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한가한 시간에 엄마와 둘이 앉아 있는데, 보부상처럼 무언가를 잔뜩 들고 아저씨 한 분이 들어왔다. 당연히 손님인 줄 알았는데, 손님이 아니었다. 다회용기에 대해 홍보하고 사용할 업체를 찾아다니는 분이었다.
아저씨는 먼저 다회용기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다. 가게에서 사용하는 방법과 장점들, 그리고 환경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다. 우리 가게에서도 종종 뜨거운 음식을 플라스틱에 포장해 가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었고, 플라스틱보다는 스테인리스그릇이 훨씬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들었다. 그러나 역시나 비용이 문제다. 그리고 용기 반납을 받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명을 들어보니 우리 가게에서는 용기를 사서, 배달 포장으로 내보내면 수거는 업체에서 하고 다시 세척해서 그릇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세척한 그릇을 다시 구입해서 쓰는 구조였다. 손님의 경우, 다회용기로 주문을 하면 다 먹고 난 뒤 집 앞에 내놓고 수거 신청을 하면 업체 측에서 수거하는 방식이었다. 시범사업으로 했을 때, 회수율이 90% 이상이 나왔다고 해서 신기했다. 그릇들이 다 없어질 것 같았는데!
다회용기 그릇과 가방이다. 가방에 보면 큐알코드로 반납신청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나는 다회용기 사용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 취지에 공감한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사용하기엔 사실 불편함이 많다.
가장 큰 불편함은 용기들의 자리차지가 크다. 기존에 사용하는 플라스틱의 경우 100개를 쌓아놓을 수 있는 공간에 다회용기는 고작 10~20개 정도밖에 넣어놓지 못한다. 그리고 사용하는 종류가 다르다 보니 공간 차지는 더 크다. 작은 가게에서 다양한 용품들이 자리를 많이 차지하게 되면 곤란하다. 가격 차이도 무시하지 못한다. 약 3배~4배 정도 더 비싸다. 그래서 용기가 많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손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가게에서는 다회용기를 사용해 보기로 했다.
다회용기를 사용하기로 한 후 인스타에 다회용기를 사용한다고 글을 올렸었다. 그랬더니 전화 한 통이 왔다. 대학원생인데 다회용기 사용에 관해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했다. 특별히 할 말은 없다고 했는데, 오겠다고 했다. 와서 식사도 하고 간단히 대화도 하면 좋겠다고 해서 약속을 정했다. 그런데 약속한 날에 오지 않았다. 인터뷰가 필요 없어졌나?
아무튼 지금까지도 우리 가게에서는 다회용기를 사용하고 있다. 생각보다 많은 주문은 들어오지 않는다. 그리고 주문이 들어와도 번거롭긴 하다. 그래도 플라스틱 사용도 줄이고, 여러 모로 좋은 점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사용하고 있다. 앞으로도 잘 사용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