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는 불필요한 것을 일부러 필요로 하는 인종'이라고 무라카미 하루키가 썼다. 소설가뿐일까. 불필요해 보이지만 그 안에 정말의 진리가 숨어있음을 각자에게 주어진 도구로써 보여주는 것이 모든 예술가의 일이다. 문득 오는 직감과 같은 에피퍼니의 순간을 놓치지 않고 꾸역 꾸역이라도 해석해서 펼쳐나갈 때가 나를 위해 준비된 몇 가지 모습의 삶들 중 가장 빛나는 것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된다. 그리고 그 길에는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의 마음이 깊이 깃들어 있을 것.
새해에는 지난해의 작은 부양의 고도가 0이 되지 않도록 나를 잘 다스려가야지. 어떻게든 애쓰는 내 모습에 어딘가의 단 한 존재라도 감동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