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피한 하루가 해피한 하루인가요?

by 시 쓰는 소년

살다 보면 마주하기 싫은 일들이 생긴다. 해야 할 일을 미루고, 누군가와의 갈등을 외면하고, 마음속 불편한 감정을 외면한 채 하루를 보낼 때가 있다. 처음엔 그것이 편안함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회피는 결코 진짜 행복을 주지 않는다.


시험이나 큰 일을 앞두고도 불안한 마음에 시작하지도 하지 못하고,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몇 시간씩 보는 하루를 보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잠깐은 즐겁다. 하지만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면 불안감이 다시 고개를 든다. 미뤄둔 과제, 하지 않은 공부, 체크하지 않은 일정들.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은 더욱 무거운 짐이 되어 돌아온다.


반면, 두려움을 이기고 해야 할 일을 조금이라도 시작했을 때, 또는 불편하더라도 솔직하게 대화를 나눴을 때, 비로소 마음 한편이 가벼워진다. 완벽하게 해결되지는 않았더라도, 스스로를 피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작은 용기와 자존감을 만든다.


다섯번째 전화 영어. 첫 수업날(6. 2.)


최근에 전화 영어를 다시 시작했다. 이번이 다섯 번째인데, 정말 성실히 했다고 하면 이미 나는 영어회화 능통자가 되어 있었을 것이다. 그러지 못해 늘 아쉬움만 남았다. 다른 사람들은 열심히 하는데... 난 정말 의지박약인가.


그동안의 삶은 늘 나를 지치고 힘들게 했다. 예습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교재조차 보지 못한 날이면 쉽사리 통화버튼을 누르지 못했다. 정확히 말하면 안 한 것이다. 일주일에 두 번. 매주 화요일, 목요일 22시는 내게 사형선고의 시간과도 같았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아내에게 씁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나.. 있지.. 회피하니까 해피한 거 있지?"


회피는 문제를 덮어두는 일일 뿐이다. 그 아래에서 문제는 자라고, 감정은 썩어간다. 진짜 행복은 불편함을 견디고, 문제를 마주하고, 하루하루 충실히 살아갈 때 찾아온다. 회피하지 않은 하루가 비로소 해피한 하루가 된다.


그동안 지나왔던 많은 순간들을 중에 알아도 모른 척하거나 회피한 적이 정말 많았던 것 같다. 너무 완벽히 해 내려다보니 준비 안된 초라한 내 모습이 싫어 일부러 나서지 않는 마음일 수도 있을 것이다. 오늘은 두 번째 전화 영어 수업이 있는 날이다.


회피하지 않는 정말 해피한 하루가 되길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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