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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의 오후 Jun 28. 2019

잘 먹어서 결혼했는데...


"잘 먹어서 결혼했는데, 다 처먹어서 이혼한다."

다행히 내 남편은 다 처드시진 않는다.


결혼 전 매력으로 다가왔던 부분이

결혼생활의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다.


생각해보면 상대는 변함없이 늘 그 자리에 있었을지도 모른다.

바라보는 나의 시선과 감정이 변했을지도...


결혼생활은 결코 쉽지 않다.

평생을 한 사람과 함께 하겠다는 약속은

뼈를 깎는 심정으로 나를 조절하고 성찰하겠다는 용기 있는 다짐이다.


가끔 남편의 얼굴을 보면 짠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가장 빛나던 시절에 가장 예쁜 얼굴로 만났는데

하나둘씩 늘어나는 주름을 보면 언제 이렇게 늙었을까 싶다.

타인으로 만났지만, 사랑을 하고 자식을 낳고, 서로의 밑바닥을 보여주고

단 한 번뿐인 삶을 서로에게 공유하기로 약속한 인연이라고 생각하면

미운 마음이 들더라도 고맙고 측은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사랑이라고 부르기엔 조금 낯부끄러울 수 있어도

울고 웃었던 역사를 함께한 더 진한 감정이 켜켜히 쌓여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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