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소리

by BABO

보통의 가게처럼 우리 가게에도 문을 열면 종소리가 딸랑딸랑 났었다. 종이 고장 나기 전까지는. 아주 오래전에 사다가 달아놓은 종은 다 망가져서 청량한 종소리가 아니라 문에 부딪쳐서 내는 투박한 소리만 내는 종으로 망가져버렸다.


색도 많이 바랬고, 망가져서 소리도 제대로 나지 않은 종을 그대로 달아두었다. 매일 고쳐야지, 새로 사다 달아야지라고 서로 말만 하고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 오래된 물건이 망가져서 바꾸는 일이 가끔은 서글프게 느껴진다. 종이 그랬다. 나이가 들어버려서 여기저기 망가져서 버려야 한다는 게 서글펐다. 그래서 바꿔야 하는데, 계속 미루기만 했다. 다이소에 가면 1~2,000원이면 새로운 종을 살 수 있는데, 그렇게 뻔질나게 다이소에 드나들었지만 종을 사지는 않았다.


그렇게 몇 달의 시간을 흘려보냈다. 해야지 해야지 말만 하고 아무도 하지 않으면서.


새해를 맞이하여 여러 체험활동을 하던 조카가 종을 만들었다. 복을 불러온다는 명태를 나무로 만들어서 종과 함께 달아서 만들었다.



청아한 소리가 꽤 멀리까지 들린다. 다만 엄마는 이 종소리와 배민의 주문 소리를 헷갈려 하긴 하지만 나는 아주 만족한다. 덕분에 사람이 오가는 소리가 종이 유리에 부딪쳐 나는 투박한 소리가 아니라 맑고 청아한 소리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거기다 명태가 복을 불러온다고 하니, 기분도 더 좋아진다. 무엇보다 명태의 표정이 난 너무 귀여워서 좋다. 미루고 미뤘던 숙제를 마친 기분이다. 조카도 좋아했다. 본인이 만든 종이 가게에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경기가 어렵다는 걸 실감하고 있는 지금, 문에 달려 있는 명태가 복을 많이 아주 많이 불러다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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