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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HAHA

by 방석영 씨어터
HAHAHA (2024. ink on kprean papaer. 130x130)

#배웅과마중

끝을 밝은 얼굴로 배웅해야 다른 시작도 편히 마중할 수 있다. 끝과 시작이 만나는 자리에서 탁월한 중간자가 되면 내가 지향하는 곳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다.


#새해환영사

내가 끊임없이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는 북돋움의 글을 쓰는 것은, 내가 그렇지 못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글 쓰는 행위는 높새바람과 갈마바람이 번갈아 휘몰아치더라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걸어가게 하기 위해 하는 꽤나 필사적인 일이다.

문득 '목표'라는 것이 꼭 무언가를 이루거나 도달하는 것이 아니어도 된다는 생각이 든다. 내년에는 '그것을 해나가고 변화시켜 나가는 나' 자체를 목표로 삼는다. 지금까지 보다도 더욱 세심하게 내가 어떻게 걷고 있는지를 관찰하다 보면 따란! 하고 내가 모르고 있던 나의 엄청 기특하고 뿌듯한 부분들을 발견할 수도 있을 거야.

필사의 북돋움으로 채워지는 해이길!


#배움의준비

우리가 누군가에게서 실제로 배우는 건 그가 가르치려들 때가 아니라 그러지 않을 때인 경우가 많다.* 그렇지, 아이들이 학생의 모습이 아닌 순간들이 또한 내겐 배움의 광경이었다. 피차 좋은 스승의 조건은 첫째도 둘째도 '맑은 모습'이다. 아름다운 모습을 손 뻗어 좇기보다 맑음을 지향하는 것이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길이다.


* 김진영(연세대학교 노어노문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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