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가게로 전화가 왔다. 우리 가게에서 참치김밥을 먹었는데, 장염에 걸렸다는 전화였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았고, 점심에 우리 가게에서 참치김밥 2줄을 먹었다고 한다. 그리고 아무것도 먹지 않았고 몸이 좋지 않았는데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병원을 가지 못했고, 하루 이틀 방치하다가 병원에 갔는데, 상태가 좋지 않아 세브란스에 입원을 했다고 한다. 본인의 몸이 많이 예민해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우리 가게의 음식을 먹고 아프다는 사실 자체도 마음이 너무 아팠다. 우리 가게는 참치를 그대로 쓰지 않고 센 불에서 마요네즈와 각종 양념을 볶는다. 그리고 다른 속재료 들도 매일매일 준비해서 사용하는 것들인데,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가 없었다. 더군다나 가게에서 먹고 갔다고 했는데, 우리 가게에서 김밥을 먹고 아프다고 연락온 적은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다.
다행히 우리 가게에는 음식물배상책임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 손님은 예전 식당에서 일한 경험이 있었고, 그 식당에서 음식물배상책임 보험 처리한 것을 알고 있어서 혹시나 해서 연락을 했다고, 보험 가입이 되어 있으면 보험 처리를 해줄 수 있는지 물어봤다.
너무 놀란 마음을 부여잡고 보험 처리 가능하다고 해주겠다고 했고, 몸은 괜찮은지 물었다. 치료 시기를 조금 놓쳐서 치료에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다행히 괜찮아졌다고 했다. 그리고 너무 놀라지 않으셔도 된다고, 괜찮다고, 병원비가 많이 나와서 걱정이 됐는데 보험 처리 가능해서 다행이라고 했다. 오히려 엄마를 안심시켜 주는 말들을 해주었다.
그리고 보험회사에서 전화가 왔다. 보험 처리가 되었다는 연락이었다. 우리 가게에서 음식을 먹고 아팠다는 것이 너무 미안하고, 마음이 아팠다. 그 전화를 받은 날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오랜 시간 마음이 묵직하게 아픈 시기였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경험 중 하나다. 그나마 다행인 건 손님의 몸이 괜찮아졌다고 했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이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