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발스에서의 분위기

피터줌터 발스온천의 경험을 통해 알아보는 피터줌터의 분위기

by Bang


바쁜 현대 속을 살아가는 우리는

매일 같은 일상을 반복하며 그 일상 속에서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 채 나 자신을 잃어간다.

가끔은 일상에서 벗어나 나 자신과 마주하는 경험을 통해 새로운 영감과 삶의 의미를 찾아나간다.


나는 그 경험을 스위스 발스에서 하게 되었다.

발스 온천에서 복잡한 생각들은 잊은 채 오로지 ‘나’에 집중하여 아름다운 경관을 눈에 담으며 물속에서 들리는 건 내 숨소리뿐.

온갖 외부로부터의 요인은 잊은 채 나의 내면에 귀 기울이는 시간을 갖게 된다.

스위스의 깊은 산골 자기를 지나다 보면 발스마을에 도착한다. 발스마을은 오래전부터 온천수로 유명한 마을이었다. 그 마을에 건축가 피터줌터는 그의 정체성을 나타내며 프리츠커상을 안겨준 걸작인 발스온천을 짓게 된다.

산악지역에 호텔에서의 전망을 방해하지 않도록 피터줌터는 발스온천을 동굴처럼 땅 밑에 온천을 설계하게 된다.


스위스 발스마을의 집들은 지붕이 대부분 돌로 이루어져 있다. 현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돌인 발서 그나이스 암석을 얇은 판처럼 쪼개어 지붕에 하나씩 겹쳐가며 기와를 쌓듯 쌓아간다. 눈이 많이 쌓이는 알프스 기후에서 눈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발스마을의 집들은 서로 거리를 두고 띄엄띄엄 지어져 있다. 그 집들과 알프스 산악 지대의 풍경과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은 색채 하나하나가 모여 그림과 같은 모습을 자아낸다.


도로 측에서 길을 따라 점차 올라가다 보면 위와 같은 발스 온천, 7132(우편번호에서 영감을 받은 이름)가 눈에 들어온다. 가을철 단풍이 든 나무들과 함께 언덕 한 측에 걸터앉아 있다. 발스는 계절별로 그 모습이 눈에 띄게 달라진다. 알록달록한 단풍과 함께 그 풍경을 즐겼지만 눈이 쌓인 겨울도, 푸른 여름도, 꽃들이 무성한 봄에도 와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발스온천의 동쪽에서 바라본 외관이다. 창들은 안이 아닌 밖의 풍경들을 반사시켜 내부를 상상해 볼 수 없다.

발스에서의 오후를 보냈던 하루

오후 3시쯤 발스에 도착하여 해가 모습을 숨길 때까지 발스 온천에서의 경험과 느낌과 분위기를 하나씩 글로 써 내려갔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발스에서의 분위기가 어떨지 지극히 주관적인 경험글로는 전부를 표현할 수는 없겠지만 글로 상상해 보길 바란다.



거침, 매끈함, 물 떨어짐

긴 복도

물소리

소리의 울림

슬릿한 창에서 떨어지는 직선의 빛과

물에 반사되어 일렁이는 빛들

풍경을 담아내는 다양한 프레임들

돌 크기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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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rme Vals - Peter Zumthor

지역의 돌로 동굴과 같은 공간을 만든 발스온천의 평면상 벽은 석조 구조로 벽들이 두껍게 표현되었다.

긴 복도를 따라 들어가면 왼쪽에 검정 커튼으로 쳐진 탈의실이 존재한다 빨간 탈의실에서 검정 커튼을 지나면 바로 스파에 갈 수없고 긴 복도를 따라가다 꺾어서 공간에 도달한다.

탈의실 복도레벨에서 오른쪽에 또 기다란 복도가 왼쪽엔 스파로 내려가는 계단이 존재한다

오른쪽에선 스파 후 샤워공간, 스팀으로 연기 가득한 사우나 공간

왼쪽 폭 1.2m, 너비 1.5m 정도 되는 계단을 조심스레 밝으면서 걸음의 속도를 늦춰 내려간다

계단을 내려와 바로 모서리에 보이는 방에 끌려 계단을 따라 내려가서 오른쪽으로 돌면 층고 6m 정도 되는 동굴방에 들어온다 그 방은 마감이 거칠고 나머진 매끈하게 마감되었다. 그곳은 표면을 거칠게 마감하여 일렁이는 물의 그림들을 담고자 했다. 2.5m 너비정도 되는 방 안에서 소리는 매우 높게 울린다

물 높이를 목정도까지 (본인 키 161) 148 정도 되는 높이로 항상 유지하기 위해 벽 쪽엔 슬릿한 구멍이 구멍에 물이 주기적으로 빠져 물의 높이가 유지된다


그 빠진 물들은 어디에 갈 것인가?

ⓒYoung Woo Park, aia, ncarb

단면상에서 중앙 부분이 물 높이를 조절하는 공간인가 싶다.

ⓒAndrea Ceriani

발스온천의 외부 남측면에서 바라본 온천의 야외모습이다.


