 문체는 기술이 아니라 태도

by 시 쓰는 소년

책을 읽다 보면 작가 특유의 사유가 짙게 묻어나는 지점과 마주하게 된다. 특이한 단어의 사용, 작가만의 분위기, 고유한 어체.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곰곰이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결을 지니고 있다. 시 역시 그러하다. 시라는 장르는 특히 작가의 감성과 태도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영역 중 하나다.


독특한 제목이 시선을 끌듯, 자기만의 시어를 품은 시는 자연스레 눈길을 붙잡는다. 그러나 우리가 정확한 의미를 알지 못한 채 막연한 느낌만으로 사용하는 단어들은 의도한 바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거나 그 감각을 온전히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시인은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를 알고, 그 단어가 놓일 자리를 가늠할 줄 알아야 한다.


독특한 나만의 시어는 단번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독서를 통해, 꾸준하게 사전을 찾는 과정을 통해 단어의 정확한 의미를 확인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기에 더해 중요한 것은 메모하고 기록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발견한 말은 붙잡아 두지 않으면 쉽게 사라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말한다. 우리나라가 6·25 전쟁 이후 재건의 과정에서 최초보다는 이미 앞서 나간 산업과 기술을 참고해 기반을 다져왔던 것처럼, 시 역시 먼저 쓰인 언어를 통해 배우고 익히는 시간을 거친다. 그 과정 속에서 끊임없는 고민과 탐구가 쌓였기에 지금의 독자적인 기술과 언어가 가능해졌다고 생각한다.


시어를 찾고 활용하는 일 또한 다르지 않다.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는 어휘에 주목하고, 필요하다면 메모하고 기록해 언제든 다시 꺼내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단어는 금세 잊힌다.


독특한 문체는 '다르게 쓰려고 애쓸 때' 만들어지기보다 '같은 단어를 오래 바라보는 태도'에서 생겨난다. 국어사전에 실린 말들은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지만, 같은 단어라도 그것을 바라보는 시인의 태도와 의도에 따라 전혀 다른 시가 된다.


시인은 단어가 놓일 가장 적절한 위치와 맥락을 끝까지 바라볼 줄 아는 눈을 가져야 한다. 같은 단어를 쓴다고 해서 같은 시를 쓰는 것은 아니다. 겉모습을 흉내 낼 수는 있어도 그 언어가 온전히 자신의 것이 되는 일은 전혀 다른 문제다. 독특한 시어를 찾는 일은 분명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독서 안에서, 시를 읽고 쓰는 과정 속에서 각자의 언어는 분명 발견될 것이라 믿는다.


나 역시 그러한 과정을 통해 '시인 아무개'라는 정체성을 찾아가려고 노력한다. 우리 모두가 자기만의 언어로 좋은 결실을 맺는 2026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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