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손님이 4명 들어왔다. 자리에 앉았고 메뉴판을 주고 기다렸다. 잠시 뒤 주문을 했다. 각자 본인이 원하는 음식들을 주문을 했는데, 그중 한 명이 라면이 먹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라면은 맵다고 안내를 하니 맵지 않게 해달라고 했다. 그래서 어렵다고 했다. 우리 가게는 신라면을 사용하는 데다가 라면의 맵기 조절은 정말 어렵다. 이렇게 하나 저렇게 하나 스프가 들어가면 매운 건 매한가지다. 스프를 적게 넣는다 해도 매운 걸 못 먹는 사람에게는 맵게 느껴진다. 손님은 번역기를 돌리더니 스프를 따로 주면 본인이 직접 넣겠다고 해서 그것도 어렵다고 하니 그제야 포기를 하고 다른 음식을 주문했다.
이틀 후, 4명의 손님 중 2명의 손님이 다시 가게를 찾았다. 메뉴판을 한참을 보면서 고심하는 모습이었다. 첫 번째 주문은 라면에 소시지와 계란프라이를 넣어 달라는 것이었다. 핸드폰의 번역앱을 통해 "라면에 소시지와 계란후라이를 추가하고 싶어요."라고 나에게 보여줬다. 계란후라이는 추가가 가능하지만 소시지는 추가가 어렵다고 했더니 돈을 더 내겠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래도 소시지 추가는 어렵다고 하니 메뉴판을 다시 보더니 부대찌개를 달라고 했다. 부대찌개에 계란후라이를 추가해서. 그리고 두 번째 주문은 또 라면을 안 맵게 해 달라는 주문을 해서 안된다고 하니 맵지 않은 면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그래서 칼국수, 잔치국수, 우동을 추천해 주었다. 한참을 보더니 칼국수에서 바지락을 빼고 고기만두를 넣어달라고 하는 제스처를 취하는듯했으나 칼국수와 고기만두를 달라고 했다. 힘들게 두 주문을 마쳤다.
이 주문을 받으면서 생각한 것이 있다. 나는 식당에서 주문을 할 때, 이렇게 내가 원하는 것을 이야기한 적이 거의 없다. 나는 메뉴판에 적혀있는 것 그냥 그대로 주문을 한다. 무언가를 더하거나 빼거나 요청을 하는 것이 나에겐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종종 원하지 않은 상태의 음식을 먹을 때가 있지만 그러려니 한다. 그런데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외국에서 어떻게든 본인이 원하는 음식을 제대로 먹을 수 있게 요청하는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이 당당함이 부러웠다. 이 당당함을 배워야겠다. 말이 통하든 통하지 않든 내가 원하는 걸 얻을 수 있게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이루어 내는 것. 26년도에 내가 꼭 해보고 싶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