그곳에 있는 순간만큼은 마치 물이 찬 배에 들어간 기분이었다 묘하게 벽과 사이를 둔 바닥이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고 벽과 거리를 둔 바닥사이 물이 오고 간다. 이 방식은 천장과도 마찬가지이다. 벽과 지붕 슬라브는 완벽하게 붙어있지만 지붕 슬라브 사이들은 슬릿하고 묘하게 서로를 밀어내서 50,60mm 정도 벌어져서 자연빛을 벽에 비치 운다. 하얀빛은 벽에 비춰 돌들은 더 세련되게 표현된다.


방들은 매우 다양한 크기와 물의 높이, 분위기를 지녔지만 방에서는 일절 외부와는 소통을 하지 않는다. 배드사 있는 방은 500 정도 되는 정사각형 창이 뚫려있다. 중앙의 스파공간은 방들이 이야기 나누는 거실과도 같다는 느낌이다. 슬릿한 천창과 그로부터 들어오는 빛은 더 잘 보인다. 중앙 사각 슬라브엔 파란 사각형 여러 개(16개)가 뚫려 파란빛이 들어온다.

그 푸른 불빛은 옥상에서 식물 같은 조명이 푸른빛을 내리 운다.

ⓒYoung Woo Park, aia, ncarb

물의 온도가 높은 빨간 방(물의 온도를 표현하기 위해 붉은 조명을 사용했다.), 그 맞은편 차가운 방, 검정 천으로 쌓여있던 베드룸, 높은 산을 액자로 담는 창문이 크게 뚫려 그 앞엔 의자들이 줄지어 있다. 물을 통해서도, 문을 통해서도 야외로 나가게 된다. 따뜻하고 습한 공기 속에서 밖의 신선하고 상쾌한 공기로 변화하며 몸과 얼굴의 온도는 달라진다. 야외 풀장은 야외 룸끼리 만들어낸 액자 같은 공간으로 저 높은 산을 담아낸다. 그 그림 같은 풍경은 잊지 못한다. 야외 풀장에서 계단을 조금 올라가면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는 베드가 줄지어 있다. 이상하게도 의자가 다른지 내부와 외부 베드에 누웠을 때 보이는 풍경의 높이가 달랐다. 의자 높이 차이인가 누우면 내부는 편하게 풍경을 보고 외부는 산보다는 하늘이 보인다. 물속에서 나와 시원하고 조금은 차가운 공기가 온몸에 닿으며 가운 안에 몸을 숨겨 베드에 눕는다. 공기가 차가워 외부 돌바닥은 매우 차가웠다 바닥이 차서 걸음은 더 빨라지고 촉박해졌다.


외부 난간은 1000mm 정도 뛰어서 난간을 박아놨다

내 시선은 병과 바닥을 이루던 돌에서 천장 콘크리트 슬라브로 향한다. 성베네딕트 채플에서도 봤던 줌터의 조명과 줄눈이 눈에 들어온다. 벽을 따라 깔끔하게 자리를 이루는 선들, 야외 지붕 슬라브의 줄눈은 그 어떤 것에도 의지하지 않고 그려졌다. 심지어는 조명이 달린 위치도 슬라브의 중앙은 아니었지만 추측상 난간과 슬라브 끝의 중앙이라고 추측했다 청동 브론즈 난간은 벽으로부터 20mm. 떨어져 있었고 살들은 70mm가량의 간격으로 박혀있다 스파 내부에 시계는 없었다 하지만 건축주의 부착으로 난간과 같은 재료에서 허리까지 올라오는 길고 둥근 막대기 안에 둥근 시계가 껴 있었다. 온천의 문짝, 난간, 표지판, 전등갓 등은 대부분 브론즈로 마감되었다.

각 탕마다 물의 높이 부분의 벽은 검정 돌로 마감되어 있었다 물의 높이를 표시하는 뜻 외부에서 바라본 건물은 길고 슬릿한 간격 사이에 유리를 끼워 넣었다

그 유리는 세월의 흔적을 갖고 몇몇은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었다. 풍경을 보는 방향의 벽에는 몸을 기댈 수 있는 돌이 140 정도 높이에 몸을 기대고 누워서 밖을 본다. 그리고 복도를 따라가는 벽들엔 일정한 간격으로 물이 주르륵 떨어진다. 그 물들의 경로를 따라 벽엔 황금, 구리색으로 변했다.

스파를 나와 들어올 때 걸었던 복도를 따라가면 위층은 호텔,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계단들이 나온다. 내려가다 보면 스파 내부가 보이는 창이 있다. 층고와 크기가 갖가지인 방들은 물소리만이 가득했고 방들 사이를 이루는 공간들은 빛을 마주하고 풍경을 마주한다.


발스 온천의 벽을 이루는 석재는 15cm의 프로토타입으로 쌓여간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회녹색의 편마암은 땅 속에 스며든다. 각기 다른 무늬와 색감을 가진 돌들이 모여 역동성을 드러낸다.

발스온천에서 나는 마음을 치유하는 공간의 분위기를 느끼게 되었다. 서로 다른 온도의 물속을 거닐면서 살아있음을 느끼고 내면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들을 가졌다. 발스온천, Therme Vals 7132에 방문하게 된다면 계절이 뚜렷한 시기에 방문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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