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게의 한쪽 벽면에 붙어 있는 메뉴판이다. 처음 장사를 시작할 때, 생각보다 많은 외국인들이 가게를 찾았다. 엄마, 아빠는 외국인들에게 주문을 받는 것이 너무 어려웠고, 주문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 사진 메뉴다. 그래서 이렇게 가게의 음식을 만들어서 사진을 찍고, 영어 이름을 적어 메뉴판을 만들어 놓았다. 영어 이름은 콩글리쉬에 가깝다. 이유는 엄마, 아빠 그리고 외국인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종 사람들이 이 메뉴판을 보고 웃곤 한다. (이 메뉴판보다 식사류가 쓰여있는 메뉴판이 더 웃긴 건 안 비밀이다.)
이 메뉴판은 외국인뿐 아니라 한국 사람들에게도 아주 유용하게 사용된다. 자전거로 배달을 하는 라이더가 가게에 와서 "1번, 2번, 3번, 5번, 6번 주세요."라고 주문을 했다. 이렇게 여러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아주 유용한 메뉴판이다.
그런데, 이 라이더 5줄이나 주문을 하길래 당연히 누군가와 함께 먹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엄마는 김밥 포장을 하면서 무슨 김밥인지 표시를 해줄 것인지 물었더니 혼자 5줄을 다 먹을 것이라서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순간 귀를 의심했다. 솔직히 나는 우리 가게의 김밥 한 줄을 간신히 먹는다. 나에겐 너무 큰 김밥인데, 이걸 5줄을 혼자서?! 속으로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본인은 먹방 유튜버라고 소개하면서 지난번에는 7줄을 사가서 방송하면서 먹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정말 신기했다. 이 많은 김밥이 다 어디로 들어가는지 너무너무 신기했다. 김밥이 맛있다고 이야기하며 계산을 하고 갔다.
그 뒤로도 종종 김밥을 포장해 갔다. 그런데 점점 숫자가 줄었다. 2줄 정도만 포장해 갈 무렵 라이더의 몸에는 큰 변화가 나타났다. 다이어트에 성공했다고 했다. 그래서 이제는 김밥 2줄 정도만 먹는다면서.
엄마가 어떻게 그렇게 살을 빼냐고 신기하다고 하니까 먹는 걸 줄이면 된다고 했다. 그리고 운동을 많이 하면 된다고 했다. 자전거로 배달하는 것도 엄청 도움이 됐다고 했다. 엄마는 알아도 하기 힘든 거라며 대단하다고 했다. 그렇게 다이어트에 성공한 라이더는 이제 먹방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요요현상이 없어 보였다.
비록 이제 먹방 유튜버는 할 수 없게 되었지만, 그래도 건강을 찾았을 거라 생각한다. 건강하게 다이어트한 모습 그대로 잘 유지하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