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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티로스 Aug 29. 2024

루틴은 작심삼일의 힘이다

루틴에 균열이 있어야 루틴의 소중함을 더 알 수 있다.

한번 루틴이 깨지니, 오전에 살짝 멘붕이 오는 시간이 있었다. 몇 주 동안 나름 모닝 루틴을 잘 지켜오고 있었다. 하루 이틀 못하는 날도 있었지만, 그것은 다른 큰 일정이 있어서, 의도된 일탈이었다. 그런 것은 인정해 줄 수 있는 일정이었다. 



위에 있는 일정대로 몇 주간 잘 지켜지고 있었다. 


6시 20분 기상, 세면

6시 30분 30분 독서

7시 00분 20분 청소, 

7시 20분 아이들 몸 마사지(깨우기 위해 예열) 5분씩

7시 35분 기도 시작

8시 00분 아들 등교하러 나갈 때 같이 나가서, 운동

8시 10분 60분 운동시작

11시 00분 브런치 글쓰기


이 일정도 몇 주 하니까 몸에 베이기 시작한 것 같았다. 정말 성공한 사람들이 아침 루틴이 있다고 이야기만 들었었는데, 아침에 나름의 루틴이 생기니, 다른 것 고민할 것도 없이, 그냥 하는 시간대로 움직이면 되니까, 정말 효율적인 오전 시간이 되는 것 같았다. 필요한 행동이나 일정들을 좀 더 루틴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오늘 아침엔 이 루틴이 깨졌다. 늦잠을 자게 되었다. 

늦잠을 자게 된 이유도 어젯밤. 풋살 모임이 있어서 새벽 2시쯤 들어와서, 샤워하고 정리하다 보니, 새벽 3시쯤에 잠이 들게 되었다. 그래서 늦잠을 자게 되었다. 루틴대로 라면, 새벽 6시 20분에 일어나야 하는데, 어림도 없었다. 자기 전 마음은 알람 듣고 일어나야지,라고 마음먹었기 때문에, 정말 알람 듣고 한 번 일어났다. 한 번 일어난 기억은 있는데, 일어나 보니, 그 시간이 아니었다. 


보통 1, 2주 만에 수요일 밤 12시에 학원 원장님들끼리 모여서 운동하는, 원장 풋살 모임이 있다. 고등부 수업까지 하다 보면, 보통 12시 넘어서 마치시기 때문에, 하절기에는 덥지 않은 시간대에 운동한다고, 밤 12시에 모여서 풋살을 한다. 나에게는 땀 흘리며 운동하는 게 가장 잘 맞는 운동이기 때문에, 한 번씩 무릎이 아프고 해도, 2주일에 한 번은 나가서 공을 차는 편이다. 


더군다나, 어제 모임은 회원 전체가 모이는 전체운동 하는 날이어서, 빠지면 안 되는 날이었다. 또 이왕 참석하면, 또 열심히 땀 흘리며 차는 타입이기 때문에, 축구 마치고 나니, 옷과 몸에 땀이 흥거 했다. 그렇게 땀 흘리고 나면,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런 것이 참 행복이겠구나 싶은 마음이다. 


그렇게 운동을 마치고 나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된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마친 자리에서도 제일 먼저 인사하고 풋살장을 나왔다. 나올 때 마음은 '그래, 잠 조금 자고 일어나서 루틴 하자!'라는 마음으로 집에 들어갔다. 하지만, 집에 들어가는 소리에 아내가 잠을 깼는지, "수고했어요. 너무 늦었다. 내일은 일찍 일어나지 말고, 푹 자요~"라는 말 한마디에, 내 마음도 '아 그럴까?'라는 마음으로 흔들린다. 물론, 아내의 한 마디 때문에 흔들렸다고 하는 것은, 변명일 테고, 내 마음도 피곤하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을 것이다. 


우쨌든, 알람은 맞추어놓고 잠을 잤는데, 아침에 잘 만큼 자고 일어나 보니, 루틴 시간을 못 맞출 시간이었다. '에이, 모르겠다. 오늘 루틴은 패스~!!' 이런 마음이 처음에 들었다. 루틴 안 하고 오전 10시쯤 출근해서, 타임지 스터디 준비하면 될 것 같아서, 루틴 안 할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얼른 씻고 출근 준비를 했다.


출근 준비 다하고 옷 입고 나와서, 차를 타려고 하는데, '아 그래도 남은 시간 동안, 시간 조정해서 하면 오전 루틴을 할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30분 독서를 10분 독서로, 20분 청소를 10분 청소로, 60분 운동을 30분 운동으로 수정한다면, 얼추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주간 루틴 일정으로 움직여보니, 하루 안 하게 되면, 되게 찝찝한 마음이 하루를 엄습한다. 그 정도 되면, 진짜 루틴이 되어가려나 싶다. 


그래서, 다시 집으로 들어와서, 집에서 할 수 있는 청소, 기도 등을 하고 나서,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아파트 내 헬스장으로 속보로 걸어간다. 아침 운동 40분 정도하고 나서, 다시 샤워하고 출근해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다. 


루틴은 지키려고 있는 것이지만, 루틴이 한 번씩 깨져봐야 루틴이 얼마나 소중한 지를 알게 되는 것 같다. 꼭 루틴을 만들어본다고 해서, '오늘도 무조건 지켜야 해!'라고 생각한다면, 오히려 더 반감과 부담감이 생길 수 있다. 루틴의 깨어짐이 있어야 루틴이 유지되고 지켜지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더 잘 알게 되는 것 같다. 나는 오늘 루틴은 원래 시간은 지키지 못했지만, 수정된 시간으로 루틴을 재정의 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루틴을 만들려고 하시는 분들, 작심삼일의 힘을 믿어보시고, 작심삼일, 또다시 작심삼일... 하면서 그렇게 한 번씩 시도해 봤던 의지들이 쌓여서, 그 마음이 계속 유지된다면, 언젠가는 그 작심삼일의 힘이 매일의 루틴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작심삼일의 힘을 믿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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