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갈 고무나무
13년째 동고동락하는 중이다.
3년 전 분갈이하러 갔더니
화원에서
20만 원에 팔라고 했지만
팔지 않았다.
-어떵 영 잘 키웠수꽈?
-저는 이 나무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아요.
저리 무성한 잎을 지니고
한겨울을 나는 건
너무 버거운 일이다.
그래서 나는
하얀 진액이 뚝뚝 떨어지는
나뭇잎을 과감히 떼내버린다.
잎을 살리려 애쓰지 않아도 돼.
겨울엔 너도 좀 쉬어야지.
푹 쉬었다가
따뜻한 봄이 되면
그때 새싹을 보여주렴.
늘 고마워.