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전쟁

by BABO

아주 좁지는 않지만 도로처럼 넓지는 않은 일방통행 골목의 거의 끝자락에 우리 가게가 있다. 일방통행 길이기 때문에 차들이 잘못 들어서면 정신이 없어지는 그런 골목이다. 그리고 작은 우리 가게에는 너무나 당연하게도 주차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주변에 작은 가게들이 모여 있기도 하고 골목이기도 해서 주차를 할 수 있는 곳은 없다고 봐야 한다.


우리 가게 앞에 주차를 하고 밥을 먹으면 우리 가게의 입구가 차에 가려져 사람들이 들어오기 힘들어지는 상황이 생기게 된다. 거기다 운이 나쁘면 주차위반 딱지를 떼기도 한다. 그래서 가끔 전화로 주차가 가능한지 문의가 오면 어렵다고 안내를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 가게에 온 손님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옆 가게에 일을 보러 오거나 근처에 일을 보러 올 때 너무나 당당하게 우리 가게의 입구를 막는 사람들이 있다. 미리 양해를 구하지 않고 그냥 주차부터 해놓고 사라진다. 그럴 때마다 정말 화가 난다. 장사를 하는 집 입구를 막는 건 엄연한 영업방해이다.


정말 사정이 있어서 어쩔 수 없다면 미리 말이라도 하면 화가 나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정말 아무렇지 않게 주차를 해놓고 뭐가 문제냐는 식의 대응을 하는 사람을 볼 때마다 부글부글 속이 끓는다. 엄마는 조금만 참으면 뺄 거라고 놔두라는데, 나는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냥 두면 사람들은 더 자주, 더 길게 차를 주차해 놓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우리 가게의 옆 건물 주변에는 사람들이 주차를 하지 않는다. 이유는 건물주가 하도 주차민원신고를 해서 주차위반 딱지를 떼기 때문이다. 그래서 옆 건물에 일이 있어도 우리 가게 앞에 주차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때로는 나도 주차민원신고를 지속적으로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하곤 했다.


우리 가게와 같은 건물인 옆 가게는 배달 오토바이가 잠깐만이라도 서 있으면 득달같이 달려 나와 빼라고 한다. 자동차도 아닌 오토바이가 입구를 막고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러면서 본인 가게에 일을 보러 온 사람이 우리 가게 입구를 막고 주차를 하고 있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세상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 서로 조금씩 이해하고 양보하고 함께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우리 가게에만 피해를 준다면 차라리 혼자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아주 많이 삐딱해진 나에게만 배려해 달라고 하는 건 이젠 참고 싶지 않다. 엄마, 아빠는 좋게 좋게 하자고 하지만, 서로가 좋아야 좋은 거다. 아주 많이 삐딱해진 마음이 누그러들면 엄마, 아빠랑 같은 마음이 될 수 있겠지만, 그러려면 나에게 아주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앞으로도 난 누군가가 우리 가게 앞에 주차를 해 놓으면 화가 많이 날 것이다. 그래도 시간이 흘러 마음이 덜 삐딱해지면 괜찮아질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지금은 아니다. 그러니까 우리 가게 앞에 주차는 하지 말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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