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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Alps

by 방석영 씨어터
알프스 Alps (2025. ink on korean paper. 130x130)

사람은 환상을 산다.

환상이란 부동의 것 안의, 마치 소쿠리에 건져진 장어의 몸부림처럼 폭발할 듯 꿈틀대는 격동이다. 세상의 모든 보이지 않는 것, 움직이지 않는 것 안에는 놀라우리만치 생명을 생명답게 하고 무생명을 생명을 위한 안내자답게 하는 역동이 있다.

벽은 곧 문이라 했다. 벽은 자신을 뚫고 가라고 지시하는 코치이고 그것을 뚫기 위해 고심하는 인간의 두뇌와 신경의 풀가동은 경기장으로 나가기 직전 파이팅을 외치는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이다. 벽과 인간의 피드백이 만들어내는 공명은 이 세계의 기류를 전환시킬 수 있는, 아직은 소박한 자기장이다.

벽을 뚫을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것도 괜찮아. 용기의 결핍, 잠시의 멈춤에 또한 철학이 있음을 믿는다. 철학에는 세계를 스스로 이끌게 하는 가슴 벅참의 역동이 있다.

결국 우리의 삶은 환상 안에서 유장히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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