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제태크에 미치는 영향
대출이나 투자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금리이다. 금리는 개인에게도 매우 중요한 개념이지만 ,개인만큼이나 금리가 중요한 집단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은행이다.
'은행'은 우리에게 매우 친숙하다. 주식이나 각종 금융상품을 다루는 증권사의 지점들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고 잘 가게 되지도 않지만, 은행은 어렸을 때부터 엄마 손 잡고 저축통장을 만들어 갈 정도로 매우 친숙하고 편안함을 느끼는 공간이다. 내게 있어 은행이라는 공간의 이미지는 아주 커다란 빌딩에 1층에 자리잡고, 여름에는 아주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기다리면서 사탕을 먹을수도 있는... 돈이 아주 많이 있으며 경찰아저씨가 있는 그런 곳이다. 이 글을 읽는 대다수의 사람들도 아마도 내가 가지고 있는 기억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은행은 우리에게 굉장히 안전하고 신뢰감이 있으며, 돈을 맡기면 이자를 얹어주는 그런 곳이다. 보통 어떤 물건을 맡기면 물건을 맡기는 사람이 보관료의 명목으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은행에서는 내 돈을 맡기는데 오히려 내가 돈을 받는다. 괜히 현금을 집에 보관했다가 도둑이라도 들거나 분실의 위험을 감수할 필요 없이 은행에 맡기면, 은행에서 내 돈을 안전하게 지켜주고 내가 맡긴 돈에다가 이자를 얹어서 나중에 돌려준다. 정말 환상적인 곳이다. 비용을 들여서라도 나의 돈을 맡아달라고 해야할 판인데 돈을 오히려 얹어주니 은행은 참 좋은 곳이다.
그렇다면 은행에서는 왜 우리들의 돈을 맡아주면서, 비용을 받기는 커녕 오히려 돈을 얹어주는 것일까?
오늘날과 유사한 모습을 띠는 근세 은행의 기원은 16세기 영국의 금 세공업자들로부터 시작되었다. 16세기에는 지금처럼 종이 화폐 같은게 없었다. '금' 자체를 가지고 물건을 사고 팔고 했다. 하지만 금덩이를 직접 들고 물물교환을 하기에는 금덩이의 크기와 무게가 너무 달라 불편했기에 금을 일정한 크기와 무게로 만들어 화폐처럼 사용하였다. 이것이 바로 금으로 만든 돈, 즉 '금화(金貨)'이다. 물론 그 금화를 만드는 사람은 금을 다룰 수 있는 기술을 가진 '금 세공업자'였다.
금세공업자는 어떤 사람들이 금을 가지고 오면 일정한 비용을 받고 그것을 금화로 만들어 주었다. 그렇게 금세공업자가 만든 금화를 가지고 사람들은 물건을 사고팔고 하였다. 하지만 상공업이 발달하여 거래가 많아지면서 금화 역시 불편이 잇따랐다. 금화도 무게와 크기의 제약으로 많은 양을 가지고 다니기에는 여전히 불편했고, 수 많은 금화를 몸에 지닐 경우 분실이나 강탈의 위험성도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금화를 금고에 보관하기 시작하였다. 금과 같은 귀금속을 보관해주는 사람들을 골드스미스(goldsmith)라고 하였는데, 골드스미스들은 대부분 금 세공업자들이었다. 귀금속을 다루는 금 세공업자들은 그것을 보관하는 금고들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금 세공업자들의 금고에 자신들의 금화를 맡기고 일종의 보관증을 받았다. 예를들면, 내가 금화 100개를 금세공업자에게 맡기면, 금세공업자는 내게서 일정한 보관료를 받고 금을 보관해주었고 금을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증명을 위해 보관증을 내게 준 것이다. 금 세공업자의 입장에서는 보관료에 따른 수익이 증가하니 금의 보관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고, 금의 주인들은 무거운 금화를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고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으니 모두가 win-win 할 수 있는 현명한 선택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금을 맡기고 금 보관증을 받는 거래는 더욱더 활발해졌고 사람들은 이제 금이 아닌 금 보관증을 가지고 물건을 사고 팔기 시작했다. 금 보관증을 가지고오면 금 세공업자들은 보관증에 기록된 만큼의 금을 언제든지 돌려주었기에 사람들은 이를 신뢰하고 보관증을 가지고 거래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상 금 보관증이 오늘날의 어음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이런 거래를 가만히 지켜보던 금 세공업자들은 3가지 중요한 사항을 깨닫게 된다.
① 보관증의 일부는 금화·귀금속에 의해 환급 청구를 받는 일이 거의 없다.
② 나머지 보관증은 환급 청구가 있다 하더라도 모두가 동시에 환급을 청구하는 일은 없다.
③ 보관증이 금화·귀금속으로 환급되더라도 동시에 다른 한편에서는 보관증의 발행과 상환으로 새로운 금화·귀금속이 보관된다.
