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통 현장 아저씨

by BABO

가게 근처에는 매년 많은 현장들이 생기고 많은 현장아저씨들이 우리 가게에서 밥을 먹고 갔다. 그리고 외상 장부를 적었으나 별 탈 없이 잘 지나갔었다. 나랑 동생은 요즘에 외상 장부 받는 가게가 어디 있냐며, 이제 하지 말자고 하던 시기였다.


그런데 사건이 터지고야 말았다. 현장에서 외상대금을 주지 않기 시작한 것이었다. 우리 가게에서 밥을 먹기 시작하고 2~3달은 대금을 잘 주었다. 그러나 그 뒤부터는 잘 주지 않았다. 처음엔 일주일, 나중엔 한 달, 이렇게 늦게 주기 시작했다. 소장 아저씨는 걱정 말라고 말하면서 줄 거라고 지금 회사가 조금 어려워서 그런 거라고 그랬다.


돈을 내지 않았다고 해서 힘들게 일을 하고 오는 아저씨들의 밥을 안 줄 수는 없었다. 그리고 세금계산서 발행을 다 했기 때문에 어떻게든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다. 그렇게 3달의 식대가 밀렸다.


식대가 밀리던 어느 날, 그 현장에서 일하던 아저씨 중 한 분이 씩씩대며 2~3시쯤 가게에 찾아왔다. 이제 일을 그만할 거라고 했다. 임금을 주지 않아서 더 이상 일 못한다며, 바로 고용노동부에 신고하러 간다고 했다. 그러니까 우리 가게도 얼른 신고하거나 대금을 받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고 아저씨가 말해주고 갔다.


아빠는 소장 아저씨에게 대금을 달라고 이야기를 계속했으나 주겠다고 말만 하고 주지 않았다. 구조가 참 복잡했다. 하청의 하청의 하청이었다. 알고 보니 이 소장 아저씨도 실제로 세금계산서를 끊어준 업체에 소속이 된 것이 아니었고, 공사대금을 받으려고 이름만 빌린 곳이라고 했다. 그런데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서 직원들 임금도 못 주고 있다고 했다. 이름만 빌려준 업체에서는 당연히 못 준다고 했다. 그래도 세금계산서를 발행했는데, 책임지라고 했지만 헛수고였다.


아빠는 공사 현장에 가서 해결을 해보려고 했으나 방법은 없었다. 건물은 완공되고, 준공이 떨어지고, 건물 사용이 이루어졌으나 결국 우리 가게는 식대를 받지 못했다. 아빠는 계속 건물로도 찾아가고 소장 아저씨에게 연락도 하고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이 사건과 아이돌 사건을 계기로 외상장부는 쓰지 않기로 했다. 한 여름에 엄마가 땀을 뻘뻘 흘리며 밥을 해줬으나 남은 것은 허망하고 허탈한 마음뿐이다. 선한 마음이 반드시 선함으로 되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사건이었다.


그래도 고용노동부에 신고하러 가기 전에 우리 가게에 들러 소식을 전해준 소식통 현장 아저씨에게 참 고마웠다. 우리 가게를 챙겨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 참 고맙다. 비록 돈을 받지 못하고 끝난 일이지만, 누군가는 우리에게 신경 써 준 마음이 있다는 것 하나는 알았으니 그걸로 퉁치자. 그리고 이제는 식대를 받지 못하는 일은 생기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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