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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티로스 Dec 11. 2023

글 쓰는데 힘을 좀 빼자

글루틴을 계속할 수 있을까?

며칠 전부터 계속 고민되는 것이 있다. 과연 매일 글을 써내는 글루틴을 계속할 수 있을까? 또 계속하는 것이 맞을까? 하는 고민이었다. 1인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입장에, 학원 행사, 진단고사 준비, 방학특강 준비, 기말시험 준비, 모 영어프로그램 홍보, 학원 인스타 게시물 관리, 학원 블로그 홍보 글 고민 등으로 신경 쓸 것들이 하나 둘이 아닌 것 같아서, 항상 마음이 벅찬 것 같다. 그렇게 하루를 바쁘게 보내다 보면, 수업이 마치는 시간이 밤 11시가 넘는다. 학생들이 좀 더 한다고 했을 때는, 11시 30분이 넘을 때가 많다. 그러다 보면, 밤 12시 마감시간에 글을 제출하지 못할 때도 있고, 부랴부랴 써서 급하게 제출할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마음이 편하지 않다. 나름 맡은 바 책임을 다 하고 싶은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뭔가 마음에 안 들게 하면, 다시 하거나, 그것이 제대로 될 때까지 남들에게 선을 보이지 않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글루틴은 글이 좋으나, 안 좋으나 마감 시간에 제출해야 하니까, 시간에 맞추어 글을 제출했다 해도, 기분이 상쾌하지 않은 날도 많이 있다. 


이런 기분 때문에, 글루틴이 혼자 힘든 것 같다. 이왕 하는 거 잘해야지 좋지.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완성되지 않은 글을 제출한다는 것이 마음이 안 좋다. 


그리고 다른 작가님들 보면, 독서를 병행하시는 분들 글을 보면, 날이 갈수록 글들이 좋아지는 것 같은데, 나는 급하게 글을 쓰다 보니, 글이 늘지 않는 것 같다. 늘지 않는 글을 보면, 재미가 없을 때가 많다. 글을 좀 더 잘 쓰기 위해서 독서도 많이 해야, 글맵시도 좋아질 것 같은데, 독서할 시간도 쉽지 않다. 


이래저래, 잘 못하고 있는 나 자신에게 실망스럽고, 이제는 재미까지 없어서, 오늘 아침에는, 글루틴을 더 이상 못 하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알레 작가님께 연락해서 사정상 못 하겠다고 연락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몇 달을 글로 본 사이라서, 그냥 문자로 '못 하겠다'라고 하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는 것 같아서, 다행히 전화번호를 알고 있어서, 전화를 했다. 


전화를 받으셨다. 


"아, 작가님, 어쩐 일이세요?" 그 한 마디에, 순간 입 안 가득 삼켜 두었던, '나 글루틴 더 이상 못 할 것 같아요'라는 말이 사라지고 말았다.


"아~예, 글루틴 계속하기 힘들다고 말하려고 전화했는데, 알레 작가님, 목소리 들으니, 그 말을 못 하겠네요. 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작가님, 결정을 작가님이 하시겠지만, 글 쓰는데, 힘을 좀 빼 보시는 게 어떨까 해요. 평소에 작가님 보면, 책임감에 매사에 삶을 너무 진지하게 무겁게 끌고 가시는 경향이 있으신 거 같은데, 물론 삶을 진지하게 살아가는 것은 좋으나, 어떨 때는 오히려 그 무거움이, 그 진지함이 오히려 발목을 잡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염려됩니다. 오늘처럼요. 글로 조금 부담을 내려놓으시고 그냥 일상의 것들을 가볍게 써 보시면 좋은데, 매번 뭔가에 대해서 큰 의미를 글로 써내시려고 하니, 그런 부담감이 지금의 작가님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이 아닌가 해요. 그러니, 글을 쓰실 때, 힘을 좀 빼고 써 보시는 것은 추천드려요."


정말 맞는 말이었다. 나는 매사에 더 잘해야 해, 책임을 다 해야 해, 큰 의미가 있는 글감에 글을 써야 해.라는 부담감이 있었다. 그러니, 어느 기준에 맞지 않는 글은 내어 놓지도 못하겠고, 부끄럽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그러니, 글쓰기가 부담스러웠다. 


그래 지금도 알레 작가님의 말씀을 듣고, 오늘 있었던 일상 속에서 느꼈던 일들을 글로 써 보고 있는 것이다. 


글루틴에서 매일 글을 써내는 작업은 내게 너무나 소중한 작업이다. 내 마음속에 있는 것들을 글로 내어 놓을 수 있는 시간이다. 그만큼 나를 가볍게 만들어 준다. 지금 이 글을 씀으로써 한결 마음이 가벼워진 것을 느낀다. 알레 작가님께 다시 한번 더 감사함을 느끼며, 앞으로 글을 쓸 때 힘을 뺄 때는 빼도록 하겠다.



#글루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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