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갖고 있던 편견 중 하나는 일본인은 매운 걸 못 먹는다라는 것이다. 어렸을 때 일본 드라마를 많이 봤는데, 다들 매운 걸 못 먹는 모습만 나왔었다. 매운 걸 먹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가게에 오는 많은 일본인 손님들도 매운 건 먹지 않았다. 그래서 나의 편견은 확신으로 자리 잡혀 있었다. 일본인은 매운 걸 먹지 못한다고.
이런 나의 편견을 깨주신 일본인 손님이 오셨다. 처음에 땡초김밥을 주문해서 못 드실까 봐 걱정했다. 그런데 걱정은 괜히 했다. 하나도 안 맵다고 했다. 땡초김밥은 너무 매워서 나도 반줄정도밖에 못 먹는데 말이다.
순두부를 주문할 때도 "아주 맵게 해 주세요."라고 한다. 또 쓸데없이 걱정을 했는데, 역시나 그럴 필요가 없었다. 너무나 맛있게 잘 드셨다.
제육덮밥을 시킨 날에는 "매운 고추 있어요?"라고 물었다. 제육덮밥에 넣어서 먹고 싶다고 해서 땡초를 넣어해 드렸다. 우리 가게에 있는 땡초는 진짜 매운데 정말 잘 드셔서 항상 놀랍다.
이로 인해 나의 편견 하나가 사라졌다. 일본인은 매운 걸 못 먹는 게 아니다. 어느 나라 사람이니까 매운 걸 못 먹어는 없다. 그저 매운 걸 먹는 사람과 매운 걸 못 먹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도 매운 걸 잘 먹는 사람도, 매운 걸 못 먹는 사람도 있다. 그저 입맛에 따라, 취향에 따라 다른 것이다.
편견은 나의 시야를 좁게 만든다. 이런 편견을 깨뜨려주신 일본인 손님에게 고맙다. 이 외에도 다른 편견들도 하나씩 없앨 수 있는 한 해를 만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