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가는 27번 버스 정류장

by 방석영 씨어터
숙소가는 27번 버스 정류장 A stop on bus 27 to the accommodation (2014. ink pen & w.c on paper. 25x15)

#숭고함

무엇을 시작할 때의 의도는 사소하거나 단순할 수 있다. 하지만 지속할수록, 발전할수록 그 의도는 더욱 고결해지고 숭고해진다. 그 숭고함이란 인간의 인정을 받지 않아도 이 세계에 대하여 당당할 수 있는 것이다. 숭고함의 여부는 인간이 평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질서 없어 보이는 것들이어도 분명 그것에는 보이지 않는 질서가 있다. 그렇게 있는 것, 그렇게 움직이는 것에는 밝혀지지 않은 나름의 '공식'이 있다. 이면에 있을 알고리즘을 찾아내고자 할 때가 그 사람에겐 숭고함이 부여되기 시작하는 때이다.


#무대

나는 무대 뒤에서 무대를 바라보는 것처럼 산다고 생각하고 싶다. 내가 저기에 있게 되면 세상을 바라보는 것보다는 세상이 나를 바라보는 것에 신경을 쓰게 되겠지. 세상을 내가 속한 곳으로 보기보다 나와 분리된 곳으로 보게 되겠지. 나는 여기서 아주 실컷 자유롭게 나를 함유하고 있는 곳으로써 세상을 관람해야지. 설령 저 무대 위에 서게 되더라도 그 때의 나는 자신이 세상의 것임을 잊지 않을 수 있을 만큼 장성한 상태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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