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게에는 다른 가게에는 다 있는 포스기가 없다. 계산은 아빠가 암산으로 한 후 가격을 카드 단말기에 입력하여 결제하는 방법이다. 그러다 보니 계산 실수가 생긴다. (나는 포스기도, 키오스크도, 테이블오더도 너무 갖고 싶은 건 안 비밀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실수는 아빠가 0을 하나 더 붙여서 계산을 했다. 4,500원인데 45,000원을 했다. 계산 후 바로 알았다면 다시 계산하면 되는데, 다음날 가게로 전화가 왔다. 계산이 잘못된 것 같다고 말이다. 문제는 손님은 가게 근처에 사는 사람이 아니라 일 때문에 잠시 왔다가 들른 곳이라 다시 올 일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계좌번호를 받아 입금해 드렸다.
우리 가게에 자주 오는 손님들은 스스로 계산을 하고 가는 경우도 많다. 그중 한 손님이 계산을 하다가 실수로 3,500원을 35,000원으로 결제했다. 그래서 이 손님은 선불결제한 셈 치고 김밥을 며칠에 걸쳐 포장해 갔다.
음식의 가격이 바뀔 때 실수는 더 많아진다. 실수로 더 많은 금액을 결제하거나 더 적게 결제하거나 난리도 아니다. 그런데 실수로 더 많은 금액이 결제될 경우, 거의 대부분 재결제 요청이 온다. 그러면 먼저 죄송하다고 사과를 하고 다시 결제를 한다. 그러나 실수로 더 적은 금액을 결제할 경우는 거의 대부분 재결제 요청이 오지 않는다. 뭐 실수는 우리가 했으니 할 말은 없다. 그래도 가끔은 재결제 요청이 들어오면 고맙다고 인사하고 다시 계산을 한다.
계산 실수를 하지 않는 건 당연한 일이다. 나도 그러면 좋겠다. 그렇지만 세상사 어디 뜻대로 되던가. 내가 생각하긴엔 앞으로도 계산 실수는 계속될 것 같다. 그러니까 가능하면 차라리 가게가 손해 보는 쪽으로 실수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