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손에 이끌려 꼬마(꼬마라기엔 조금 크지만, 초등학교 4~5학년은 돼 보이긴 했다.) 손님이 가게로 들어왔다. 아이 엄마는 꼬마에게 "혼자 돈까스 먹고 올 수 있지?"라고 하며 두고 갔다. 우리 가게의 한가한 시간대여서 TV로 영화를 보고 있었다. 꼬마 손님은 주문을 하지 않은 채 서서 눈이 TV에 고정되어 버렸다. 한참을 영화만 보고 서 있었다.
그래서 "돈까스 줄까요?"라고 물으니 잠깐만 기다려 달라고 하더니, 한참 후에 결국은 돈까스를 달라고 했다. 앉아서 보라고 했더니 엉거주춤 자리에 앉아 열심히 영화를 봤다. 돈까스가 나왔지만 눈은 영화에 고정되어 있었으며 굉장히 천천히 먹기 시작했다. 너무 천천히 먹어 엄마가 "우리 친구 돈까스 다 못 먹겠네."라고 말할 정도였다. 원래 천천히 먹는 친구일 수도 있으니 그러려니 했다. 사실 이때 조금 고민했다. 영화를 꺼야 하나 하고.
어쨌든 나무늘보처럼 아주 천천히 돈까스를 먹던 꼬마 손님은 남은 돈까스를 포장할 수 있는지 물었다. 얼마든지 해줄 수 있다고 말하며 남은 돈까스 포장을 해서 주었다. 계산을 하고 한참을 서서 영화를 보던 꼬마 손님은 인사를 하고 갔다.
그리고 잠시 후, 다시 가게에 왔다. 알고 보니 돈까스도, 가게에 들어올 때 갖고 왔던 책도 그대로 두고 몸만 간 것이었다. 다들 열심히 영화를 보고 있어서 우리도 꼬마 손님이 안 갖고 간 걸 몰랐다. 꼬마 손님은 돈까스를 두고 갔다며 돈까스만 들길래, 책도 가져가라고 했다. 꼬마 손님은 "영화에 정신이 팔려서 안 갖고 갔어요."라고 했는데, 그대로 돈까스와 책을 손에 들고 망부석이 되어 버렸다. 엄마가 학원 가야 하는 거 아니면 앉아서 보고 가라고 했는데, 그냥 서서 계속 보고 있었다. 한참이 지나서 "엄마가 기다려서 가봐야 해요."라며 인사를 하고 갔다.
이 상황이 어찌나 재밌는지 한참을 웃었다. 영화도 아주 재밌었는데, 꼬마 손님의 모습도 너무 귀엽고 재밌어서 계속 웃었다. 너무 늦게 가서 엄마한테 혼나지 않았기를. 다음에 꼬마 손님이 오면 또 재밌는 영화를 함께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