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판 변천사

by BABO

아주 옛날에 김밥천국에 가면 볼 수 있었던 주황색 식탁이 우리 가게의 식탁이었다. 모든 물건이 그러하듯 오랜 시간 사용하면 때가 타기 마련이고 어느 순간 아무리 깨끗하게 닦는다고 해도 깨끗해지지 않는 순간이 온다. 정말 이상하게 가게 안에서 고기를 굽는 것도 아닌데도 식탁 위는 기름때가 생긴다. 닦아도 닦아도 끈적거리는 느낌이 남는다. 정말 기분 좋지 않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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닦아도 닦아도 안 되는 시점이 되자 대안이 필요했다. 새로운 식탁을 살까 생각도 했는데 그건 너무 번거로운 일이었다. 기존에 사용하던 식탁을 다 버려야 하는데, 그것도 일이었다. 그래서 상판만 해결할 방법을 찾다가 상 위에 무언가를 올릴 것들을 생각했다.


처음에는 상 위에 두꺼운 투명 매트를 깔았다. 닦기도 편하고 좋았는데, 시간이 지나니 투명이 누리끼리 해지고 이상하게 한쪽 면이 울퉁불퉁 울기도 해서 사용하기 어려웠다. 1~2년 정도 사용하다가 버렸다. 이건 생각보다 부피도 있어서 버리기도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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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에는 다이소에 가니 약간 폭신한 다용도 매트가 있어서 그걸 깐 뒤에 투명 시트지를 붙였다. 꽤 오랫동안 사용했다. 조금 찢어지거나 문제가 생기면 쉽게 갈 수 있었다. 비용도 적게 들고, 쓰레기도 투명 매트에 비하면 아주 적게 나오는 편이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 사람들이 있었다. 투명시트지에 구멍을 내고 찢어지게 만드는 사람들. 몇 명이 그런 거겠지만 그럴 때마다 갈아야 했는데, 빈도수가 높아지니까 이것도 피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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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대리석 느낌의 시트지를 붙이는 걸로 방법을 바꾸었다. 대리석 느낌의 시트지는 폭신하지 않으니 조금 덜 찢겼으나, 이것도 꾸역꾸역 찢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다. 동그랗게 파거나, 찢어놔서 하얀색 중간에 이상한 주황색이 보이게 만들어놨다. 이것도 몇 번의 교체를 하고 난 뒤에 다른 대안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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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실리콘레더 매트를 깔았다. 하얀 실리콘레더 매트다. 그래서 사람들이 김칫국물을 흘리면 걱정을 해주는데, 생각보다는 이염이 적다. 그리고 세제를 사용하면 다 지워지기 때문에 괜찮다. 하얀 식탁을 보면 예쁘다. 그래서 나는 아주 만족한다. 실리콘레더는 초기 비용이 너무 많이 들었다. 그래서 처음에 샀을 때 엄마와 아빠에게 엄청난 질타를 받았다. 뭐 하러 그렇게 비싸게 주고 사냐면서.


처음 샀을 때는 뭐라고 하더니만, 지금은 만족해한다.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물이랑 국물 쏟는 일이 많아졌다. 처음에는 그릇을 밀면 살짝 밀어도 밀렸는데,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서 위에 코팅이 조금씩 벗겨지다 보니 미끄럼방지 기능이 지나치게 좋아졌다. 그래서 그릇을 밀면 밀리는 게 아니라 엎어져버린다. 이 점이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사용한 어떤 방법보다 좋다.


기름때가 생긴 것 같으면 세제로 닦아주면 다시 뽀송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나는 아주 좋다. 세제로 닦는 일이 아주 조금은 귀찮긴 해도 닦아도 닦아도 끈적거리는 느낌이 드는 것보다 훨씬 좋다. 당분간은 실리콘레더 매트에서 다른 것으로 바꾸는 일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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