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김밥을 잘 말지 못한다. 이상하게도 같은 재료를 사용해서 하는 건데, 내가 마는 김밥은 어딘가 엉성하다. 그래서 아무리 바빠도, 김밥 손님이 밀려 있어도 나는 김밥을 말 엄두조차 내지 않는다.
엄마, 아빠가 김밥 마는 모습을 보면 참 신기하다. 쭈우욱 꾹꾹 딱딱딱딱 도르르 쓱싹쓱싹이면 끝이다. 옛날 김밥 한 줄 포장은 정말 1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내가 봐도 이렇게 신기한데 외국인의 눈에는 얼마나 신기할까? 외국인 손님들은 사진도 찍고 동영상도 찍어간다. 물론 가끔 한국 손님들도 찍어가긴 한다.
아주 오래전, 동생이 가게 홍보를 한다며 엄마, 아빠가 김밥을 대량으로 말고 써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었다. 그리고 유튜브에 게재를 했는데, 딱히 큰 반응이 있지는 않았다. 지금도 검색해서 볼 수 있는데, 조회수가 그리 크지 않다. 그런데 이 영상을 보고 생활의 달인팀에서 전화가 왔다. 영상을 올린 지 10년이 지나서야 연락이 왔는데, 이 상황 자체가 너무 재밌고 신기했다. 전화를 한 사람은 생활의 달인 작가라고 소개했다. 그리고는 엄마가 김밥을 한 번에 많이 써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하면서 한 번에 최대 몇 줄을 썰 수 있는지 물었다. 엄마는 6~7줄 정도를 한 번에 썰 수 있다. 그래서 대답을 해줬더니 더 많이도 가능하냐고 물어, 도마가 작아서 더 많이는 해보지 않았다고 했다. 생활의 달인에 출연하겠느냐고 물어서 거절했다. 전화 줘서 고맙다고 인사하고 끊었다.
내가 생각해 봐도 엄마, 아빠의 김밥을 말고 써는 것은 달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TV에 나와서 달인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너무 부끄럽다. 그리고 촬영을 하려면 준비를 이것저것 해야 한다던데, 엄마, 아빠는 그런 것에 큰 관심이 없다. 아! 내가 없는 거였나? 전화를 내가 받고 내가 거절했으니까. 아무튼 나는 부담스럽다. 엄마한테 물었을 때, 엄마도 "그런 걸 왜 해?"라고 하는 거 보면 엄마도 안 하고 싶은 거 아닌가? 아니면 말고. 일단 기회는 지나갔다.
그래도 이런 전화를 받은 게 얼마나 재미있는 추억인지 모른다.
종종 손님들이 엄마, 아빠가 김밥을 많이 말고 있으면 말한다.
"생활의 달인에 나가셔야겠어요." 그러면 대답한다.
"이미 옛날에 전화 왔었는데, 안 한다고 했어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