이 3가지 사항을 좀더 간단하게 요약해보면, 어떤 사람이 100돈의 금을 자신에게 맡겨도 100돈을 모두 찾으러 오는 일은 없다는 일이다. 만에하나 100돈을 모두 상환하게 되는 일이 생기더라도, 그 100돈은 또다시 다른 사람에 의해서 다시 맡겨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즉, 보관증은 사람들 사이에서 수없이 교환되고 있지만 보관증이 가리키는 실제 금은 금 세공업자 자신의 금고에 가만히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금화가 자신의 금고에서 잠자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금 세공업자는 그 금화의 일부를 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빌려주는 일을 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모든 사람들이 자신에게 맡긴 금화를 동시에 찾으러 오는 일은 거의 없었기때문에 자신의 금고에 맡겨진 다른 사람들의 금화를 금화 소유자들 몰래 빌려주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금화를 빌려줄때는 돈을 빌려주는 일정한 댓가를 받았고 금 세공업자들은 이를 통해 부를 축적해나가기 시작했다. 오늘날로 치면 대출과 같은 행위인 셈이다.
금 세공업자의 재산이 점점 늘어나자 일부 금 소유자들이 자신들이 맡긴 금으로 금 세공업자들이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기 시작했고 금 소유자들의 불만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자 금 세공업자는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받는 댓가의 일부를 금 소유자들에게 나눠주기로 약속했다. 즉 대출이자로부터 얻는 수익의 일부를 줄테니 금을 찾지 말아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이때부터 금 소유자들은 자신들의 금을 맡기고 돈을 받기 시작했다. 오늘날로 치면 예금에 대한 이자를 받는 것과 같다.
은행은 어떻게 수익을 올리는 것일까
금 세공업자의 사업을 가만히 살펴보면, 오늘날 우리가 만나는 은행업과 매우 유사하다. 16세기 금 세공업자들은 금 소유자들로부터 금을 받아서, 그 금을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빌려준다. 돈이 필요했던 사람은 그 댓가로 대출이자를 금세공업자에게 주고, 금 세공업자는 그렇게 생긴 대출이자수익의 일부를 금 소유자들에게 나눠준다.
오늘날의 은행 역시 이런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다. 예금주로부터 예금을 받은 뒤, 그 예금을 바탕으로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대출을 해준다. 대출이자수익의 일부를 예금주에게 나눠주고 나머지는 은행의 수익이 된다.
이런 예금이자와 대출이자의 차이를 바탕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예대마진'
이라고 부른다. 예대마진을 간단하게 수식으로 표현해보면 이렇게 표현된다.
예대마진 = 대출이자 - 예금이자
예대마진은 은행의 주 수익원이므로,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는 은행에게 있어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예금이자를 지나치게 낮추면 예금주들을 타 은행에게 빼앗기게 되고, 대출이자를 지나치게 높이면 아무도 그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않을 것이다. 대출이자를 얼마로 설정하고, 예금이자를 얼마로 설정하는가가 은행에 있어서는 매우 중요한 경영판단이다.
중요한 것은 은행이 어떻게 돈을 버는가이다. 우리가 은행의 비즈니스 구조를 통해서 배워야할 것은 금리를 이용해서 수익을 창출하는 원리이다. 금리로 돈을 버는 은행은 대출이자와 예금이자의 차이를 이용해 돈을 번다. 바로 여기에 금리로 돈을 버는 핵심 원리가 담겨 있다. 우리는 은행이 아니기에 대출이자와 예금이자의 차이를 이용한 예대마진을 취할 순 없지만, 대출이자를 잘 이용하면 우리에게도 마진을 일으킬 수 있는 방법이 생긴다. 은행이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를 통해서 수익을 취한다면 '우리가 취해야할 수익 공식은 다음과 같다.
수익 = 현금 유입 - 대출이자(현금 유출)
한달에 지불해야 하는 대출이자보다 더 많은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으면, 과감히 그 대출이자를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은행이 우리들에게서 예금을 유치하고 그 예금을 바탕으로 대출을 일으켜 수익을 창출하듯이, 우리 역시도 은행으로부터 자본을 유치해서 그 자본을 바탕으로 투자를 일으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투자는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주식이냐, 부동산이냐, 펀드냐, 보험이냐 등의 문제는 그 이후의 선택의 문제에 불과하다.
저성장, 저금리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이제 단순히 예금만으로는 자본을 축적할수 없음을 인지해야 한다. 그 사실을 인정했을 때 우리는 그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다.
예금이 아니면 이제 무엇을 어떻게 할것인가?
금리를 기준으로 한 투자를 실행해야 한다. 주식 투자는 패가망신의 지름길이고 부동산은 투기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이미 은행을 비롯한 모든 경쟁력 있는 기업들은 이 공식을 가지고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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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이권복
꿈꾸는 자본가 이권복은 네이버 블로그 '돈이 그대 삶을 춤추게 하라'를 운영하고 있는 인기 블로거이자, 브런치에서 '토익공부보다 돈공부' 를 인기리에 연재 중인 작가이다.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시작한 50만원의 주식투자가 졸업할 무렵 1억원이 넘는 돈으로 변하는 걸 경험하면서 경제적 자유를 향한 투자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경영학, 정치학, 경제학, 철학, 사회학 5개의 복수전공과 3000권이 넘는 독서를 통해 돈에 대한 통찰력을 키워왔다. 지금은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를 하면서, 글을 통해 투자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경제적 자유를 누리게 될 날을 꿈꾸며 매일매일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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