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향한 여행에는 나의 마음의 소리를 듣는 것도 있지만 내 몸이 내는 소리에 집중하는 방식도 있다.무향실(無響室)에 들어가면 자신의 몸에서 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장의 움직임은 물론이고 귀 속 달팽이관이 내는 소리까지도.
내 몸의 소리를 포착하는 것은 '나'라는 마을에 들어서서 그곳의 소소한 체계, 향내, 소리 등을 파악하는 것과 같다. 그렇게 그 마을 구석구석에 있을 작은 미장셴들을 공중에 구상해 본다.
어떤 컷은 시간이라는 안장을 타고 이향하는 마부와 기다란 포플러 나무의 배웅, 또 어떤 컷은 해류처럼 돌고 돌아 내게로 회귀하는 '기억' 그것 속에 너울대는 어린 동상, 다른 컷은 이 세계를 어딘가로 몰고 가는 시공간의 거대한 판 위에서 앙칼지게 거슬러 내달리는 시골의 젊은이.
몸은 정신을 지배하기도 한다했듯이 온갖 미생물과 호르몬들의 충돌과 화합의 결과인 내 안의 소리들로 내 정신의 건국사를 어림할 수도 있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