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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뱅크샐러드 Jul 07. 2017

YOLO하다 골로갈까 걱정되는 당신을 위한 라이프플래닝

지금을 살자니 미래가 불안하고, 미래를 준비하자니 행복이 쪼그라드는 느낌


김만족, 나불안 씨 부부는 행복에 대한 가치관이 서로 달라서 종종 돈 문제로 대립이 발생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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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불안 : 지금 타는 차도 멀쩡한데 왜 돈을 들여 새 차로 바꿔 타겠다는 거야. 계속 오르는 보증금에 애들 교육비에 저축하기도 모자라는 상황인데... 

김만족 : 아니, 집에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당장 보증금이 오른 것도 아니잖아. 애들 교육비가 얼마나 들지도 불확실한데 왜 맨날 돈 걱정이야. 매일 스트레스 받으며 힘들게 일하는데, 어느 정도는 지금 행복하고 만족하며 사는 것도 필요하지 않겠어? 

누구 말이 맞느냐 틀리느냐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이게 어디 비단 부부 간의 문제이기만 할까요. 내 안에서도 늘상 벌어지고 있는 갈등이기도 하죠. 지금 행복하자니 미래가 불안하고, 미래를 준비하자니 지금 행복이 쪼그라드는 느낌이니까요. 중간 어드메쯤에서 적절한 균형을 잡고 살아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렵습니다.  

1:1 생활경제코칭을 하다 보면 갈수록 균형추는 미래보다 현재 쪽으로 기울어가는 것 같습니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미래에 대해 어떤 준비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너무 막막하기만 하니까요. 게다가 인간의 본성은 어쩌면 '조삼모사 朝三暮四'에 가까운지도 모르겠습니다. 눈 앞에 보이는 차이만 알고 결과가 같은 것을 모르는 어리석은 상황을 비유하는 말이지만, '지금 3개 나중 4개'보다 '지금 4개 나중 3개'가 일단 낫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나중은 어떻게 될지 모르니 지금 확보할 수 있는 건 일단 확보하고 누리는 것이 인간의 생존에 도움이 되는 진화의 방향이 아니었을까요. 덕분에 인간 대다수는 '나중의 거대한 보상'보다 '지금의 소소한 보상'에 쉽게 빠져드는 경향을 보입니다. 





뭔가 개운치 않은 지금을 누리라는 복음 말씀


대부분의 '행복학' 역시 '지금-현재'를 누릴 줄 아는 지혜를 이야기합니다. 사람들을 밤잠 못 자게 괴롭히는 고민들의 대부분은 아직 벌어지지도 않은 일들에 대한 '염려'라고 하죠? 이런 걱정일랑 접어두고 지금 소소한 일상 속에서 순간순간 멈춰서서 현재를 음미할 줄 알아야 행복이라고 합니다.  



우리 누구나 언제 어떻게 삶을 끝내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은, 지금 현재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사는 게 중요하단 생각을 더더욱 부추깁니다. 저 역시 진심 동의합니다. 

YOLO란 ‘인생은 한 번뿐이다’를 뜻하는 You Only Live Once의 앞 글자를 딴 용어로,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여 소비하는 태도를 말한다. 미래 또는 남을 위해 희생하지 않고 현재의 행복을 위해 소비하는 라이프스타일이다. 욜로족은 내 집 마련, 노후 준비보다 지금 당장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취미생활, 자기계발 등에 돈을 아낌없이 쓴다. 이들의 소비는 단순히 물욕을 채우는 것을 넘어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는 과정에 있다는 점에서 충동구매와 구별된다. 예컨대 모아둔 목돈으로 전셋집을 얻는 대신 세계 여행을 떠나거나 취미생활에 한 달 월급 만큼을 소비하는 것 등이 해당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욜로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548848&cid=43667&categoryId=43667


그렇지만 만성피로처럼 어깨에 눌러 앉은 ‘미래불안’은 가끔 우리에게 외면하고 싶은 질문을 던지곤 합니다.





 ‘나, 이대로 이렇게 살아도 좋을까?’


현재를 줄여 미래의 보상을 설계한다는 건 누구나 잘 알고 있는 '마쉬멜로 실험'을 떠올리게 합니다. “인내의 결실은 크고 달다.”죠.  

현재 소비 여력 그 이상의 미래 여력까지 땡겨 쓰게 하는 신용카드의 위력까지 가중된 소비생활에 일정 정도 제한을 가해서 소소하게나마 미래 여력을 확보해나가는 인위적인 노력이 필요한 순간입니다. 

