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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뱅크샐러드 Jun 16. 2017

재무설계사 없이, 셀프 재무설계하기

재무설계 비용, 참 부담스럽죠?


재무설계는 플래닝(Planning)이란 의미가 포함돼 있는 단어입니다. 이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우리는 그동안 이와 유사한 과정을 알게 모르게 거쳐왔습니다. 어떤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들을 해왔으며, 그 결과에 따라 다음 스텝을 밟거나 아니면 기존 목표를 수정하거나 하는 등의 작업을 반복해 왔습니다.  

성공적 재무설계는 목표 달성에 초점을 맞춥니다. 그러나,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실패를 명확하게 선언하기도 모호합니다. 왜냐하면 목표의 수정과 기간의 연장, 방법의 전환 등을 통해 계속해서 조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재무설계에서는 목표달성이라는 결과물만큼 그 과정 또한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이라는 것이 참 지루하고 재미없습니다. 이 과정을 함께하는 재무설계사가 해 주는 이야기는 따분하고 틀에 박힌 스토리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많은 경우에 금융상품 판매를 하기 위한 목적으로 상담의 가치가 전락하기도 하구요) 

재무설계의 과정이 필요하다면, 그리고 이를 꼭 재무설계사와 함께 시작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를 스스로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DIY재무설계라고 불리는 이 방법이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것은 아닙니다. 기존 재무설계의 한계와 약점들이 지적돼왔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에 더하여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자구책을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셀프 재무설계’가 주목받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재무설계의 궁극적 가치를 실현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필요성을 ‘스스로’ 인식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DIY 재무설계의 첫 걸음


스스로 재무설계를 하려면, 우선 재무설계의 여러 영역 가운데 스스로 할 수 있는 것과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재무설계의 다양한 영역을 구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현금흐름 관리 : 소득의 산출, 지출내역 파악, 소득통장과 지출통장의 분리, 현금흐름표 작성 등 
· 지출 관리 : 소비성 지출과 비소비성 지출의 구분, 가계부 작성 등 
· 재무 비율 가이드라인 : 가계수지지표, 비상예비자금 지표, 총부채상환지표, 금융자산 비중지표 등과 자신의 재무 상황을 비교 
·투자 원칙 : 장기투자, 분산투자, 간접투자, 기대수익률 정하기 등  
· 위험 관리 : 현재 보험 상태 분석, 나에게 맞는 위험관리법 찾기 
· 노후 준비 : 노후 준비정도 체크, 내게 맞는 노후 준비방법 찾기 등 
· 부채 관리 : 현재 부채 상황 확인, 부채 상환 플랜 점검 등


얼핏 보면 많은 항목들이고 스스로 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반드시 스스로 해야만 하고 스스로 했을 때 훨씬 효과가 큰 항목들이 있습니다. 





스스로 했을 때 효과가 더 큰 항목들


스스로 금융 생활에서의 약점을 찾아보고 이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의 시작은 ‘인지’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재무상태를 정확히 평가할 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1. 현금흐름표 및 재무상태표의 작성

현금흐름표는 소득의 유입과 유출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것입니다. 먼저 유입금액인 월소득을 책정하는 것부터 중요합니다. 그리고 유출금액의 지출항목을 구분해 작성합니다.  


잉여/부족 란에 얼마의 금액이 적히는지가 주요 평가 대상입니다. 가장 좋은 것은 유입금액과 유출금액이 같은 균형지출 상태입니다. 

한편, 재무상태표는 순자산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 부동산자산, 투자자산, 기타자산에서 총 부채를 뺀 자산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2. 지출 관리 : 지출의 세부항목 작성하기


대다수 가정경제에서 문제점으로 인지하는 부분은 저축이 아니라 지출입니다. 보통은 예산을 짜고 이에 맞춰 생활하도록 권장하지만, 책정된 예산을 늘 초과하거나 지출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지출을 좀 더 세분화하여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표는 지출의 세부 항목을 구분하는 예시입니다. 너무 많은 항목으로 쪼갤 경우 관리하기 어렵고, 너무 단순하게 나눌 경우는 지출흐름의 약점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자신에게 적정한 항목 수를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3. 적정 재무비율 가이드라인에 대입 후 자가평가


2013년 한국FP학회는 한국가계의 적정 재무비율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 가이드는 말 그대로 가이드일 뿐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지만, 바람직한 기준으로 현 상태를 자가평가 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가이드는 연령대별, 소득구조(맞벌이나 외벌이), 가족구성원의 수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돼야 합니다. 그러나 이 가이드를 통해 우리 가정의 적신호 항목을 체크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세부적인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인지만으로도 충분한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가정경제의 강점과 약점을 스스로 진단해 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사실 이 외에도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더 많습니다. 그리고 더 많은 부분을 혼자 결정할 수 있습니다.  



셀프 재무설계 외 - 재무설계사를 어떻게 활용할까?


이후 자산배분 원칙, 위험관리 상태 분석, 노후설계, 부채관리 등에서 어려움이 있을 경우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듯, 재무설계의 출발은 현재 내 재무상태를 ‘인지하는 것’ 입니다. 인지한 결과물로부터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스스로의 문제점을 명확히 인식한다면, 이후 재무전문가를 활용할 때에도 보다 명확하게 상담의 방향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인지된 약점을 제거하거나 축소할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묻는 것이 상담의 효과를 높이는 방법입니다. 

재무 전문가는 특정 분야나 특정 회사에 소속돼 있지 않은 사람일수록 객관적인 정보를 줄 확률이 높습니다. 전체적인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으며, 시각이 편향되지 않으며 특정 상품을 강조하지 않을수록 재무설계의 지속가능성과 만족도를 높이는 좋은 상담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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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김영일 
10년 넘게 재무설계 현장을 통해 얻은 교훈이 있습니다. 남들과 비교하는 삶 때문에 스스로의 삶을 깎아 내리며 ‘행복’을 갈망하는 것이 얼마나 고된 일인지 말입니다. 우리는 충분히 지금도 즐겁게 일하며 소소한 행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재테크에 목말라 하고 특별한 무엇인가를 찾기 위해 뛰는 삶이 아닌 스스로 기준을 세우고 유쾌한 삶을 살아가는 그대가 특별한 겁니다. 전 이들의 삶을 지켜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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