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이내에

by BABO

우리 가게에서는 시킨 음식을 다 못 먹어서 포장해 달라고 하면 포장을 해준다. 그러나 포장을 해 줄 수 없는 음식도 있긴 하다. 예를 들어 비빔밥이다. 비빔밥에 들어가는 나물 종류는 고추장에 비비고 침과 닿은 상태에서 실온에 두면 바로 상한다. 포장해 줄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해 주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달라고 하면 포장을 해준다. 그리고 다시 한번 이야기한다. 상할 수 있다고. 아직까지 우리 가게에서는 이렇게 포장해 간 일로 문제가 생기진 않았지만, 이로 인한 문제들이 많다고 해서 조심, 또 조심하려고 노력한다.


어느 날 외국인 여자 손님이 왔다. 라볶이와 김밥을 시켜서 먹었는데, 일반적으로 우리 가게에서 두 가지를 다 먹기는 조금 양이 많다. 이 손님도 먹다가 남으니 포장을 해달라고 했다. 예쁘게 덜어먹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할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영어로 말하려다가 도저히 문장이 만들어지지 않아 파파고의 도움을 받았다. 1시간 이내에 먹지 않으면 상할 수 있다고 파파고에 입력하여 보여주었더니 괜찮다고 했다. 포장한 음식을 가지고 손님은 돌아갔다.


그리고 며칠 뒤 외국인 여자 손님이 왔다. 라볶이와 김밥을 시켜서 먹었다. 그리고는 포장해 달라고 했다. 그래서 설명을 하려고 했더니 손님이 나를 보고 웃으면서 "1 hour"이라고 했다. 깜짝 놀라서 다시 한번 얼굴을 보니까 지난번에 포장해 갔던 그 손님이었다. 포장해 가서 맛있게 먹었는지, 또 해달라는 것이었다.


지난번에 괜찮았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언어의 장벽에 막혀 포기하고 말았다. 이래서 영어 공부가 하고 싶어서 조금씩 하고 있지만 느는 속도는 정말 너무 느리다. 그래도 웃으면서 또 요청하는 거라면 괜찮았을 거라고 믿는 수밖에.


그래도 다음에 이 손님이 다시 온다면 잘 기억하고 있다가 짧게 라도 포장해 가서 괜찮았는지 물어보고 싶다. 짧은 문장만 열심히 연습해서라도. 과연 다시 와줄지도 모르겠지만, 꼭 다시 만나면 물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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