그러나 우린 갈수록 이 '인내'의 결실에 이르지 못하고 현재의 소소한 성취에 대부분의 돈을 써버리기 쉽습니다. 이런 소비는 결국 행복감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피어스 스틸 캘거리대 조직행동학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인내 없이 즉각적인 욕구에 따라 어떤 행동을 하고자 하는 것은 "충동성(impulsiveness)"과 연관이 있다고 합니다. 충동성이 낮은 사람은 장기목적달성을 위해 잠시 참고 인내할 줄 압니다. 충동성이 높을수록 불안감을 느낄 때 무기력해지는 경향이 있고, 장기목적달성 같은 과제 수행에서 오는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소소한 '성취'를 원하게 된다는 거죠. 시험공부를 해야 하는데 꼭 방 청소와 책상 정리를 한다든가, 중요한 업무를 해야 하는 시간에 자꾸 SNS를 들여다보거나 영화를 보는 식입니다.  


내 집 마련이나 은퇴 설계 같은 먼 미래의 과업이 주는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달성해내려면, 오늘날 간식 먹고, 영화 보고, 여행 다니면서 소소한 에너지를 충전 받아서 힘을 내야 비로소 마주보고 실행해나갈 힘을 얻게 된다는 원리죠. 그런데 힘 받자고 정작 미래 과업에 쓰일 돈을 현재에 써버리게 되는 셈이니 이 문제를 어쩌면 좋단 말입니까.  

자신의 선택과 행동이 야기할 결과를 분명하게 보지 못하는 것을 “일시적 근시안(temporal myopia)” 상태라고 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사람들은 미래의 자신에 대한 비전은 더 추상적이고 거리를 두게 되는 경향이 있으며, 정서적 연결성과 친밀감도 덜 느낀다고 하네요. 결국 미래는 고사하고, 일시적 근시안은 현재의 높은 스트레스가 원인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먼 미래의 걱정거리보다 일단 눈앞의 일에 더 집중하게 되고, 그럴수록 현재의 소소한 보상으로서의 지출이 증가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지금 해야 할 일을 함으로써 미래에 혜택을 보게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상식이지만, 현재의 노력과 미래의 보상이 연결되지 못하면 결국 현재의 노력에 대한 현재의 보상을 추구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미래를 구체적으로 그려볼수록 성취도를 높일 수 있다


현재의 만족과 행복도 좋지만, 장기재무목표에 대한 인지가 없다면 위의 부부처럼 가까운 사람과 치명적인 소통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장기목적 달성을 위한 인내력이 부족하고 즉각적 충동에 휩쓸릴수록 우울증과 불안감이 높고 자존감 혹은 자기 신뢰도가 낮다는 연구 결과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자신의 미래를 외면하거나 먼 일로 미뤄두기보다 현재의 소비생활만큼이나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그려볼수록 ‘충동성’의 제어가 가능해진다는 얘깁니다.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보상을 구체적으로 체험하는 일, 예를 들어 살고 싶은 집의 모델 하우스에 직접 가 보거나, 가고 싶은 대학교 혹은 회사를 직접 가 보는 등 자주 그 환경을 생생하게 체험하는 식이죠. 가까운 사람과 수시로 미래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지금 당장 노트를 열어 미래에 하고자 하는 일을 적어봅니다.  


(사례) 라이프플래닝표

미래는 ‘해야만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로 나뉩니다. 각각의 해당사항에 생각나는 대로 자유롭게 써보고 옆에 필요 금액도 기입해 봅니다. 이것을 아래와 같이 나이에 맞게 배치해봅니다.




현재와 미래의 적절한 균형을 통해 삶의 불안을 줄이고 스스로 삶의 질서를 잡아나갈 수 있는 시간과 경험이 필요한 때입니다. 


[같이 보면 좋을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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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박미정 
문헌정보학을 전공했으나 사서가 될 생각은 못하고 문화기획, 벤처회사 홍보팀 등 평균 1년에 1직장을 거치며 파란만장한 직장생활을 경험했다. 불안정한 직군에서 열정을 담보로 땀흘린 결과 신용불량과 개인파산까지 겪고 시름하다 금융회사 FP로 취직, 제법 높은 실적을 올리며 모든 빚을 한번에 해결했다. 그러나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자신이 팔았던 투자성 금융상품들의 롤러코스터를 경험하며 고객들이 손해보는 것을 속수무책 지켜보며 현재의 금융경제 시스템에 회의를 느꼈다. 그렇게 돈 때문에 울고 웃어본 경험을 바탕으로 돈 관리의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취지 하에 <M밸런스노트>를 개발해 적정소비생활을 통한 심신의 안정을 전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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