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사장님 8

by BABO

우리 가게의 바로 옆집에는 사무실이 있고 그 옆집에는 음식점이 있다. 음식점은 지속적으로 바뀌었다. 그중 기억에 남는 부부 사장님이 있다.


나와 또래인 듯한 부부 사장님이었다. 여자 사장님은 우리 엄마에게 이모라고 부르면서 친근하게 대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옆집에서 가게를 하기 전에 우리 가게의 손님이었다고 한다. 여자 사장님의 아빠와 함께 우리 가게로 밥을 먹으러 왔던 추억이 있다고 한다. 아빠가 돌아가신 후에 가게를 한 건지, 가게를 하는 중에 돌아가셨는지 잘은 모르지만 종종 아빠와 왔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우리 가게에서의 추억이 좋았었는지 엄마랑 가끔 그때의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남자 사장님은 아주 성실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나 심성이 고왔다. 가게는 1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2층의 하수관에 문제가 생기면 이 가게에만 물이 역류했다. 우리 가게와는 하수관이 연결되어 있지 않아 문제가 없었는데, 이 가게에만 꼭 역류를 해서 가게가 엉망이 되곤 했다. 분명히 문을 열지 않아서 가게 안이 깜깜한테 물이 밖으로 흘러넘쳐서 놀라서 연락을 해주기도 했다. 만약 나였다면 노발대발 화내고 있을 텐데, 남자 사장님은 치우면 된다면서 묵묵히 가게를 치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약간의 찡그림이 있었으나 그것이 다였다. 그리고는 괜찮다고 했다.


부부가 아주 열심히 장사를 했고, 장사도 꽤 잘 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러던 중 부부에게 아기가 찾아왔다. 열심히 노력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아기가 찾아와서 엄마와 아빠가 아주 많이 축하 인사를 전했다. 이렇게 행복하게 계속 장사를 하면 참 좋았을 텐데, 코로나가 찾아왔다.


코로나 시절은 정말 누구나 다 힘들었다. 결국 부부는 가게를 그만두었다. 남자 사장님은 배달 라이더를 시작했고, 여자 사장님은 육아와 함께 다른 일을 찾았다.


가게를 그만둔 뒤에도 여자 사장님은 가끔 아기를 데리고 가게에 놀러 왔다. 와서 김밥을 먹고 가고 아기도 우리 가게 김밥을 아주 잘 먹었다. 남자 사장님은 종종 우리 가게의 음식을 픽업하러 왔다. 올 때마다 아빠는 잘 지내는지 꼭 물었다. 그래도 장사를 할 때보다 라이더가 더 마음이 편하다고, 열심히 하면 하는 데로 벌 수 있다고 했다.


이 글을 적으면서 떠올려보니 못 만난 지 꽤 오랜 시간이 흐른 것 같다. 아기가 많이 컸을 텐데, 보고 싶다. 아기가 우리 엄마, 아빠를 보며 방긋방긋 잘 웃었었는데, 이제 컸다고 안 웃어주려나? 이 아기가 커서 초등학교 입학한다고 놀러 오면 정말 신기하고 반가울 것 같다.


어디서든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기를 바라며, 시간이 된다면 우리 가게에 놀러 와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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